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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희기자의 문화현장
[진선희기자의 문화현장]제주문화, 번역이 힘이다
진선희 기자 jin@hallailbo.co.kr
입력 : 2009. 04.28. 00:00:00
델픽·정상회의 등 잇달아
제주문화 해외 홍보 기회
번역·출판 사업에 관심을


꼭 1주일전, 제주세계델픽대회 일정이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개됐다. 그간 '문화올림픽'으로 불리는 델픽대회를 둘러싸고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 터다. 말많던 델픽대회가 이제 목적지를 향해 배를 띄웠다.

'자연과 더불어'를 주제로 한 제주세계델픽대회는 한라체육관, 신산공원, 돌문화공원, 문예회관, 제주영상미디어센터 등 제주시를 중심으로 9월 9일부터 15일까지 일주일간 벌어진다. 6개 영역 18개 종목의 예술경연과 개·폐회식을 포함 9개 분야의 축제(비경연)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목표로 세운 참가 인원만 해도 40개국 1500명이 넘는다.

델픽대회에 앞서 6월에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제주에서 열린다. 이 행사가 제주에 '유치'된 배경 중 하나는 유다른 제주문화가 한몫했다. 11개국 정상을 비롯해 3천명이 참석 예정인 이 행사에 제주섬 문화를 보여줌으로써 한국에 대한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보았다.

이를 반영하듯 정상회의 기간에는 창작오페라 '백록담' 공연, 안덕면 덕수리 제주전통민속축제, 제주올렛길 투어 등이 예정되어 있다. 더러 정상회의 관계자 참석이 불투명한 프로그램도 있지만 일단 '제주문화'라는 음식을 '잔칫상'위에 올려놓았다. 제주도에서도 최근 "다양한 문화관광 부대행사를 통해 제주 전통민속문화를 세계속에 널리 알리겠다"는 홍보 자료를 내보냈다.

유홍준 제주세계델픽대회 조직위원장이 밝혔듯, 델픽대회가 열리는 제주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빼어난 경관을 품고 있는데다 생활양식과 문화유산이 독특하다. 그럼에도 제주문화를 세계 무대에 드러내는 일에는 걸음이 더딘 편이다.

9월 델픽대회를 보자. '소통과 사회예술' 경연 부문에 돌담쌓기가 들어있는 등 몇몇 분야에 제주색을 입힐 모양이다. 대회 규정상 부문별 경연 주제를 대회 당일 발표한다고 하는데 제주와 관련된 내용이 다수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땅을 처음 밟은 이들이 느낀 인상을 담아낸 작품도 흥미롭겠지만 그렇다고 개최지 제주에 대한 정보 제공을 소홀히 할 수 없다.

최근 마무리된 제주향토문화예술중장기계획 보완 용역에서는 번역출판사업을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업'중 하나로 꼽았다. 용역팀은 제주도에서 발간한 문화예술 관련 도서를 몇몇 외국어로 번역하는 것을 제시했다. 해외출판 지원 사업, 기존 번역·통역원을 활용한 번역원 운영 등도 언급했다.

번역 사업은 제주문화 알리기의 시작일 수 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세계델픽대회때 제주문화를 집약해놓은 제대로 된 번역물만 있어도 절반은 성공이지 않을까. 한라산, 해녀, 제주어, 제주4·3, 돌문화 등 제주도가 선정한 10대 문화상징을 추려놓은 '제주문화상징'을 번역하는 일부터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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