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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기행]매실의 계절
여름 초입… 매실의 상큼한 유혹
문미숙 기자 msmoon@hallailbo.co.kr
입력 : 2008. 06.14. 00:00:00

▲이달 초 서귀포시 신례리에 위치한 자연생활공원인 '휴애리'에서 마련한 매실따기 체험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매실을 직접 따서 바구니에 옮겨담고 있다. /사진=한리일보 DB

감귤 폐원지에 대체작목으로 재배

매실차, 배탈·식중독에 효과 좋아



매실이 제철을 만났다. 웰빙바람으로 최근들어 더욱 주목받고 있는 매실은 매화나무의 열매다. 매실은 3월 초 얄궂은 꽃샘추위를 뚫고 연분홍 매화꽃을 터트린 후 채 석달이 되지 않아 수확의 결실을 안겨준다.

초여름으로 막 접어든 요즘 시장이나 유통매장에 나가보면 초록 매실이 시선을 끈다. 매실주와 매실진액을 만들려는 주부들의 손길도 덩달아 분주해진다. 매실주와 매실 진액을 담가두면 여름철은 물론 1년 내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인 매실은 비타민과 무기질, 유기산이 많이 함유돼 있다. 하지만 매실은 날로 먹기엔 신맛이 강한데다 덜 익은 푸른 매실씨에는 청산배당체라는 독성물질이 있어 날로 먹으면 치아를 상하는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따라서 매실주나 매실 진액, 매실장아찌 등과 같이 가공해서 먹어야 부담이 없다.

날씨가 더워지면 기운이 빠지고 몸이 지치기 쉬운데 매실에 들어있는 구연산은 몸속의 피로물질을 씻어내는 능력이 있어 피로회복에 좋다. 특히 매실은 살균과 해독작용이 뛰어나 소화기관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음식을 먹은 뒤 배탈이 나거나 식중독이 걸렸을 때 매실차를 마시면 치료에 효과가 있다. 매실의 신맛은 위장, 십이지장의 기능을 활발하게 해 소화를 좋게 하고 식욕을 돋워주는 역할도 한다. 일부 식당에서 식사 뒤에 매실차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매실은 삼국시대에도 널리 식용과 약용으로 쓰였다고 전해진다. 수년 전에 한 TV 드라마에서 돌림병이 든 백성들에게 매실로 약재를 만들어 먹여 낫게 하는 장면이 있은 후 매실은 '가정용 만병통치약'만큼이나 인기다.

매실은 전라남도가 주산단지이지만 제주에서도 약 28㏊에서 재배되고 있다. 매실을 재배하는 12농가로 구성된 한라산매실연구회(회장 이재광)에서는 10ha에 매화나무를 심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확을 했다. 특히 무농약으로 재배하고 있는데, 최근까지 ㎏당 5천원에 판매가 마무리됐다. 이재광 회장은 "2003년 감귤 폐원지에 매화나무를 심어 올해 본격적으로 수확이 이뤄졌고, 나무가 자라면서 수확량도 해마다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귀포시 신례리에 있는 자연생활공원인 '휴애리'에서도 매실수확이 한창이다. 이 곳엔 8년생 매화나무 1만2천그루가 심어져 있다. 인터넷과 전화로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판매도 하고 있는데, 가격은 10㎏에 5만~7만원이다. 주말엔 도민들도 매실구입을 위해 많이 찾고 있다고 한다.

우리집표 매실주 '최고'…매실청은 한여름 차로 마시면 으뜸

지난 11일 제주시 노형동 인서네 집에선 온 가족들이 함께 매실주와 매실 진액을 만들었다. 수 년 전부터 해마다 이맘때면 치르는 집안 행사다. 매실주는 아빠가 가장 눈독을 들이는 식품이고, 매실 진액은 여름철 온가족이 차로 마시는데, 요리할 때도 두루두루 쓰임새가 많다. 엄마는 요리할 때 설탕 대신 매실엑기스를 사용하고 있다.

매실 가공법을 제주농업기술센터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매실 진액=매실을 물에 씻어 물기를 없앤 후 유리병에 담고 설탕을 켜켜이 붓는데 맨 위에는 매실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설탕으로 충분히 덮어야 한다. 매실이 위에 드러나면 부패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설탕의 양은 매실과 같은 정도면 적당하고, 가끔 뒤집어주면 매실이 잘 우러난다.

약 40~50일쯤 지나면 매실이 쪼글쪼글해지는데 매실을 건져내고 덜녹은 설탕을 휘저은 후 매실 원액을 병에 담아 냉장고나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된다. 매실차는 기호에 따라 다르지만 매실진액에 약 5~6배정도의 물을 부어 차게 마시는 것이 좋다.

▲요즘 각 가정에선 제철을 만난 청매실을 이용해 매실주와 매실진액, 매실장아찌를 담그고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hmkang@hallailbo.co.kr

▶매실주=매실 1㎏을 기준으로 소주 1.8ℓ, 설탕 6백g정도면 적당하다. 깨끗이 씻어 바구니에 건져 물기를 뺀 매실을 유리병에 설탕과 켜켜로 놓은 뒤 소주를 부어 잘 밀봉해 서늘하고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에서 숙성시킨다. 보통 3개월정도면 숙성된다. 매실주는 오래 익힐수록 맛과 향이 좋아져 3~4년 숙성시켜면 제대로 된 매실주의 맛과 향기를 즐길 수 있다.

매실주는 껍질이 녹색이고 과육이 단단한 청매실로 담가야 좋다. 또 매실주의 단맛을 싫어한다면 설탕을 굳이 넣지 않아도 된다.

매실 진액을 담글 때 흔히 흑설탕을 많이 이용하는데 흑설탕은 고유의 향을 갖고 있어 매실향을 없애는 단점이 있으므로 황색의 설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매실 진액을 만들 때 건져낸 매실을 다시 용기에 넣고 매실이 잠길 정도로 술을 부어놓아도 훌륭한 매실주가 된다. 약 4달정도 지난후에 가제 등으로 걸러내면 된다.

▶매실 장아찌=씻어 물기를 뺀 매실을 6~8조각 낸 후 매실 과육과 설탕을 번갈아 돌려담고 시원한 곳에 보관한다. 약 20일 후 매실청은 매실과육이 잠길 정도만 남기고 나머지는 매실차로 이용하면 된다. 고추장, 마늘, 설탕, 생강즙, 소주를 섞어 고추장 소스를 만든 후 매실과육을 묻어둬 먹기도 한다.

▶매실 잼=청매실 1㎏에 설탕 1.4㎏, 물 3컵정도가 적당하다. 청매실을 씻은 뒤 껍질을 벗겨 씨를 뺀 뒤 얇게 썰거나 믹서에 간다. 이것을 냄비에 붓고 한 번 끓인 후 끈기가 생길 때까지 은근히 졸인다. 찬물에 한 방울 떨어뜨려서 퍼지지 않으면 적당하다.

매실을 고를 때는 표면이 윤택하고 잔털이 많으며 상처가 없는 것이 좋다. 또 매실을 이용해 가공식품을 만들 때 주의할 게 있다. 매실꼭지에 자세히 보면 가지자국이 조그맣게 붙어 있다. 이것이 아주 쓴맛을 내므로 귀찮더라도 떼내면 더욱 맛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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