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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대응道 제주 -위기인가,기회인가
[연중기획/기후 대응道 제주 위기인가 기회인가](42)관광산업도 기상마케팅시대
관광·레저산업 화두도 '기후변화'… 여행지 선택에 변수
입력 : 2008. 12.10. 00:00:00

▲탄소세 등의 부과시 항공, 해운교통을 주로 하는 제주는 비용상승 등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항공이용료의 증가와 항공을 이용한 장거리 여행에 대한 기피현상이 구체화될 경우, 제주관광에 미칠 영향은 불보듯 뻔하다. /사진=한라일보 DB

기후변화 제주관광 직·간접 영향 대응전략 시급

탄소세 부과시 항공·해운교통 비용 상승 불가피



온난화 등 기후변화의 영향은 관광과 레저에도 주요 아젠다가 되고 있다. 관광산업과 여행의 목적지는 기후에 매우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제주대 서용건 교수는 "기후는 성수기, 비수기 등 관광시즌과 소비자의 목적지 선택을 결정하는 주요 인자"라고 지적한다.

기후변화가 생태계, 농업, 에너지 등 자연환경과 산업의 전반적인 지형을 바꿀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제주의 주력산업인 관광·레저분야도 영향권에 접어들면서 제주로서는 다각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미 전세계 관광 선진국들은 모객과 여행상품 기획단계에서 기후변화를 주요 타깃으로 삼아 궁리하고 있다.

우리가 미처 실감하지 못했을지라도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관광산업의 변화 징후는 이미 여러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기상이변에 따른 집중호우가 잦아지거나 겨울철 온도가 예년에 비해 따뜻해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듯이 이런 변화는 관광산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기후변화가 제주관광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가 하면 기후가 따뜻해져 관광시즌이 길어지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의 대책은 아직까지는 거의 없다.

▶기후변화에 민감한 제주관광=제주의 자연계절변화는 가장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930년대 제주겨울은 53일 정도 됐으나 1990년대 들어서는 17일에 불과했다. 이에비해 봄(1백11→1백21일)과 여름(95일→1백25일)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여름이 한달이나 길어진 것이다.

이에따라 생활기온지수도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서리일, 결빙일, 난방일 등 혹한과 관련된 지수는 감소하고 냉방일, 열대야 등 혹서와 관련된 지수는 증가하고 있다. 그 현상은 열대야 발생일수에서도 나타난다. 제주시의 30년 평균 열대야 일수는 16.4일이었지만 최근 5년새에는 평균 21.6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6년 서귀포시 열대야 일수는 34일로 전국 1위를 기록했고 제주시는 24일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서귀포시 31일, 제주시는 26일을 기록했다.

강수패턴도 달라지고 있다. 강수일수는 감소한 반면 강수강도가 증가해 그만큼 호우발생빈도가 증가했다.

기후변화 영향평가 및 적응모델 개발 합동연구조사단에 따르면 휴양 및 관람 등 순수관광 목적 방문객 비중이 58.8% 이상 점유하고 있으며 레저스포츠, 회의 및 업무, 수학여행 등 겸목적 관광비중이 급속도로 증가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방문 목적 달성이 기상상태에 따라 영향을 받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름철 해수욕장 개장시기에서도 드러난다. 제주지역은 지금까지 해수욕장 개장을 7월1일부터 8월말까지로 고수해 왔다. 올해는 개장일을 토요일에 맞추기 위해 3일 앞당겨 졌으나 개장과 폐장 전후한 시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겼다. 개화시기의 변화로 꽃축제 개최시기를 놓고도 축제당국은 매년 골머리를 앓고 있다.

4계절 휴양, 골프장의 영업일수 증가, 철새도래지의 기능 변화로 인한 철새탐조관광의 영향 등도 기후변화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비상걸린 항공업계와 제주=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를 점하고 있는 국내외 항공업계는 이산화탄소 저감대책을 놓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엔진세척, 기내 탑재품의 중량 감소 등 정비 및 운항 효율화로 인해 2007년 3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했다. 오는 2011년까지 연료효율이 약 20% 높은 B787 차세대 항공기 10대를 도입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할 예정이며, 임직원의 항공 출장시 발생한 온실가스를 없애는 기금을 모아 연구기관에 기부하는 탄소상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항공업계의 문제는 항공이 주요 교통수단인 제주로서도 매우 심각하다. 탄소세 등의 부과시 항공, 해운교통을 주로 하는 제주는 비용상승 등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항공이용료의 증가와 항공을 이용한 장거리 여행에 대한 기피현상이 구체화될 경우, 제주관광에 미칠 영향은 불보듯 뻔하다.

/기후·세계유산 기획취재팀=강시영·고대로·강경민기자

▲기후변화로 4계절 휴양, 골프장 영업일수 증가, 철새탐조관광 등 제주관광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관광산업 다각적 대응 절실

기후변화 리더십 관광에도 관심 쏟아야


기상-관광분야 협력적 전략 필요…악기상 활용 위한 역발상 대책도


기후변화시대에 제주관광에 대한 다각적인 대응방안과 필요성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향자 연구처장은 지난달 제주도의회가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제주관광'을 주제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관광측면에서도 지역발전을 위한 기후변화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섬지역 특성을 반영한 제주특별자치도만의 기후변화에 대응한 관광정책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를위해 기후환경기금 등을 조성, 관광분야의 탄소저감 정책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정부의 녹색인증제와 함께 제주가 선도적으로 탄소저감을 위해 여행상품에 대한 탄소배출라벨 제도 도입을 제시했다. 그는 이어 생태관광과 친환경 관광프로그램, 탄소저감형 시설 도입 등 관광자원 개발 방식도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후변화 영향평가 및 적응모델 개발 합동연구조사단은 관광기상지수와 이벤트기상정보를 개발 활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관광기상지수는 기상은 바꿀 수 없지만 향후 비교적 정확한 기상을 예측할 수 있고 그것이 특정 관광사업, 관광상품의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더욱 정확한 수요예측과 수입확대를 가능하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마케팅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위해 기상과 관광부문의 협력적 연구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기상청으로 하여금 제주지역의 연중 이벤트캘린더에 따라 기상정보를 개발, 수정, 보급해 이벤트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속가능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녹색관광문화에 대한 제언도 있다. 도보와 자전거 등 무동력 이동수단을 활용해 여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작가, 여행전문가, 사진작가, 만화가 등이 함께 참여해 제주올레나 지리산 둘레길과 같이 대규모 시설개발 없이도 친환경적으로 여행을 할 수 있는 코스를 개발하는 방안이다.

또 기상요소를 극복할 수 있는 관광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계절별 기상의 특성을 고려한 기상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할 것도 제안한다. 관광만족도를 가장 낮게 만드는 요인중 하나인 비를 활용한 역발상 관광전략인 비축제도다.

대부분 자연의존형이며 야외형 관광지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 제주관광을 기상과 무관하게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관광전략이 시급해지고 있다.

/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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