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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찬미의 한라칼럼]환경의 역습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
김도영 수습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19. 07.09. 00:00:00

최근 제주 바다에서 쓰레기로 폐사된 해양 동물의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이 수난을 일으킨 우리 인간의 품으로 쓰레기들은 먼 거리를 돌더라도 기어코 되돌아오는 중이다.

쓰레기 처리 문제는 한 지역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이제는 전 지구적 위기이자 온 인류의 중대사로 커져버리고 말았다. 특히 중국의 폐기물 수입 금지 확산에 따라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이 산더미가 되고 바다로 흘러가는 장면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면서, 늦었지만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며 일상의 불편을 감내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환경을 지키는 주체가 다름 아닌 나 자신이어야 한다는 각성이 높아지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필자도 뒤늦은 반성을 한 사람으로서 가령 차가운 음료를 마실 때는 불편한 종이 빨대를 찾으며 마음의 불편을 덜어내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왜 내 손에 들린 정작 더 큰 플라스틱 컵은 그동안 죄악시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유독 언론보도 표적이 된 특정 물품에만 예민했을 뿐, 내 주위 숱한 다른 합성 제품에는 무심하게 면죄부를 줘 왔던 것이다. 모순적이고 얄팍한 내 태도가 한심했지만 동시에 지속가능한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이 얼마나 더 집요해질 필요가 있는지 재고하게 됐다.

플라스틱 사용률 세계 1위를 차지하게 만든 우리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편리했던 일상을 앞으로 과감하게 바꿀 도리 밖에 없다. 뻔한 얘기지만, 일회용품 줄이기, 친환경 제품 사용, 철두철미한 분리수거 등을 포기하지 않는데 그 답이 있을 뿐이다. 넘쳐나는 쓰레기 처리로 난색을 표하는 정부와 지자체가 얼마 안 가 썩지 않는 폐기물 배출의 유료화라는 억제책을 쓰기 전에, 우리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시민의식을 먼저 보여야 할 것이다. 또한 10대 소년의 의지로 시작된 거대 프로젝트, 해류를 이용해 태평양 쓰레기를 청소하는 '오션클린업'처럼 산업폐기물 처리에 대한 아이디어와 지혜를 도처에서 적극 모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소비자 차원의 절약·재사용·재활용(reduce·reuse·recycle), 즉 3R 친환경 운동은 생산 주체인 기업들의 녹색경영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생산 이전 단계부터 재생 가능성이 고려되어야만 비로소 전폭적이고 실질적인 환경보호가 가능해 진다. 일부 친환경 기업이 생분해 비닐 봉투를 제작하고 친환경 소재 포장재를 이용하고 있기는 하나, 다수 기업이 시장성과 편리만을 앞세워 환경보호에 대한 책임을 경영의 주요 가치로 여기지 못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자 한계이다. 친환경은 이제 착한 기업을 표방하기 위한 추가 선택사항이 아니라 모든 기업에게 엄중히 요구되어지는 의무사항이 되었다. 그런 인식이 생산의 전 과정에 반영되도록 정부가 적극적 관리자와 감독으로 나서 기업 문화와 체질을 개선시켜야 한다.

인간의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자연의 현재 역습은 이후에 펼칠 대대적 공습에 앞서 내뱉는 마지막 신음이자 경고일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가 내릴 수 있는 답은 친환경, 아니 그보다 더 나아가 필(必)환경이란 다짐과 실천 밖에는 없다.

<고찬미 한국학중앙연구원 전문위원,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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