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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살거리볼거리 향토시장](11)서귀포매일시장
깨끗하고 풍성한 매일시장… '젊은 엄마'도 북적
이정민 기자 jmlee@hallailbo.co.kr
입력 : 2009. 06.24. 00:00:00

▲서귀포매일시장은 시장 분위기 자체가 독특하다. 재래시장에서는 흔히 보이는 무질서한 모습 대신 넓다란 통행로 양 끝에 점포들이 늘어서 있어 잘 정돈되어 있는 느낌을 준다. 재래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이용객들의 연령이 다른 재래시장과 달리 상당히 젊은 편이다. /사진=이승철기자

쇼핑카트 구비… 천장 아케이드 전국서 벤치마킹
상인들 '영업라인' 엄수·신속한 배달시스템 호응


서귀포시내 가장 중심가인 중앙동에 위치한 서귀포매일시장.

지난 19일 오후에 찾은 서귀포매일시장은 활기가 넘쳤다. 이날이 서귀포오일시장이 열리는 날임에도 상당수의 고객이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재래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이용객들의 연령이 다른 재래시장과 달리 상당히 젊은 편이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도 많지만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시장에 나선 주부들과 바람도 쐴겸 장구경에 나선 젊은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특히 대형유통매장에서나 볼 수 있는 쇼핑카트를 밀고 다니는 이용객들도 있다. 쇼핑카트는 시장을 관리하고 있는 서귀포아케이드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이하 상가조합)에서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약 50대 가량 마련해 놓은 것이다.

서귀포매일시장은 시장 분위기 자체가 독특하다. 재래시장에서는 흔히 보이는 무질서한 모습 대신 넓다란 통행로 양 끝에 점포들이 늘어서 있어 잘 정돈되어 있는 느낌을 준다.

시장에 들어서면 이 넓다란 통행로와 높다랗게 올라간 둥근 천장, 그리고 통행로 양 끝과 가운데에 그려진 노란색 줄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폭이 4m가량 되어보이는 통행로 가운데 그려진 이 노란색 줄은 도내 다른 재래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지만 서귀포매일시장에서는 독특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바로 상인들의 '라인(선) 지키기'다. 노점을 포함에 약 350개 정도의 점포 상인들은 이 노란선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물건을 팔고 있다.

상가조합 사무실에서는 시장의 모든 지역을 CCTV로 지켜보며 관리하고 있다. CCTV로 실시간 지켜보다 라인을 벗어난 상인이 있으면 곧바로 시정조치 한다. 그리고 매일 아침마다 청소하고 매월 1회씩 대청소를 하며 깨끗한 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귀포매일시장의 가장 큰 장점중 하나가 천장 아케이드 시설이다. 서귀포매일시장의 아케이드시설은 전국 최초로 만들어진 것으로 지금은 전국 각지에서 이 시설을 벤치마킹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서귀포매일시장은 배달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상인들이나 소비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상가조합에서 8~9명 가량의 직원과 택배 계약을 맺어 1건당 2000원의 수수료를 받고 물건을 배달해주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아예 소비자가 시장을 방문하지 않고 집에서 인터넷으로 물건을 주문해 배달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운영될 계획이다.

매일시장 상인들이 물건만 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체적인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2007년 상인부녀회를 결성, 해마다 1000포기 가량의 김치를 직접 담가 지역내 소년소녀가장과 홀로사는 어르신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서귀포매일시장은 현재의 고객들도 소중히 생각하지만 미래의 잠재고객인 어린이들도 재래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사생대회를 열기도 하고 시장보기 체험도 진행했다. 엄마 손을 잡고 시장에 온 아이들이 어릴때부터 재래시장의 즐거움과 분위기를 머릿속에 기억해 성인이 된 뒤에도 자연스럽게 시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귀포매일시장은 재래시장임에도 불구하고 현대화를 지향하는 변화된 재래시장이다. 이용객도 하루 평균 7000명에 달한다.

옛것만을 고집하는 재래시장이 아닌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귀포매일시장 상인들은 오늘도 부지런히 변화를 꾀하고 있다.

[ 서귀포매일시장은]

전국 최초로 아케이드 시설, 서귀포 중심부 접근성 용이, 상설공연장 등 경쟁력 강화


서귀포매일시장은 서귀포시 중심권에 위치한 전국 최초의 아케이드 시설 시장이다.

서귀포시 동문로터리 서쪽 도로변에 위치한 44년의 역사를 지닌 재래시장으로 1999년부터 5년여에 걸쳐 전국 최초로 2층 높이에 전기를 이용, 자동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차양·비막이 시설이 설치됐다.

서귀포시 핵심 상권에 위치해 있고 교통이 편리해 이용객들의 접근성이 상당히 용이한 편이다.

게다가 천지연폭포와 정방폭포, 외돌개 등 유명 관광지들이 가까운 거리에 있고 주차시설도 잘 되어있는 편이어서 관광객들도 자주 이용한다.

시장내 점포의 주력상품은 농수축산물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의류와 신발류 및 가공식품류도 상당수 분포되어 있다.

올해 진입로 정비, 상설공연장 비가림 설치, 영상방송 시스템 설치 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어 이같은 사업들이 마무리되면 시장 경쟁력은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점조합 한팔용 상무이사 "깨끗한 이미지로 변신, 고객 맞이도 변화 준비"

"크고 작은 마트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며 작은 지역 상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재래시장에 있는 우리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귀포아케이드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한팔용 상무이사(사진)는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재래시장의 현실에 대해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3년 조합에 들어간 한 상무이사는 서귀포매일시장에 대해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한 이사는 "처음에 조합에 들어올 당시만해도 젊은 고객들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그동안 시설 개선사업을 통해 깨끗한 이미지를 구축했고 마트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편리함을 추구하고 있다"며 "때문에 이제는 어린아이를 데리고 쇼핑카트를 밀고다니는 젊은 엄마들이 시장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이사는 "지난 6년동안 쉬는 날이 12일 정도였다. 조합이 상인들로부터 회비를 받아 운영되는 곳인데 쉬어서 되겠느냐"며 "너무 앞장서다보니 가끔 '돌아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내가 먼저 움직여야 상인들도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이사는 끝으로 시장이 유지되고 발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상인들이) 지금의 기득권을 포기해야 미래가 보일 것이다. 나를 먼저 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고객을 맞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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