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代를 잇는 사람들
[代를잇는사람들]
(22)메로식당 이승조씨 가족
"친절과 손맛이 인기 비결"
이현숙 기자 hslee@hallailbo.co.kr
입력 : 2008. 07.12. 00:00:00

▲어머니 김순화씨(왼쪽)가 손님이 주문한 메로지리를 만들고 있다. 아버지 이승조씨, 둘째딸 이안나씨, 첫째딸 이란희와 사위 김용인씨(뒷쪽)가 함께 촬영에 응했다. /사진=강경민기자 kmkang@hallailbo.co.kr

15년전 사라봉 인근에서 음식점 시작
회·초밥·구이 등 다양한 요리법 개발


화려하진 않지만 '알토란'같은 식당이 있다. 아직은 생소한 이름의 '메로'라는 심해어종 만을 다루는 식당이다보니 이름도 '메로식당'이다. 그만큼 가족들은 '메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15년전 식당운영을 처음 시작한 부부 이승조(68)·김순화씨(65)에 이어 지금은 둘째딸 이안나씨(40)와 사위 김용인씨(46)가 운영하고 있다. 만화가 출신으로 사업을 하던 사위는 실패를 겪고 지난해 가을부터 아내의 식당일을 돕고 있다.

김씨는 "2년전 집안일만 했던 아내가 식당을 맡겠다고 했을때 걱정이 많았죠. 하지만 잘 해내고 있는 아내를 보면 애틋함과 미안함이 교차하죠"라고 털어놨다. 이렇게 딸과 사위에게 식당을 넘겼지만 지금도 아버지·어머니는 식당에 나와 어머니는 주방에서, 아버지는 계산대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 큰딸 이란희씨(42)도 함께 도와주고 있으니 그야말로 '가족애로 똘똘 뭉친' 식당이다.

'메로'를 가지고 식당을 해보자는 생각을 한 것은 아버지의 제안이었다. 부산에서 10여년정도 살았던 아버지는 손맛이 좋은 어머니에게 '메로지리'를 제안했고 사라봉 인근에서 식당을 열었다. 그러다가 지금 위치로 옮긴지 13년째다.

"부산에서 먹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제주에는 메로로 음식을 만들어 파는 식당이 없다보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땐 잘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내의 '손맛'이 좋다는 것이 믿는 구석이었지."

예나 지금이나 식당에 오는 사람마다 '메로'가 어떤 고기인지, 어떻게 몸에 좋은지 묻는 사람이 많다. "묻는 사람마다 친절하게 설명해 줬어. 설명해주는 주인장이 좋아보였는지, 맛이 있었는지 왔던 사람은 적어도 한달에 2~3번은 잊지 않고 찾아와요."

'메로'는 심해어의 일종으로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로는 남극해와 남반구 남쪽 연안에 사는 빙어류로 맛과 향이 좋아 각종 요리에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은 어종인데 크기는 2kg부터 1백kg에 이르는 것까지 있다.

"메로를 가지고 못하는 음식이 없죠. 회·초밥·구이·지리·물회·튀김까지 하나씩 새로운 메뉴가 개발되고 있는데 손이 달려서 팔지 못하는 것도 많습니다." 이들 가족은 메로를 가지고 하는 요리법을 함께 의논하고 연구하는 재미에도 푹 빠져 있다.

그중에서도 메로튀김은 둘째딸이 지난해 개발한 요리다. "어머니께서 오래전부터 가끔 해주셨던 튀김이 생각났어요. 그래서 반죽과 양념으로 튀김을 만들어 손님들께 서비스로 내놓았는데 이젠 오히려 튀김을 사 갈수 없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분점을 내겠다고 찾아오는 이들도 적지 않지만 '메로'라는 어종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보니 권할 수도 없다고 털어놨다.

이들 가족들의 메로에 대한 사랑은 엄청나다. "술안주로도, 해장에도 좋죠. DHA가 풍부해 아이들에게도 더없이 좋죠. 한마디로 '건강식'이죠. 제가 둘째아이를 임신했을때 메로를 엄청나게 먹었거든요. 그래선지 둘째아이가 제일 똑똑하답니다."

가스비를 비롯한 연료비와 식재료값을 비롯해 모든 물가가 하늘높은 줄 모르고 오르다보니 이곳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가족들이 똘똘 뭉쳐 있는 이 식당의 미래는 여전히 밝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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