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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늘어나는 위기가정 어떻게…
경제난 겹쳐 너도나도 "SOS"
이정민 기자 jmlee@hallailbo.co.kr
입력 : 2009. 03.09. 00:00:00

▲서귀포시 공무원 부효심(왼쪽)씨가 최근 긴급복지지원을 신청한 김모씨를 찾아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이정민기자

산남지역 도움의 손길 눈에 띄게 증가
틈새계층 등 제도적인 지원방안 절실


10여년전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 몸이 불편한 상태로 고등학생 아들과 함께 단칸방에서 살고 있는 김모(58·서귀포시)씨. 김씨는 최근 서귀포시에 긴급복지지원을 신청, 생계비로 78만원을 지원받았다.

뇌경색이 발생하기 전에는 그래도 미장일을 하면서 아내와 함께 가족을 일구며 살아왔으나 이후 몸이 불편해지면서 아내와도 이혼하고 지금은 아들과 둘만 힘겹게 살고 있다. 물론 경제활동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김씨에게 행정에서 추진하는 긴급복지지원이 생활에 큰 보탬이 됐다. 김씨는 "우리같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제도가 있지만 제대로 몰라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무척 많을 것"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귀포지역에서 생계의 어려움 등으로 행정의 도움을 받는 위기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시는 이에 따라 어려운 이웃들의 생계를 돕기 위해 긴급복지지원, 저소득층 특별생계비 지원, 저소득층 위기가구 지원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갑작스럽게 위기상황에 처해 생계유지가 어렵거나 중병 혹은 부상을 당했을때, 휴·폐업 등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자영업자 가구 등에 지원되는 긴급복지지원은 올들어 2월말까지 18건에 1900여만원이 지원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건(120여만원)과 비교할 때 건수로는 9배, 금액으로는 무려 1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지난해 2월까지 지원된 2건의 경우 모두 의료비였으나 올해는 의료비 12건 외에도 생계비 5건과 장제비 1건이 더 늘었다. 갑작스런 위기로 인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가정이 그만큼 늘고 있다는 증거다.

또 저소득층 특별생계비 지원을 보면 지난 한햇동안 22가구에 598만원이 지원됐으나 올들어 2월말까지 벌써 38가구에 504만여원이 지급됐다. 특별생계비 지원은 부양능력이 있는 부양의무자가 있어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제외됐지만 부양받지 못해 실질적으로 생계가 곤란한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노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저소득층 위기가정지원도 지난해 16건에 1587만여원이었지만 올들어 두달동안 9건에 665만여원이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생계비 지원과 위기가정지원이 지난해 5월부터 시행돼 홍보가 부족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같은 수치는 지역의 경제상황의 심각함을 대변하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시 지역내 기초생활수급자수도 1월말 현재 3898가구 6682명으로 지난해 6월말 기준 3838가구 6598명과 비교할때 약 7개월 동안 60가구 84명이나 늘어 산남지역 서민경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음을 방증했다.

시는 이같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돕기 위해 지난달 27일 사회복지관련 공무원들이 참석하는 '위기가정 발굴 및 지원대책' 워크숍을 갖는 등 실질적인 위기가정을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이혼·주소득원 사고 사망 등으로 위기가정이나 이른바 틈새계층이 발생하고 있지만 현재의 법과 제도로는 적절한 지원이 되지 못하고 있어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앞으로 생활이 어려운 위기가정들의 지원 신청시 현지 실사 등을 거쳐 적절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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