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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동아리
[2010 동아리](11)라이트하우스윈드앙상블
희망의 등댓불같은 음악 선사
화북청소년문화의집 소속 동아리로 작년 3월 창립
진선희 기자 jin@hallailbo.co.kr
입력 : 2010. 08.07. 00:00:00

▲라이트하우스는 청소년 문화활동의 희망 공간이란 의미를 담은 화북청소년문화의집의 애칭이다. 그 이름을 딴 윈드앙상블은 지난해 3월 꾸려졌다. 순전히 악기를 연주하고 싶은 아이들의 열망에서다. /사진=이승철기자

"빰빠빰빠 빰빠빰빠…." 지휘봉을 잡은 김재현 교사(인화초등학교)의 입과 손이 바빠졌다. 악기를 입에 문 아이들은 지휘자의 손놀림을 따라 악보위 음표를 세상밖으로 꺼내놓았다. 오페라 '카르멘'에 흐르는 '하바네라'에 이어 귀익은 클래식을 담아낸 '인스턴트 콘서트'가 차례로 연주됐다.

지난달 31일 제주시 화북청소년문화의집 1층. 관악 선율이 청소년문화의집을 그득 메우고 있었다. 매주 토요일은 화북청소년문화의집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동아리중 하나인 '라이트하우스윈드앙상블'이 정기 연습을 벌이는 날이다. 방학중에도 학원으로 향하는 아이들이지만 토요일은 따로 시간을 비워둔다.

라이트하우스는 청소년 문화활동의 희망 공간이란 의미를 담은 화북청소년문화의집의 애칭이다. 그 이름을 딴 윈드앙상블은 지난해 3월 꾸려졌다. 순전히 악기를 연주하고 싶은 아이들의 열망에서다.

사연은 이렇다. 2006년 제주에서 열린 세계마칭쇼밴드에 맞춰 도내에서 생겨난 학교 관악단중 한 곳이 화북초등교마칭밴드다. 화북초등교에 다니며 관악기를 배우는 즐거움에 빠져들었던 아이들중 일부는 졸업후 상실감에 빠졌다. 도내 중학교 관악단이 드문 탓에 악기를 계속 불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아쉬움을 품은 아이들이 하나둘 뜻을 모았고 화북청소년문화의집 동아리로 결실을 맺었다. 당시 화북초등교관악단을 가르쳤던 김재현 교사도 라이트하우스윈드앙상블을 지도하며 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단원은 초등학생에서 중학생까지 20명이 넘는다. 대부분 화북초등교 출신들이다. 클라리넷, 트롬본, 플루트, 색소폰, 트럼펫 등으로 편성됐는데 몇몇 악기는 빠져있다. 제 소리를 내는 데 한계가 있는 관악단 규모지만 아이들은 신이 났다. 결성 첫 해에 제주시 평생학습축제 동아리경연대회에 참가해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저력을 품었다.

트롬본을 부는 부수희(동중 3)학생은 "1주일에 한번 연습실에 오면 너무 재밌다"고 했다. 손지희(중앙여중 3) 학생은 색소폰을 연주하느라 입안이 헐기도 하지만 "악기 소리가 좋아 그 아픔도 잊는다"고 덧붙였다. 김재현 교사는 "세계마칭쇼밴드에 참가하며 고생했던 아이들이 윈드앙상블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음악을 통해 성장해가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라이트하우스윈드앙상블 아이들에게 금빛 음악은 동아리 이름처럼 때때로 지친 일상에 환한 빛을 비추는 등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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