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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뜨르 비행장 격납고에 전시된 친일인사 205인과 녹슨철제관(오른쪽 사진) 으로 이루어진 설치작품인 <친일인명사전> 전체 작품 중 세번째 작품으로 흑백의 천 위에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친일인사 중 205인의 얼굴과 이름, 당시 직책 등이 기록되어 있다. 수록 인물 4776명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이 발간되었다. 드디어 우여곡절과 간난신고 끝에 친일인명사전이 세상에 나온 것이다. 2008년 4월 29일,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사전편찬위원회는 친일 인사들을 매국, 중추원, 관료, 경찰, 군, 사법, 종교, 문화 예술, 언론 출판 등 16개 분야에 걸쳐 선정했다. 분야별로 매국 인사 24명, 수작(受爵) 및 습작(襲爵) 138명, 중추원 335명, 일본 제국 의회 11명, 관료 1207명, 경찰 880명, 군 387명, 사법 228명, 친일 단체 484명, 종교 202명, 문화 예술 174명, 교육 학술 62명, 언론 출판 44명, 경제 55명, 지역 유력자 69명, 해외 910명 등 5207명(중복자 포함)이며 중복 인사를 제외하면 『친일인명사전』수록 인물은 4776명이다. 1948년 8월 대한민국 건국헌법 제101조에 의하여 국회에 반민족 행위 처벌법 기초 특별 위원회가 구성되고, 그해 9월 22일 법률 제3호로서 '반민족행위처벌법'이 제정되었다. 반민특위가 구성된 1948년 10월부터 친일반민족행위자들에 대한 예비 조사를 시작으로 의욕적인 활동을 벌였으나 친일파와 결탁한 이승만 정부의 방해, 친일세력의 특위위원 암살 음모, 친일경찰의 6·6 특경대습격사건, 김구 선생의 암살, 그리고 반민특위 법의 개정으로 1949년 10월에 해체된 지 꼭 60년 만의 일이다. 그것도 정부가 나서서 한 일이 아니라, 민간연구소에서 해낸 일이다. 2001년 12월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구성돼 본격적으로 편찬 작업에 착수한지 꼭 7년 11개월 만의 일이며, 민족문제연구소가 출범한 지 18년 9개월 만이며, 선구적인 친일파연구자인 고 임종국 선생의 『일제 침략과 친일파』(1982)가 나온 지 꼭 27년 만의 일이다. ![]() 정부는 무엇을 했을까? 국회는 무엇을 했기에 OECD국가의 일원인 대한민국에서 나랏돈이 없어서 친일청산의 첫걸음인 친일인명사전 하나 못 만들고 민간에서 만들 수밖에 없었을까? 사실 정부예산이 지원될 뻔 했었다. 하지만 2003년 12월 16대 국회예결위(위원장 박종근) 에서 예산 5억원 전액을 삭감당하면서 우리나라는 역시 친일파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쥐고 흔드는 나라임을 만천하에 알린, 국제적으로 망신살을 드러낸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국민들이 나섰다. 하루 3만 명에 가까운 자발적 네티즌들의 참여와 오마이뉴스와 민족문제연구소가 함께 펼친 친일인명사전 발간성금 모금 캠페인을 시작 11일 만인 19일 목표액 5억 원을 달성했다. 최종적으로는 7억원의 국민성금이 쌓였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일은 2004년 1월 15일,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민족문제연구소와 오마이뉴스에 공문을 보내, 이 모금 운동이 '기부금품모집규제법'에 저촉된다며 모금 운동 중단을 요구하다 4시간 만에 철회한 해프닝이었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 나라는 국민이 나라 걱정했다. 동학과 의병항쟁이 그러했고, 일제하 독립운동 역시 그러했다. 2005년 8월 29일,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사전편찬위원회는 1차로 『친일인명사전』에 실릴 인물 3,090명을 발표했다. 그 해 보수 시민단체 등이 친일인명사전 편찬을 이적 행위로 적시하고 비판적인 기자회견, 시위 등을 벌이자 민족문제연구소는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서울중앙지법)은 친일인명사전의 편찬을 이적 행위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 후에도 친일인사들의 후손들은 사전 발행 및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모두 기각됐다. 특히 압권은 2009년 10월 26일, 박정희 등재 금지 가처분 신청 역시 기각되었다. 세계는 여전히 국민국가시대다. 즉 국가를 단위로 한 공동체가 역사와 문화적 전통을 옹호하고 전승하는 시스템이라는 말이다. 특히 외세에 의한 식민지 경험은 민족이나 국가 단위에서 볼 때 가장 큰 공동체의 이익에 반하는 반역적인 것이다. 그럼에도 이 나라가 친일청산문제에서 이처럼 부끄러운 모습을 보인다면, 우리는 다음 세대의 후손들에게 무엇을 옹호하고 전승하라 할 것인가? 친일인명사전은 단지 친일전력자들의 족적을 기록한 책일 뿐이다. 그럼에도 발간 당시 벌어졌던 이 난장은 아직도 우리가 정상으로 가기에는 먼 나라임을 일깨워 준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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