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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한가위 앞둬 경기 돌아보니
경기침체 겹쳐 추석대목 옛말
문미숙 기자 msmoon@hallailbo.co.kr
입력 : 2009. 09.28. 00:00:00

▲한가위가 다가오면서 추석대목을 노리고 있지만 기업경기는 물론 재래시장도 대목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호전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중기 대금회수 지연·재래시장도 썰렁
소비심리 얼어붙어 값싼 선물만 찾아


한가위가 5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목 분위기는 썰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불황에 임금을 못받는 근로자가 늘고, 중소기업들도 판매대금 회수 지연 등으로 자금난을 호소하는 곳이 많아서다. 경제지표가 점차 호전 기미를 보이고 있다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서민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광주지방노동청 제주근로개선지도과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도내 체불임금은 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0%나 늘었다.

중소기업들도 추석 자금사정이 곤란하다는 반응이 많다.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지역본부가 이달 중순 도내 41개 중소제조업체의 추석 자금실태를 조사한 결과 51.2%가 자금사정이 곤란하다고 응답했다. 그 원인으로는 판매대금 회수지연(77.4%), 매출 감소(71.0%), 원자재가격 상승(48.4%)을 꼽았다. 판매대금 회수지연과 매출감소의 경우 지난해 추석때 17.9%, 16.9%에 비해 크게 높아져 심각한 투자 및 내수부진을 반영하고 있다.

재래시장과 유통업계도 매출 부진으로 속앓이를 하기는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데다 선물을 구입한다 해도 수산물과 축산물보다는 지난해보다 값이 싸진 사과·배 등의 과일 선호추세가 뚜렷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6일 오전 제주시 동문시장. 어물전 상인들은 생선 손질에 쉴 틈이 없다. 시장에서 30년 넘게 장사를 하고 있다는 70대 상인은 "경기가 어렵다고 해도 연중 최고 대목 아니냐. 며칠동안이지만 시장이 손님들로 북적이는 게 좋다"고 웃었다.

하지만 재래시장상품권 등으로 시장경기가 일부 살아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는 분위기가 뚜렷하다고 시장 상인들은 한 목소리를 냈다. 동문재래시장 고객지원센터에 접수되는 택배접수 물량도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동문재래시장상인회 김원일 회장은 "명절 2~3일 전에 제수용품을 준비하는 이들이 많아 이번주 초가 최고 대목을 맞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 추석보다 매출이 줄었다는 상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달 20일 이후 일제히 추석 선물세트 판매에 들어간 대형유통매장도 명절 재미를 보던 예년과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 과일, 건강식품세트 등을 일정갯수 이상 구입시 하나를 덤으로 주는 품목을 대폭 늘리고, 일부 품목의 경우 신용카드로 구입시 최대 30%까지 할인하는 등 고객 모시기에 안간힘이지만 매출이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26일 이마트 제주점의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 추석에 비해 품목별로 5~10%정도 줄었다.

추석경기가 가라앉았지만 청정제주 수산물의 인기는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동문시장에 위치한 이어도옥돔은 전국의 기업체와 개인고객들로부터 옥돔과 고등어 주문이 쏟아지며 쉴 틈 없이 바쁘다. 박옥선씨는 "신뢰를 바탕으로 장사하다 보니 단골고객들이 꾸준한데다 입소문을 타고 명절에도 주문이 늘고 있다"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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