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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초청 대담]민주노동당 현애자
"특별자치도는 도민들에게 잘못된 환상만 심어준 실패작"
[주최·주관 / 한라일보·KCTV제주방송·제주CBS·제주의소리]
최태경 기자 tkchoi@hallailbo.co.kr
입력 : 2010. 04.14. 00:00:00

▲현애자 민주노동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는 13일 오전 한라일보와 KCTV, 제주CBS, 제주의소리 등 제주지역 언론4사가 공동으로 주최한 제주도지사 예비후보 초청 대담에 출연, 자신의 정치철학과 비전에 대해 밝혔다. /사진=이승철기자

야권연대- 정치경험 보더라도 내가 단일후보 적임자
행정개편- 균형발전·갈등해소 위해 기초단체 부활해야
영리병원- 공공의료보험제도에 위협·카지노도 반대


▶대담일시 및 장소=4월 13일 KCTV 스튜디오(여야 가나다순)
▶사회=엄준철 제주폴리텍대학 학장
▶패널=김기현 한라일보 정치부장·여창수 KCTV 보도부장


▶사회=도지사 후보 야권연대 논의는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후보=가치와 연대를 중심으로 한 연대는 언제든지 가능하다. 야권연대라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정치 현상인데, 아직까지 우리는 이런 경험이 별로 없다보니 낯설어 하는 것 같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전국민적인 심판선거를 통해 역사와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이명박 정부 따라하기를 제주에서 가속화되는 것을 막아내야 한다.

▶패널=논의 중인 야권연대는 결국 당선 가능성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민노당 보다 민주당 후보가 유력하다는 의견이 있다.

▶후보=야권연대는 중앙에서 진행중인 5+4 합의문에 근거해 제주에서도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다. 그렇다면 후보 자신의 방침이 뚜렷하고 정당의 방침이 뚜렷한 저 현애자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후보나 국민참여당 후보도 모두 훌륭한 분들이지만 인지도나 정치경험으로 보더라도 내가 단일후보로 되기에 충분하다.

▶사회=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지 4년이 됐다. 지난 4년동안 공과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후보=제주특별자치도의 공과 과는 구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다. 현재 공이라고 주장하는 관광객 600만명 돌파나 대규모 외자유치 등도 잘 들여다보면 제주도민들의 실질적인 삶에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지난해 제주지역 20대 경제활동 인구는 2007년에 비해 7000명이 줄었고, 지역 임금근로자 중 46%가 비정규직이다. 영세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매년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고, 골프장은 40여곳으로 늘어 제주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결론적으로 특별자치도 4년은 잘못된 환상만 심어줬으며, 실패작품이다.

▶패널=현재 행정체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논의가 일고 있다.

▶후보=지난 행정구조 개편으로 제주사회에 나타난 결과는 자치권 부재와 도민주체의 정치문화가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제왕적으로 군림하는 도지사의 독선정치가 판을 치고 도민 민원이나 이익이 무차별적으로 무시되고 있다. 제주사회의 소통과 민주정치를 되살리게 하고 도민갈등 해소, 지역·산업간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기초자치단체는 부활해야 한다. 하지만 특별자치도 이전의 체제인 4개 시·군체제로의 회귀는 아니다. 한편 지난 주민투표 과정에서 큰 갈등을 겪은 만큼 형식과 방식은 도민들의 논의와 합의 과정을 통해 결정해야 할 것이다.

▶패널=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대안이 있는가.

▶후보=많은 분들이 감사위원회를 독립기구로 만들자고 한다. 물론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그 것 외에도 현재의 위상을 가지면서 공정성과 자율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감사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있어 전문가와 도민 각계 대표자들을 과반수 이상 참여케 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선출은 도민추천 방식이나 별도의 공천심사위를 둬 추천할 수도 있다.

▶사회=도지사에 당선된다면 임기중 핵심적으로 추진할 신성장동력을 제시해 달라.

▶후보=제주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은 대부분 외자 유치나 중앙정부 예산을 받아서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지역경제와 연결이 안되고 있다. 민노당은 신성장 동력산업을 추진하더라도 지역경제와 도민 생업과 연계될 수 있는 사업들을 발굴해 추진할 것이다.

대표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제주의 신성장동력 사업은 ▷해양산업을 포함한 청정 1차산업 육성 ▷1차 산업과 연계한 관광·슬로우 관광·휴양메카 산업 등 새로운 관광산업 ▷천혜적인 자연조건을 이용한 IT·BT 산업 ▷평화의 섬 이미지를 활용한 국제행사 유치 등의 회의산업 등이다.

