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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규칼럼
[강문규칼럼]추석절 이게 뭡니까
입력 : 2010. 09.28. 00:00:00
추석명절을 앞두고 차례상에 올릴 생선(옥돔)을 굽는 일을 맡았다. 그런데 이틀전부터 아내가 밖에서 냉동고에서 고기를 꺼내 말리려고 부산을 떠는 것을 보며 마땅치 않았다. 생선을 포장한 비닐봉지에는 잘 건조되어 있어 바로 구우면 되는 것으로 설명돼 있지 않은가. 더구나 밖에는 고양이들이 생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을 터인데 이해가 안됐다.

다행히 생선말리기는 큰 탈 없이 지났다. 그런데 숯을 잘 피우고 참기름장을 갖춘 뒤 생선구이에 착수한 것은 좋았는데 뜻하지 않은 사단(事端)이 발생했다. 아내가 말린 생선을 찾던 중 냉동고 속에 있는, 포장된 생선(옥돔)을 꺼내 비닐을 벗기고 석쇠에 올려 굽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생선에 물기가 줄줄 퍼지면서 고기가 해체돼 도무지 구울 수가 없었다. 첫번째는 실패했지만 요령을 알았으니 잘 구울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두번째, 세번째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곁에서 사위가 고기 굽는 일을 지켜보던 장모님이 혀를 찼다. 옛 어른들은 제사·명절이 다가오면 미리 제숙을 준비해 잘 말려 보리항아리에 넣어 보관한 뒤 구워 제사나 차례상에 올렸다고 한다. 그러면서 미리 제숙을 장만하다 고기가 상하는 것은 탓하지 않았지만 제사·명절이 코앞에 다가와서야 제숙을 마련해서는 안된다고 나무랐다. 조상에 대한 정성의 중요성과 명절을 앞두고 부랴부랴 생선을 굽다 일을 그르치고 있는 사위를 깨우치려는 말씀이었다.

하지만 이럴수가 없는 것이다. 생선가게에서 잘 포장된 옥돔을 사다가 냉동고에 저장했다가 포장지에 소개된대로 굽지 않았던가. 그런데 왜 이런 황당한 일이 나타나는가. 숯불은 잘 타오르고 고기굽는 일이라면 달인은 아니더라도 거의 기술자 수준인데 우째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그 궁금증과 해답은 밖에서 돌아 온 아내의 입에서 나왔다. 일부 상인들이 생선 가격을 높여 받기 위해 잘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포장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 때 악덕상혼(惡德商魂)의 대명사로 불렸던 '물먹은 소'처럼 제주의 대표적 특산물인 옥돔에도 '물먹인(일부러 제대로 말리지 않은)' 상품들이 유통되고 있다는 말인가. 아내가 생선포장지의 설명을 무시하고 생선을 말리기 위해 이틀간 부지런을 떤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7~8년 전 경험했던 황당한 일이 되살아났다. 당시 정월 명절을 며칠 앞두고 감귤주산지인 자치단체 회의에 참석했다가 귤 한 상자를 선물 받았다. 집에 돌아와 감귤을 먹으려고 포장을 뜯고 귤을 꺼냈는데 속의 상품이 이상했다. 그래서 전부 뒤져보니 겉과 속이 다른 소위 '속밖이' 상품이었다. 처음에는 화가 치밀었는데 차츰 고개를 저으며 생각에 잠겼다. 자치단체 간부가 골탕먹이기 위해 이런 선물을 한 것이 아님은 명백하다. 그러나 이런 상품이 만약 중앙부처나 다른 지방의 자치단체 손님들에게도 선물로 나눠지고 있다면 얼마나 황당할 것인가. 그래서 해당 자치단체 간부에게 자초지종(自初至終)을 설명했다. 그러자 그가 경악했다. 자신들이 외부손님에게 감귤선물을 하기 위해 거래하는 단골 상회에서 구입한 귤이라는 것이다.

언제부터 이런 상혼이 제주사회에 횡행하고 있는가. 감귤과 옥돔은 제주의 대표적 특산품이다. 그렇다면 상인들부터 그 상품에 자존심을 걸고 품질을 지켜나가야 한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를 속이고 바가지를 씌우려 한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소비자의 버림을 받고 결국 자신들의 생계터전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상인들은 물론 소비자와 당국도 일부 상인들의 악덕상혼 추방에 나서야 할 때다.

<논 설 실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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