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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규칼럼
[강문규 칼럼]제주도정에도 영혼이 있는가
입력 : 2010. 08.03. 00:00:00
지난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김태환지사가 기자실을 찾고 "공무원들에게 영혼은 있는가"라는 선문답을 던지고 갔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지금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약간 비틀어 질문을 하면 어떨까. "제주도정에도 영혼이 있는가"라고 말이다. 자치단체는 하나의 법인이다. 그래서 법인격(法人格)이 있고, 영혼이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인간이 느끼는 희로애락은 물론 심지어 과거와 현실에 대한 성찰이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같은 것이 있는 가를 알고 싶은 것이다.

제주도청의 이미지는 먼저 건물 내부부터 떠오른다. 방과 방들은 일종의 방화벽인 견고한 철문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래서 외부와 차단돼 있다. 개방형직위 확대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때도 그렇다. 공직내부는 견고한 성을 쌓고 집단적으로 이에 저항한다. 이러한 현상은 때때로 도민사회와의'소통의 부재'도 불사한다.

하지만 내부에 대해서는 지극히 관대하고 개방적이다. 도정자문관제와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 제도는 정년 1년 6개월~2년을 남겨둔 2, 3, 4급 고위공무원을 산하 기관에 파견하는 일종의 파행적 제도다. 이들에게는 뚜렷한 업무도 없이 평균 7000만원~8000만원 이상의 연봉이 지급된다. 이 때문에 도지사직 인수위원회는 대표적인 혈세낭비사례로 지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비판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내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자신들의 승진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정에 영혼이 있는지 묻게 된다.

공직사회는 업무의 과다에 상관 없이 끊임없이 인력과 조직을 확대하려는 관성(慣性)이 있다고 '파킨슨의 법칙'은 경고하고 있다. 부서의 책임자는 이를 통해 자신이 실력있는 인물임을 과시하는 방도로 삼는다. 하지만 자신이 속해 있는 전체 조직의 예산 부담이나 효용성은 그리 문제 삼지 않는다. 제주도정도 그런 현상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제주도는 오는 9월을 목표로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읍·면·동 행정기능 조정에 따른 연구용역에 반영하기 위해 인력증원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그 결과 도본청 268명을 비롯해 총 652명의 증원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이 성장하면 그에 맞게 옷을 갈아 입듯이 도정도 새로운 행정의 수요에 맞게 대처해야 한다. 그러나 제주특별자치도의 사정이 그리 여유만만 한가. 얼마전 도지사직 인수위는 2009년말 현재 제주도의 지방채는 7432억원이며, 올해말에는 8295억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지방채 이자 2437억원까지 합하면 상환(償還)해야 할 부채는 1조73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올해 제주자치도의 총 예산규모 2조 7498억원의 39%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난달 12일 경기도 성남시가 지자체 최초로 채무지급유예(모라토리엄) 선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제주자치도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이유는 충분히 있다. 성남시는 소위 잘 나가는 기초자치단체에 속한다. 재정자립도가 70%가 넘고 작년 예산은 광역단체인 제주도의 올해 예산과 맞먹는 2조 2900억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방만한 재정운용으로 파탄(破綻)을 맞았다.

제주도정의 사정은 공무원들이 누구보다 잘 안다. 그렇다면 현재의 도정살림살이가 '새 집'을 만들고 많은 일꾼들을 거느릴 정도로 여유가 있는가. 오히려 느슨한 부분을 조이고 창의력과 위기감을 갖고 도민들의 복지와 발전을 위해 밤낮으로 치열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가 아닌가. 그런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유능하고 믿음직한 일꾼은 공직사회에 과연 몇 명이나 있는가.<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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