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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만의 새이야기
[문용표의 ‘어린이 생태교실’]먹을거리 이야기
밭의 거름이 되는 ‘건강한 똥’
입력 : 2005. 11.11. 00:00:00
 똥 누러 뒷간에 가면

 똥은 뿌지직 잘도 나온다

 자랑스런 내 똥꼬

 내가 백창우 아저씨가 만든 동요 ‘내 똥꼬’를 부를 때면 너희들은 손으로 코를 막으며 “머털도사 선생님, 왜 냄새나는 노래를 부르고 그래요. 그만 부르세요!” 하고 그랬지. 그래도 내가 계속 부르면 너희들도 이내 그 노래를 따라 불렀어. 아니, 나중에는 틈만 나면 너희들이 먼저 ‘내 똥꼬’를 흥얼거리곤 했지.

 너희들도 다 알지만 사람은 밥을 먹으면 어김없이 똥을 누게 되어 있어. 옛날 어른들은 똥과 오줌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밭에 거름으로 사용했어. 벼나 보리에겐 사람들이 싼 똥이 밥이 되었고, 사람들은 또 똥거름을 먹고 자란 쌀, 보리, 채소 따위를 맛있게 먹었지. 그래서 옛날 어른들은 “밥이 곧 똥이고 똥이 곧 밥”이라고 이야기한 거야. 어린이들의 똥은 약으로도 썼고, 제주도 사람들은 소똥, 말똥을 주워 다 말려서 구들(방)을 따뜻하게 하는 연료로 사용하기도 했어.

 내가 아는 어느 선생님이 들려준 이야기가 있어. 서울에 사는 이 선생님이 언젠가 어린이들을 데리고 시골마을로 철새를 보러 갔대. 그런데 철새를 열심히 관찰하던 한 친구가 너무 똥이 마려워 논에다 똥을 싼 거야. 이것을 본 동네 아주머니가 “왜 논에다 똥을 누냐”며 어린이에게 욕을 했어. “아주머니, 아이들 똥은 약으로도 쓰고 거름도 되는 데 너무 탓하지 마세요.” 아주머니를 달랜다고 이 선생님이 얘기하자마자 아주머니는 “서울 아이들 똥은 썩지도 않아요!” 그러는 거야. 정말 그럴까?

 우리 나라 우리 지역에서 나는 음식을 먹고, 제철에 나는 음식을 먹고, 오염이 안된 음식을 먹고, 가공 식품을 적게 먹어야만 우리 몸은 건강할 수 있어. 그런데 요즘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음식들은 어떤 것일까? 햄버거, 피자, 라면, 바나나, 과자, 초콜릿, 아이스크림... 서양 사람들이 즐겨 먹고, 먼 나라에서 들여온 음식을 더 많이 먹고 있지. 값이 비싸고 농약투성이인 제철에 나지 않은 과일을 더 좋아하고, 나쁜 재료와 화학 물질이 들어 있는 가공식품을 즐겨 먹고 있어.

 나쁜 재료나 화학 물질을 사용한 음식으로 인한 피해는 당장에는 나타나지 않을지 몰라도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는 반드시 나타날 수밖에 없어. 우리 몸을 야금야금 병들게 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땅과 바다를 조금씩 망가뜨리고 있어.

 제대로 된 음식, 올바른 식습관을 가진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고, 건강한 어린이가 건강한 똥을 눌 수 있을 거야. 너희들이 싼 똥이 땅과 바다를 오염시키는 게 아니라 옛날 어린이들의 똥처럼 잘 썩어서 좋은 거름이 될 수는 없을까?

<제주참여환경연대 생태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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