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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 수천년 동안 제주사람들은 그 '몹쓸 바람' 때문에 얼마나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는가. 삶 자체가 '바람과의 전쟁'이었으니 초가는 집줄로 얽어매야 했고, 돌담은 강한 바람에 무너지지 않도록 얼기설기 쌓아야 했다. 바다에서는 바람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람이 무릇 얼마였으며, 파종한 씨앗이 불리지 않도록 하는 밭밟기 노역은 오죽 했는가. 제주말에 된소리가 많이 들어가고 짧은 표현을 쓰는 것도 바람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을 정도다. 이렇듯 제주사람들에게 천형과도 같던 바람이 이제 축복으로 다가 왔다. 제주도는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지역별, 월별 풍력과 풍향 등을 조사해 지난 98년 처음으로 행원에 풍력단지를 조성했다. 이를 시작으로 현재 수산, 삼달, 한경 풍력단지가 조성돼 모두 89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전체 도내 전력 생산의 10% 정도를 풍력발전이 차지하고 있다. 구좌읍 월정리 앞바다에선 요즘 처음 보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해상풍력에 대한 실증용으로 설치하고 있는 해상풍력발전기 설치 공사다.(사진) 해상풍력발전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육상풍력보다 에너지 효율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육상의 경우 지형지물 등의 방해를 받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25%에 그치는 반면, 해상은 최고 40%에 이른다. 바람의 '질'이 좋다는 뜻이다. 유럽에서는 9개국이 서로 연결되는 2000메가와트 규모의 38개 해상풍력단지를 발틱해와 북해에 만들어놓았다. 현재 도내에서는 남부·중부·서부발전, 두산중공업 유니슨 한신에너지 남영비비안 등 8개 공·사기업들이 450메가와트 규모의 육상과 해상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신청해 놓고 있다. 제주도가 2020년까지 풍력발전으로 500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한다는 목표에 거의 육박하는 규모다. 풍력발전의 미래를 잘 알고 있는 기업들이 얼마나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세계지질공원 지정으로 유네스코 '자연환경분야 3관왕'을 달성한 제주도가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까지 도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차별적으로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다가는 자칫 환경과 관련된 세계적인 명성을 잃을 수도 있다. 거기다 오랜 세월 바람 때문에 어렵게 살아온 제주사람들에게 바람으로 얻는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순리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라도 제주도가 이 사업을 주도해야 한다. 그래야 환경을 제대로 관리하면서, 발전 수익을 도민들이 공유하도록 할 수 있다. 특히 풍력 관련 제조업과 토건업을 육성할 뿐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친환경에너지 분야의 인재도 키울 수 있다. 제주도가 이런 블루오션을 기업들에게 맡긴 채 손을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제주포럼C 공동대표·전 한겨레신문사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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