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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 안에 있는 시… 세계에 관심 가져야"
'섬진강 시인' 김용택, 오늘 한라 문학인의 밤 특강
한라일보 신춘문예로 문학 길 걷는 이들에게 응원도
"경계 없이 늘 새로운 세계를 그리는 나무와 같길"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20. 01.16. 18:48:21

김용택 시인이 16일 제주시 아스타호텔에서 2020한라일보 신춘문예 시상식과 함께 열린 한라 문학인의 밤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시는 머리로 지어내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 속에서 가져오는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선 끊임 없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섬진강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김용택 시인이 말했다. 16일 제주시 아스타호텔에서 2020한라일보 신춘문예 시상식과 함께 열린 한라 문학인의 밤 특강을 통해서다. '자연이 말하는 것을 받아쓰다'는 주제로 풀어낸 이야기엔 문학을 꿈꾸는 모든 이에게 보내는 조언이 담겼다.

전북 임실의 산골마을에서 태어난 시인은 섬진강을 곁에 두고 자랐다. 읽을 책도, 그럴 기회도 없던 학창 시절을 보낸 그에게 우연찮게 시작한 교사생활은 책과 만나는 계기가 됐다. "그때 읽었던 50권짜리 한국문학전집이 문학으로 이끌었다"는 그는 책을 읽으니 세상이 새롭게 보였다고 했다.

그는 "앞산 능선이, 강가 바위가, 마을 느티나무가 그렇게 아름다운지 알게 됐다"며 "책으로 세상을 다시 보는 눈을 가졌다. 세상이 새로워지니 내 마음 속에 생각이 일어났다"고 했다.

그가 생각을 적어나간 것도 그때부터다. 6~7년 간 생각을 쓰다 보니 시를 쓰게 됐고, 1982년 창비에서 발행한 21인 신작 시집으로 문단에 서게 됐다. 학교 방학이면 밤새껏 읽어낸 수많은 책에서 만난 세계가 곧 시가 됐다. 그는 "시는 세계의 모든 일에 대한 관심을 그 형식으로 형상화한 것"이라며 "역사, 건축, 영화, 철학 등 모든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시는 늘 자연 속에 있다.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어머니와 아버지, 동네 어른들의 말이 "하나도 빠뜨릴 것 없는 시"였다. 그는 그 말을 엿들어 시로 가져왔다. 그의 대표 시 '콩, 너는 죽었다'도 그렇게 쓰였다.

"가을날 어머니가 콩타작을 하는데, 콩 하나가 또르르 굴러가더니 구멍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그때 "콩 저건 죽었다"는 어머니의 말에 얼른 들어가서 시를 썼습니다. 시는 남의 이야기를 엿듣는 거라는 말이 있습니다. 시도, 소설도 마찬가지로 인간 삶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엿들어 가져오는 겁니다."

"나무를 좋아한다"는 시인은 한라일보 신춘문예로 문학의 길로 나선 이들에게 응원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나무는 정면이 없다. 바라보는 쪽이 정면"이라며 "경계가 없어 볼 때마다 다르고 모든 것을 받아들여 늘 새로운 세계를 그린다. 나무 같은 시인, 소설가, 시조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 문인들을 향해서도 "제주는 오름, 숲 등 구석구석 어디를 가도 아름답다"며 "이 아름다운 섬의 문학과 예술이 세계를 빛내는 날을, 여러분이 실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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