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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동아리
[2010 동아리](19)제주여중 줄넘기반
"줄넘기로 키가 한뼘 자랐어요"
진선희 기자 jin@hallailbo.co.kr
입력 : 2010. 11.27. 00:00:00

▲제주여중 줄넘기반은 학교스포츠클럽의 하나로 1~2학년 40여명으로 꾸려졌다. 음악줄넘기 공연을 맡고 있는 2학년 학생들이 줄넘기를 하며 푸르른 하늘을 향해 경쾌하게 뛰어오르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1~2학년 40여명으로 꾸려져
각종 문화축제에 단골 참가
변화무쌍 동작에 마냥 신나

"키가 1㎝ 자랐어요. 정말이에요." 장서영 학생(2학년)의 말이 끝나자마자 다른 아이들도 거들었다. "나도 키가 컸는데…." 한데 모여있던 여자 아이들이 이내 까르르 웃었다.

제주여중엔 학교스포츠클럽의 하나로 줄넘기반이 꾸려졌다. 1~2학년을 중심으로 4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중 2학년 학생들은 흔히 하는 줄넘기만이 아니라 특별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음악줄넘기다.

줄넘기의 역사는 오래다. 전래동요와 함께 아이들의 집단 놀이로 여겨졌다. 노래에 맞춰 가위바위보를 하거나 여러 장소를 돌면서 다종다양하게 진행되었다. 아이들은 체력을 높이기 위해 줄넘기를 하기 보다 고무줄 하듯 줄넘기를 하며 놀았다.

근래엔 그 풍경이 바뀌었다. 몸을 튼튼히 하고 살을 뺄 목적으로 줄넘기를 하는 이들이 많다. 학교 체육에서도 줄넘기는 빠지지 않는 운동이다. 체육 수업 전후 운동으로 폭넓게 다뤄진다. '줄넘기는 완벽한 운동'이라는 미국 줄넘기 연구가의 말이 있듯, 줄넘기는 심장에 부담을 적게 주면서도 매우 효과적인 운동으로 평가받는다.

기존 줄넘기 운동은 대부분 양발을 모아 뛴다. 변화가 적고 단조롭다. 이같은 줄넘기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했던 게 음악줄넘기다. 걷기와 함께 자연스러운 유산소 전신운동으로 알려져있다.

제주여중 강성보 교사는 2008년 줄넘기에 흥미를 가진 아이들을 모아 음악줄넘기를 본격적으로 보급하기 시작했다. 강 교사는 "줄넘기는 대개 2~3분 정도 운동하면 몸이 지치고 지루함을 느끼지만 음악줄넘기는 그보다 훨씬 더 오래뛸 수 있다"고 말했다. 음악에 맞춰 숨고르기 동작을 하면서 줄넘기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음악을 들으며 줄넘기를 할 경우 힘이 덜 드는 한편 30%이상 운동 효과가 높아진다고 말한다.

그동안 학교 예술제, 청소년문화존 축제 무대에서 공연을 벌여온 제주여중 줄넘기반은 지난 10월 제주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 주관으로 열린 청소년 음악줄넘기 경연대회에 참가했다. 초·중학교 14팀이 경연을 벌였는데 제주여중은 유일한 중학교 참가팀이었다. 2학년 학생 8명으로 구성된 제주여중 음악줄넘기팀은 초등 고학년과 중학교 참가팀이 속한 그룹에서 1등을 수상했다.

조은비 학생(2학년)은 "줄넘기를 하면서 하루하루가 즐거워졌다"고 말했다. 강성보 교사는 "체력이 좋아지는 것만이 아니라 평소 소극적인 학생들이 활동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게된다"고 밝혔다.

아이들은 배경음악을 직접 고르고, 짬을 내 연습에 참가하며 학교 안팎에서 음악줄넘기를 알리고 있다. '노는' 학생동아리가 별스러워 보이는 이즈음의 교육 현장에서 줄넘기반은 마음의 긴장을 풀고 하늘을 향해 폴짝폴짝 뛰어오르고 춤추며 건강까지 챙긴다. 고입준비에 매달려야 하는 3학년이 되면 활동을 접어야 할 지 모르지만 지금은 신나는 음악이 함께하는 줄넘기를 할 수 있어서 마냥 좋다는 아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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