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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규칼럼
[강문규 칼럼]'언덕 위의 도시, 제주'로 가는 길
입력 : 2010. 06.29. 00:00:00
오는 7월1일 우근민 당선인이 제36대 제주특별자치도지사로 취임한다. 곧이어 민선 5기 도정이 펼쳐 나갈 정책과 그에 관한 로드맵이 제시되고, 도본청을 비롯한 행정시장, 산하 공기업 등을 이끌 인물들도 윤곽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도민들은 팡파레 속에 출항하는 제주호(號)를 보며 자신들의 소망과 기대가 이루어지길 기원하게 될 것이다.

우 도정이 내건 케치프레이즈는 '세계가 찾는 제주, 세계로 가는 제주'다. 어딘가 항구도시와 같은 느낌을 안겨준다. 세계 여러 도시의 배들이 찾아오고, 다시 세계를 향해 출항하는 항구 말이다. 국제자유도시가 제주특별자치도의 비전이라면 '항구도시, 제주'도 그럴듯한 지향점으로 삼을만 하다.

사실 제주는 고대에서 근세에 이르기까지 동북아의 교역과 교류에 있어 중요한 지표의 섬이었다. 제주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은 제주섬을 보며 자신들의 항로를 점검했고, 간혹 폭풍우로 항해가 힘들면 제주섬에 표착하기도 했다. 지금도 제주섬은 여전히 악천후를 만난 국내·외 선박들에게 피항(避港)의 거점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세계 항구 도시의 꿈은 케치프레이즈 만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다. 이를 구현해 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로드맵, 그리고 그것을 실현해 나가려는 뜨거운 열정과 정신이 흘러 넘쳐야 한다. '뉴 프런티어'의 정신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존·F·케네디 대통령은 일찌기 신념과 용기의 중요성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그의 선조들의 꿈과 자취가 서려 있는 '메사추세추'였다. 그는 환호하는 고향의 시민들을 향해 "이제 우리는 언덕 위의 도시에 서 있으며, 만인의 눈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고 외친다. 연설은 계속 된다. "우리는 진실로 용기있는 인간들인가. 즉 적에 대항하는 용기 이외에 필요하다면 친구에 대해서도 저항할 수 있는 용기, 혹은 사리사욕에 대해서만 아니라 공중(公衆)의 부당한 압력에도 저항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인간인가?"라고 묻는다. 물음은 이어진다. "우리들은 진실로 성실한 인간들인가. 즉 자신이 믿는 원칙을 방기(放棄)하거나, 금전적 이해라든가 정치적 야욕 때문에 우리들의 신성한 임무를 방기하는 일은 없는가"라고 말이다. 우근민 당선자는 그런 확고한 신념과 용기를 갖고 있는가.

누구나 새로운 출발점에 서면 그 의미를 되새기며 각오를 다진다. 하물며 60만명에 이르는 도민의 삶을 풍요롭게 일구어야 할 도지사라면 두 어께를 짓누르는 역사적 사명과 책임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도정은 어떤 안목과 자세로 이끌어 나갈 것인가. 빌 클린턴 대통령의 취임사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 "가정이 아이들을 양육하듯이 국가를 양육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우리(미국)의 건국 조상들은 후세의 관점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보았습니다. (중략) 잠드는 아이의 눈동자를 본적이 있다면 후세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알 것입니다. 후세는 다가오는 세상이며, 이상을 품고 있는 세상이며, (우리는) 잠시 이 세상을 빌려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렇다. 한 시대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로서의 의무를 방기하지 않으면서도 과욕과 아집에 빠져서는 안된다. 치적(治績)을 남긴다고 국민들과 불통(不通)하며 4대강을 허무는 것과 같은 만용을 부려서도 안된다. 어린아이를 양육하듯이 미래를 내다보며 정성을 다해 도민을 섬기고, 제주의 자연과 생태, 역사와 문화의 뜰을 아름답고 격조높게 가꾸어야 하는 것이다. 그게 만인들이 동경하는 언덕 위의 도시, 또는 세계인들이 즐겨찾는 '항구도시, 제주'로 발돋움해 나가는 길이 아닐까.<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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