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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환상숲길'을 가다(15)]제6코스-천아수원지~천아오름~돌오름~영실~거린사슴
한라산 최대 고산습지 '환상숲길'에서 만나다
입력 : 2009. 07.30. 00:00:00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국내 최대규모의 고산습지 '숨은물 뱅듸'(사진에 노란색으로 보이는 부분)를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구상이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사진은 상공에서 바라본 '숨은물 뱅듸' 일대 전경. /사진=강경민기자

1100도로 인근 '숨은물 뱅듸' 생태관광자원화 추진

표고버섯·장뇌삼 등 한라산 임산특산품도 숲길 자원

환상숲길 탐사 거린사슴서 완성… 서귀포휴양림 연결


탐사대는 한라산 횡단 1100도로 휴게소 인근 숲길을 지나고 있다. 노로오름(1070m)과 삼형제 족은오름(1075m) 사이 삼나무 숲길을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 코스는 한라산 환상숲길 가운데 가장 고지대에 해당한다. 한라산 국립공원과 경계지역에 가까운 이 곳은 울창한 삼나무림이 특징이다. 천연림과 부조화를 이루고 있긴 하지만 숲길을 걷는데는 그만이다.

한라산 국유림내 인공조림은 지난 1963년부터 1981년에 이르는 이른바 1·2차 치산녹화 기간동안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수령이 40여년에 이르는 것이다. 국립공원을 포함한 한라산 국유림 지대 인공림은 대부분 삼나무림이다.

환상숲길이 이어지는 노로오름과 삼형제 족은오름 일대에는 국내 최대규모의 고산습지다. 속칭 '숨은물 뱅듸'다. 한라산 국립공원을 포함한 고산지대에는 많은 습지가 분포한다. 국립공원내에서 화구호가 확인된 오름은 정상에 위치한 백록담을 비롯해 물장오리, 어승생, 사라오름, 동수악 등으로, 화구호가 잘 보존된 오름들은 주로 한라산 고지대에 분포한다. 이 외에도 한라산 만세동산 일대, 선작지왓 일대, 왕관능 북동쪽 일대 등 지형적 조건에 따라 수생식물이 발달되어 있는 습지가 분포한다. 특히 1100고지 일대 습지는 비교적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나 접근성이 용이해 일반인에게 가장 알려진 습지 중 하나이다.

'숨은물 뱅듸'는 한라산 중턱 해발 1000고지 일대 삼형제오름 자락에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고산습지다. '숨은물 뱅듸'는 삼형제오름, 노로오름, 살핀오름 중앙에 위치해 있다. 검뱅듸, 오작지왓이라고도 불린다. '뱅듸'는 넓은 들판을 뜻한다. 이곳은 연중 물이 수풀속에 숨겨져 있는 고산습지다. 주변이 오름들에 둘러싸여 편안한 느낌을 주며 국립공원 외곽지역 중 겨울철 눈자원이 가장 풍부하고 장기간 보존되는 공간이다. 이러한 이유로 1997년 제주도에서는 이 일대를 동계스포츠지구 시설지구로 구상하기도 했다.

'숨은물 뱅듸'는 국내 최대규모의 고산습지로 학술적 가치가 높지만 최근 오름 탐방객 등의 증가로 식생 등 산림훼손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보호관리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라는 게 제주자치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 일대를 체계적으로 보전·관리하고 생태탐방과 연계한 관광자원화 방안을 검토하게 됐다고 밝혔다. 도는 기본구상을 통해 이 일대에 탐방로와 간이대피소, 안내판, 노로오름 산책로, 전망대 및 안내판 등 기반시설을 갖춰 나갈 계획이다.

제주자치도는 '숨은물 뱅듸' 일대 100만㎡에 대한 보전 및 생태관광자원화 계획을 수립하고 내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전액 국비로 50억원을 투입해 기반·이용시설을 구축하고 산림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습지의 보전·이용과 생태관광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숨은물 뱅듸' 구상은 국내 최대규모의 고산습지 보전·이용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1100도로 휴게소 인근 노로오름, 삼형제 족은오름을 관통하는 길은 한라산 환상숲길 중 가장 고지대를 지난다.

탐사대는 삼나무 숲 지대를 벗어나 1100고지 인근 표고버섯과 장뇌삼 재배지를 지나 돌오름으로 향했다. 근래들어 한라산에서도 출하되기 시작한 장뇌삼은 한라산의 명품 임산소득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곳에서 만난 장뇌삼 재배농가는 "한라산 숲길을 오가는 사람들을 통해 한라산의 임산작물들이 널리 홍보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서귀포시는 맑은말 한라산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돌오름 임도를 따라 숲길을 정비하는 사업이 추진중이다. 숲길 0.8㎞ 구간에 9900만원을 투입해 흙포장과 자갈깔기, 배수시설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탐사대는 어느덧 종착지인 거린사슴 일대까지 숲길조사를 진행시켰다. 거린사슴은 서귀포시 대포동 산번지에 위치해 있다. 1100도로가 이 오름 동쪽 기슭을 지난다. 동북쪽에 서귀포자연휴양림이 있다. 제주에는 한라산의 백록담을 비롯해 녹하지악, 큰사슴이, 족은사슴이 등 사슴과 관련된 이름의 오름이 많다. 거린사슴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 오름 기슭에는 간이조망대가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거린사슴은 1100도로와 서귀포자연휴양림으로 숲길을 이어준다. 지난 겨울 서귀포자연휴양림에서 출발한 한라산 환상숲길 탐사는 한라산 허리를 빙둘러 거린사슴에서 타원형의 숲길 전 구간을 완성시킨다. 그 미지의 여정은 이제 1보를 내디딘 것에 불과하다. 환상숲길 탐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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