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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문화유산을 찾아서
[해양문화유산을 찾아서-24](6)어떻게 활용할 것인가-⑥일본 시모노세키
바다풍경 고유색 담은 관광상품 개발에 노력
진선희 기자 jin@hallailbo.co.kr
입력 : 2010. 11.29. 00:00:00

▲시모노세키에 거주했던 요절시인의 삶을 테마로 시인의 출생지를 오가며 운행중인 바다열차가 출발지인 시모노세키에서 승객을 내려놓은 채 멈춰서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지역의 국립수산대와 연계해 시립수족관 해양자원 연구·홍보 활동
市의 생선 복어 활용한 가공품· 문학과 만난 바다열차 투어 등 실시

시모노세키(下關)에 있는 국립수산대학교 학생들이 수족관에 나와있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어느 생선이 어느 지역에 주로 분포하고, 어떤 먹이를 먹고 사는지 바닷고기 모형을 낚으며 체험하는 공개 강좌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복어, 돌돔, 날치…. 식탁에 곧잘 올라오는 생선의 이름을 제대로 모르는 아이들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바닷고기를 낚아올렸다.

▶5가지 대표 수산물도 도시 브랜드

지난 9월 시모노세키에 있는 시립수족관인 '가이쿄칸'. 월요일 오전 시간이었지만 관람객들이 쉴 새 없이 밀려들었다. 아이들만이 아니라 성인들끼리 짝을 이뤄 수족관에 발을 디딘 이들이 많았다. 지난 3월 새롭게 문을 연 세계최대규모의 펭귄마을 등에 발길을 멈춰선 관람객들은 복어, 돌고래, 물개 등 갖가지 어류를 만나며 바닷속 세상으로 빠져들었다.

▲시립수족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터널형 수족관을 유영하는 바닷생물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후쿠오카 도심에서 2시간여 차로 달려 도착한 일본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 일본 혼슈(本州)의 서쪽 끝, 대륙을 향한 전진기지였던 곳으로 인구 30만명이 살고 있다. 시모노세키시에서 제공한 관광안내 책자엔 이곳을 '수산도시'로 소개해놓았다. 바다와 떼어놓기 어려운 먹을거리와 볼거리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모노세키엔 도시를 상징하는 생선이 있다. 바로 복어다. 일본에서 복어 생산량이 가장 많다. 갖가지 요리와 복어가공품을 특산품으로 판매하고 있고, 2월엔 복어축제가 열린다. 근래엔 복어, 성게, 고래고기, 아귀, 오징어 등 시모노세키가 자랑하는 다섯가지 먹을거리중 다른 지역에서 선점하던 오징어를 도시의 브랜드로 만들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어린이 자료실·기획전 운영 활발

문학과 손잡은 바다 투어 상품도 만들었다. 시모노세키와 센자키를 연결하는 바다열차다. 센자키 출신으로 시모노세키에서 생의 후반을 보낸 요절 시인 가네코 미스즈를 기념하기 위해 운행되고 있다. 일본 철도 JR과 협약해 2007년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하루에 두번 왕복하는 데 해안을 따라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해안선을 따라가는 열차 안에서 연극, 미니콘서트도 벌어진다.

시모노세키시와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 사이의 해협을 일컫는 간몬해협에서는 매년 8월 불꽃축제가 벌어진다. 시모노세키항과 모지항에서 동시에 6500발씩 총 1만3000발을 쏘아올린다. 바다가 있어서 한층 이색적인 불꽃축제다.

▲시립수족관 체험강좌에 참여한 어린이들.

물의 흐름이 하루에 네번 바뀐다는 수족관 앞 간몬해협의 바닷속을 볼 수 있도록 독특하게 설계된 고래 형상의 시립수족관은 수산도시 시모노세키를 대표하는 공간중 하나다. 이곳에서는 도쿄에 이어 단 두곳뿐인 시모노세키 국립수산대와 연계해 인력 교류, 연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시설 투자만이 아니라 어린이를 위한 자료실을 갖추고 기획전을 여는 등 일본 안팎의 해양자원을 눈높이에 맞춰 소개하려는 작업도 끊이지 않는다.

시모노세키시 경제관광부 관광진흥과 유치계장인 가시타니 요이치씨는 "시모노세키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해양 자원을 활용한 가공품과 볼거리를 개발해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면 인구 감소에 못지 않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면서 "도시를 찾는 사람들이 시모노세키만의 바다 풍경을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모노세키=진선희기자

"해양관광벨트 가시적 성과 기대"

시모노세키관광컨벤션협회 곤도 요헤이 전무이사


시모노세키관광컨벤션협회와 제주도관광협회의 인연은 오래다. 두 단체는 1984년 결연해 일찍이 두 지역 민간 교류의 길을 닦았다.

지난 3월에는 제주도관광협회, 부산시관광협회, 시모노세키관광컨벤션협회가 제주에서 만났다. 이들은 바다를 끼고 있는 세 곳을 연결하는 3각 관광벨트 조성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친선 교류에서 경제 교류로 확대해 나가자는 취지였다. 80년대 자매결연 이후 10년간 교류가 활발했지만 최근 몇년동안 별다른 만남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지난 3월 결연은 좀 더 넓은 안목에서 교류 방법을 찾아보자는 뜻에서 이루어졌다."

곤도 요헤이 시모노세키관광컨벤션협회 전무이사는 관광벨트 조성 배경을 그렇게 말했다. 당시 제주도관광협회 등은 협약에 따라 국제 크루즈와 해양체험관광상품 개발에 나서 공동마케팅을 벌이기로 했다. 또한 상호 방문하며 관광전에 참가하고 관광진흥에 관한 정보 교환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세 지역이 바다를 공통분모로 관광객 유치에 나서며 주변의 기대를 모았지만 그동안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곤도 사무국장도 그 점이 아쉽다고 했다. 그는 "본격적인 관광벨트 조성에 앞서 시민교류부터 활발하게 진행되어야 할 것 같다"면서 "내년 3월 부산에서 두 지역 협회 관계자들이 만나는 회의가 열리는 만큼 좀 더 진전된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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