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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 지방선거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들 간에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미 발빠른 후보들은 지지자들을 끌어 모은 뒤 출정식을 갖고 나름대로 출사의 변을 밝혔다. 선거도 하나의 흥행적 요소를 갖고 있어 요란하게 세(勢)과시 하는 것을 크게 탓 할 일은 아니다. 다만 그들이 진정으로 제주사회 발전을 위해 출마를 결심한 것인지 궁금할 뿐이다. 며칠 전 서가를 정리하다 노산 이은상(1903~1986) 선생의 한라산 등반기를 발견, 글을 읽다 눈길이 멎었다. "(한라산) 산상에 해가 저문다. 산상의 황혼은 장엄하다. 그러므로 가슴속에 일어나는 생각과 소원도 글로 적을 수가 없다. 내 눈은 더욱 더 크게 뜬다. 내 영혼의 눈, 내 사상의 눈은 올빼미눈보다도 더 크게 떠 민족과 창생을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탐색하려 한다"는 구절이 그것이다. 산은 그런 곳이다. 속세의 티끌을 씻고 영혼과 사상의 눈을 밝고 크게 만든다. 제주선인들도 일찍부터 한라산 정상에 올라 탐라의 융성과 백성들의 화평을 기원해 왔다. 백록담 한 귀퉁이에 제단을 만들고 한라산신에게 간절한 기원을 올려 왔던 것도 간절한 소망을 신에게 바치며 신의 뜻에 따라 살아가려는 결기(決氣)를 곧추세우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이번 제주지방선거에는 제주도지사를 비롯한 도교육감, 도의원, 교육위원, 비례대료 등 114명의 후보가 나섰다. 이들 중 혹 한라산 정상에 올라 제주의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며, 헌신의 의지를 다짐했던 이들도 있었을까. 더구나 자신의 입신양명이 아니라 제주지역의 발전과 도민들의 삶을 향상시킬 확고한 의지와 비전을 갖고 출마한 이는 과연 얼마나 될까. 선거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것은 식상한 느낌이 든다. 그렇더라도 지방선거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지방자치는 어느 정권의 대통령이 국민들을 어여삐 여겨 내린 하사품이 아니다. 그 역사와 의미를 이해하려면 '4·19', '5·16', '5·17', '5·18', '10·26', '12·12'와 같은 제목의 압축파일을 풀어야 한다. 이 파일에는 엄혹한 군부독재에 저항하며 자유와 민주화를 쟁취해 낸 한국사가 응축(凝縮)돼 있다. 이처럼 오랜 인고와 투쟁, 피흘림 속에 쟁취한 민주화와 지방선거의 의미와 제도를 우리는 소중하게 지켜나가야 할 책임과 사명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고산지대에 사는 이들처럼 산소의 소중함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영양섭취가 과다한 시대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이 앞선 세대의 배고픈 시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자유와 민주의 가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도 자유 선거를 갈구하는 나라와 민중이 지구촌 곳곳에 남아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들에게 선거는 꿈이며, 삶의 변화와 희망을 가져오는 신의 은총(恩寵)이라고 여길수도 있다. 그것이 이루어지는 사회를 그들은 유토피아라고 여길지도 모른다. 우리 앞에 다가오는 지방선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제주가 가야 할 방향과 미래가 어느 후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발전을 가동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발상과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진정 도민을 위해 헌신·봉사할 수 있는 참 일꾼을 뽑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요란한 언행이나 물품으로 표를 사려는 이들은 결국 제주를 배신하게 될 것임도 잊어서는 안된다. 지연과 학연, 혈연의 색안경을 벗으면 참 일꾼은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그 현명한 선택과 응징의 날은 벌써 눈 앞에 다가왔다.<논설실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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