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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살거리볼거리 향토시장](1)동문시장(하)-재래시장·동문시장(주)
유통·관광·소비 활발… 상설시장 메카로 부상
김기현 기자 ghkim@hallailbo.co.kr
입력 : 2009. 03.25. 00:00:00

▲동문재래시장은 최근 경기침체에도 불구 많은 도민과 관광객들이 찾으면서 도내 최대 재래시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hmkang@hallailbo.co.kr

상품권 발행·카드·택배 등 눈높이 마케팅 호평

도내 최초 백화점식 현대시장…시설 노후 한계



동문시장은 소비자 취향을 좇는 눈높이 마케팅으로 변신을 거듭, 재래시장으로써의 유통 관광 소비기능을 왕성하게 벌이는 손꼽히는 장터다.

또 동문시장은 도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으로써 종일 인파가 북적이고, 상품이 대량 유통되는 시장의 모습을 변함없이 보여준다. 상당수 주부들과 관광객 역시 '시장을 보러 간다'하면 동문시장을 찾을 만큼 높은 명성도 재래시장 벤치마킹 대상으로 손색이 없다

# 동문재래시장

해방후 제주시 도심지역에 형성된 전통재래시장이면서 현재 360여개 점포가 영업중인 이 시장은 생선 건어물 젓갈 채소 과일 정육 수선집 등 그야말로 '없는게 없는'장터다.

이 시장은 전국 최초 인증제도 도입으로 좋은 상품을 믿고 살 수 있도록 했고, 저렴한 가격에 소량 구매를 가능토록 한 알뜰구매, 아케이드설치 등 시설 확충, 쇼핑백과 포장용기 개발 등 여러 편리한 장보기 시책을 개발했다. 구입상품에 대한 환불제, 원산지표시 이행, 상품 수량 및 중량 속이지 않기 등 고객 신뢰구축에도 적극 나선다.

특히 동문재래시장상인회(회장 김원일)는 지난 2007년말 신축한 4층 규모의 고객지원센터를 위탁받아 월 2회 요리강좌, 주 3회 요가강좌, 각종 상인교육 등의 장소로 활용, 호평 받는가 하면 4대의 차량을 가동하는 택배사업도 톡톡이 효과를 보고 있다.

시장상인회는 또 고객센터 1층에 고객식당을 운영해 얻은 수익금으로 인건비와 각종 공과금 등을 완전 해결할 정도로 경영수완도 발휘한다. 김 회장은 "우리 시장 운영상황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온다"며 "그들의 관심은 주로 상인교육 및 택배사업, 상인회 운영형태 등인데 그만큼 재래시장 경영의 선진화를 반증하는 것 같다"고 자신했다.

동문재래시장은 이 같은 '변신'에 힘입어 '제주사랑 상품권' 판매액도 놀랍다. 지난 3년동안 상품권 매출액이 상위 수준을 기록했고, 올 1,2월동안만도 4억2000여만원의 상품권 지급액이 집계돼 다른 시장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였다.

20여년째 이 시장에서 장사해 온 한 상인은 "최근 경기침체로 어렵다하지만 시장 이용객은 그다지 줄지 않아 매출이 꾸준한 편"이라며 "고객들이 변함없이 오고 있고 단체 관광객들도 하루 300~400명씩 찾아 쉽게 볼 수 있다"고 환히 웃었다.

그러나 동문재래시장도 개선해야 할 점도 적지않다. 고객들의 접근성을 해결하기 위한 주차장 확대와 편리한 시장보기 등은 과제로 꼽힌다. 상인회측은 이에 대해 "4월부터 추가 주차장 확대 공사를 벌일 예정이고, 남수각쪽 시장입구도 보강공사를 해 시장카트기와 보행기 활용 편의 도모 및 각종 문화이벤트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문시장(주) 전경.

# 동문시장(주)

첫 현대식 시장형태를 지닌 동문시장주식회사(대표 김용욱)는 40여년 세월동안 영욕(榮辱)의 순간들을 함께 해 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962년 설립될 당시만 해도 도내 최초의 백화점식 현대시장으로 꼽혔다. 설립 당시 현대식 건물에다 포목부 미곡부 양품부 잡화부 신발부 식당부 등을 두루 갖춘 새로운 형태의 시장으로 큰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급격한 시대변화속에 수 년동안 재투자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최근에는 고객들의 발걸음이 상당히 뜸한 편이다.

매장면적 1090㎡규모의 이 시장은 전체 76개 영업점포 가운데 최근 몇 년새 1, 2층 모두 빈점포가 10여개에 달하고, 기존 점포들도 손님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한 상인은 "1층 입주상인들은 주주들로 구성되고, 2층 상인들은 임대로 들어온 경우가 대부분인데 시장형태는 주식회사라서인지 재투자해야 할 부분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영업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 오석호 전무는 "시장내 냉난방, 천장보수, 간판정비 등 공사를 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손을 못 대고 있다"고 밝혔다. 상인들은 이에 상인회를 구성, 시장운영에 대한 개선책을 모색중이다.

동문시장(주) '나미한복' 김순자씨 "한복집 하면 지금도 동문시장 명성"

"한복집 하면 예나 지금이나 동문시장이죠. 품질이나 가격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아요."

동문시장(주)내 2층 점포에서 20년째 '나미한복'을 운영해 온 김순자(57)씨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동문시장 한복의 경쟁력은 변하지 않는다"는 소신을 밝히며 이 같이 강조했다.

김씨는 이어 "지난 80~90년대 성황을 이루던 동문시장내 한복집도 최근에는 소비자 취향 변화와 경기침체로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한복·양장 맞춤집에다 수선집까지 70여개소에 이를만큼 옛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김씨는 최근 재래시장의 침체 못지않게 한복시장의 위축을 크게 우려했다. 새롭게 나온 임대 한복에다 개량 한복 등의 시대적 변화가 크게 작용한단다. "다른 시장보다 동문 한복시장이 원단 품질이나 가격, 고객 신용, 바느질 수선 등 서비스 면에서 우수한데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아쉽다. 우리 시장의 경쟁력을 널리 알릴 새로운 홍보기법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동문재래시장 '부산식육점' 정경숙씨 "최고 품질·저렴한 가격으로 승부"

"재래시장이 문제가 아니라 최고의 품질, 저렴한 가격이 문제지요. 소비자는 스스로 알아서 찾아 옵니다."

18년째 동문재래시장에서 한우소고기와 제주산 흑돼지를 판매하는 '부산식육점' 대표 정경숙(50)씨의 시장 경쟁력은 간단했다.

정씨는 "재래시장하면 북적이는 인파, 넉넉한 먹거리와 살거리가 넘쳐나는 곳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경쟁력은 품질과 가격에서 나온다"며 이같이 강조한다.

그녀는 "수 차례의 시행착오끝에 남편 변종열씨와 10여년 전부터 '사또농장'을 운영하며 한우를 사들여 일정기간 키운 후 도축하는 이용도축을 함으로써 최고 품질의 소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단골손님들의 호응이 매우 좋다"고 밝혔다.

정씨는 시장 운영과 관련 "재래시장인 만큼 주차시설이 미흡하고 냉·난방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고객들은 물론 상인들도 힘들다"며 "시장내 시설이 점진적으로 나아지지만 고객편의시설 확충이 급한 것 같다"고 나름의 생각을 전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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