▶패널=감귤을 포함해 농작물에 대한 현재 상황을 진단 해달라.

▶후보=지금 농민들은 희망 없는 농사를 짓고 있다. 농민들은 재수보기로 농사를 짓는다고 말할 정도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농업선진화 정책이라며 추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정책은 농민들에게 미래가 없는 정책이다. 이같은 신자유주의 농업정책은 농민들의 힘으로 밑에서부터 저항하고 맞서서 새로운 농업을 농민들이 이끌어야 한다.

▶패널=민노당이 제시하고 있는 공약을 보면 적지않은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예산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후보=제주도가 토목예산을 줄이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제주도 예산 중 도로건설 등 이른바 토목예산이 8240억원이다. 민노당의 대표적인 공약인 무상예방접종에 2억5000만원, 등록금 무이자대출 14억원, 65세 이상 보청기지원 3억원,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실시 400억원 등의 예산이 소요되는데, 이것들은 결코 큰 액수가 아니다. 친환경 무상급식 추가예산이 250억원이 들어가는데 제주도 전체 예산 2조7000억원의 0.9%에 불과하다. 거듭말하지만 토목예산을 약간만 줄인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사회=국내 영리병원과 내국인 출입 카지노, 한라산케이블카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

▶후보=모두 반대한다. 영리병원은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도입하려고 하지만, 이것은 내가 17대 국회의원 당시 보건복지위에서 온놈을 던져 반대했던 것이다. 의료수가가 5~6배씩 올라간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보고서에 나와 있고, 공공의료보험제도에도 위협을 준다. 제주도가 왜 영리병원 허용에 안간힘을 쓰는지 도대체 이해되질 않는다.

또 카지노는 강원도 정선에서 보듯이 부정적 효과가 많고, 케이블카도 지금 김태환 지사가 용역도 줘서 조사했고 여론조사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많아 덮었던 사업이다. 다시 추진할 이유가 없다.

[ 해군기지 문제 ] "어떤 군사기지도 용납 안돼…중국과 군사적 긴장감 우려"

해군기지 문제가 아직까지도 지역 최대 현안으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이번 6·2지방선거와 관련 도지사 예비후보들의 입장도 각양각색이다.

해군과 제주도 등은 이미 사업이 진척된 만큼 뒤로 미룰수 없다고 한다. 현애자 예비후보의 견해를 물었다.

현 예비후보는 "해군기지 후보지 재선정 논의는 지금 강정마을과 같은 똑같은 상처를 또 다른 마을에 주는 꼴이다. 이런 논의는 의미가 없다"면서 "제주도에 어떠한 군사기지도 용납해서는 안된다. 의미가 없다. 제주도는 평화의섬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현 예비후보는 "해군기지에 대해 도민들 중 국가안보상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고, 경제이익 때문에 해야 한다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제주가 동북아의 군사요충지인 것은 맞지만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고, 제주해군기지가 중국을 군사적으로 긴장케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현 예비후보는 "경제적 이익 관점에서 봤을 때도 중국을 자극해 과민반응하게 만들게 되면 중국시장에서의 우리나라 입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며 "도민들이 더 큰 시각으로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자연치유 메카 육성] "자연치유 메카 개념정리 우선…침술사 허용 문제 나중에 판단"

최근 제주지역 42개 시민·사회단체에서 도지사 후보들을 상대로 제주를 '자연치유'의 메카로 육성하는 내용을 공약에 반영할 것을 제안해 이슈가 됐다.

이에 대해 현애자 예비후보는 "21세기 제주의 가치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준 것 같다. 제주가 갖고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과 이를 연계한 제주관광산업 개발 등 획기적인 아이디어"라며 "하지만 국회의원으로 보건복지위에서 활동할 당시 경험으로 볼 때 취지와 내용은 공감하지만 관련 전문가나 이해 관련자들의 충분한 논의와 검토 속에서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패널은 "자연치유와 관련 침술사를 허용하자는 의견에 한의사회를 중심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며 현 예비후보의 입장을 물었다.

이에 현 예비후보는 "단순히 침술사 문제로 봐서 입장을 정리하는 것보단 먼저 제주에서 갖는 '자연치유'의 개념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며 "자연치유 메카에서의 의료행위나 허용범위 등은 그 개념에 따라 정해질 수 있을 것이며, 그 개념에 따라 침술문제도 허용될 수도 있고 아니면 전혀 필요없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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