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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타결…제주는 지금]축산농가 불안감 확산
/김승철 기자 ksc@hallailbo.co.kr
입력 : 2007. 04.05. 00:00:00
가격하락 우려 송아지 입식 중단 잇따라

"한우산업 붕괴 이어지나" 한숨만 내쉬어


 쇠고기시장을 개방하는 내용의 한·미FTA가 타결되자마자 전국적으로 소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도내 축산농가들도 극도의 불안감을 표출하며 당장 송아지 입식을 중단하는 농가들이 발생하는 등 매우 혼란스런 모습이다.

 이대로 방치하면 자칫 도내 한우 사육기반이 일시에 흔들리면서 한·미FTA 중장기대책을 펴보기도 전에 피해 농가들이 속출할 우려가 커 관계당국이 초기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긴급처방에도 보다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확인 결과, 도내에서는 FTA 타결 이후 송아지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적인 우시장이 매달 15일 한차례만 운영되는 관계로 FTA 타결후 가축시장이 아직 개설되지 않는 탓도 있지만 한·미FTA 타결로 소값이 어떻게 될지 불투명해 비육용 등으로 쓸 송아지를 입식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제주시지역내 모 한우회 작목반 소속인 김모씨는 "미국 쇠고기가 본격적으로 수입되기 시작하면 국내 소값이 50% 가량 떨어질 우려가 있다는 말도 있고 해서 송아지 입식을 전면 중단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른 축산농가들도 지금과 같이 불안한 상태에서는 비육용 또는 송아지 생산용으로 쓰기 위해 송아지를 사들이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라며 "무엇보다 이같은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소값 폭락과 한우산업 붕괴로 이어지는 도미노현상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귀포시내 한 축산농가도 "지금 단계에서는 송아지 입식에 나설 생각이 없다"며 "향후 전망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도내 축협 관계자들 또한 앞으로 당분간 송아지를 중심으로 소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귀포축협의 관계자는 "FTA 타결 이후 다른 지방에서만 송아지값이 10만~30만원 가량 떨어진 것이 아니라 도내 축산농가들의 동향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며 "소규모 농가들의 동요가 특히 큰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한편 도내 송아지가격은 지난해 평균 2백47만원이던 것이 올해 들어 소폭씩이나마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 3월15일 우시장 개설시 암송아지가 2백86만원, 수송아지는 2백30만원대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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