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제주의 질병 50선](4)요추관 협착증
나이들어 허리 굽히는게 편하면 협착증 의심해야
입력 : 2011. 01.20. 00:00:00

▲요추관 협착증 환자들은 걷거나 서 있을 때 엉덩이의 통증을 호소하다가 서서히 허벅다리에서 무릎아래 발바닥으로 내려가는 저리고 시린 통증을 호소한다. /사진=강경민기자 photo6n6@ihalla.com

척추의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
체계적 진단 통해 치료 가능

72세의 Y씨는 양쪽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100m를 걷는데도 한두번은 앉아서 쉬어야 다리의 통증이 풀려 걸을 수 있는 환자. 불편할 때마다 개인의원에서 진통제와 물리치료를 꾸준히 받아 왔으나 해가 갈수록 걸을 수 있는 거리가 현저히 줄어 대학병원을 찾았다. 외래에서 시행한 단순방사선(X-ray)상 고령에 의한 퇴행성 변화 외에는 이상소견이 없었으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제4~5번 요추 마디에 척추관 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약 3개월간의 약물치료 및 신경블럭주사 요법에도 반응이 없어 1시간에 걸친 미세현미경 신경감압술을 시행했고, 수술 후에 다리의 통증이 감소돼 현재는 뚜렷한 장애없이 지내고 있다.

▶요추관 협착증=요추관 협착증은 디스크 탈출증과 더불어 척추의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서 척추뼈 내부의 신경관의 벽을 이루고 있는 척추뼈, 인대 및 관절이 비대해지고, 디스크가 돌출돼 신경관을 압박, 요통이나 하지의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협착증은 40대에서 시작해 50, 60대에 점차 악화되며 제3~4, 제4~5요추 및 제5요추~제1천추 마디에 주로 발생하게 된다. 초기에는 간헐적인 요통이 나타나고, 신경의 압박이 진행되면 서 있거나 걸을 때 엉덩이와 허벅지에 무리한 통증이 나타나면서 무릎 아래에서 발바닥까지 저리고 시린 통증을 나타내게 된다. 많은 노인들이 이같은 증상에도 불구하고 참고 견디면 서 있을 수 있는 시간이나 보행거리가 해가 갈수록 짧아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대부분 이 시기에 병원을 방문하게 된다.

▲① ② ④ 사진은 요추관 협착증 환자에 대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한 결과다. 좁혀진 신경관(①)이 수술 후 넓어졌다(②). ④는 협착증이 있는 환자의 MRI 촬영 화면이다.

▶원인=대부분의 요추관 협착증은 노화현상이 원인이다. 나이가 들면서 척추뼈 속의 척추관을 형성하는 척추뼈, 관절, 인대가 점차 비대해지고 디스크도 튀어나와 척추관을 좁히게 되며 그 속에 들어있는 척추신경이 압박돼 요통 및 엉덩이에서 다리로 뻗치는 통증과 저린감을 유발하게 된다.

▶증상=요추관 협착증의 중요한 증상은 요통과 신경성 간헐 파행증인데, 특히 다리의 파행증이 협착증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걷거나 서 있을 때, 엉덩이의 통증을 호소하다가 서서히 허벅다리에서 무릎아래 발바닥으로 내려가는 저리고 시린 통증을 호소하는 것이다. 이같은 통증은 허리를 굽히는 자세, 예를 들어 지팡이나 보행기(Walker), 쇼핑용 손수레(Shopping cart) 등에 의지하거나 또는 쭈그려 앉는 자세에서 증상이 다소 호전된다. 그런데 이는 이와 같은 자세에서 요추관이 일시적으로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추관 협착증에서 대소변 장애는 거의 일으키지 않으나, 고령의 나이 탓으로 여기고 치료를 미뤄 병이 많이 진행한 경우 대부분 아주 늦게 일어나게 된다. 요추관 협착증과 유사한 증세를 호소하는 경우로서 감별해야할 질환으로는 척수병증(myelopathy), 골관절염(osteoarthritis), 혈관성 파행(vascular claudication) 등이 있으며, 반드시 척추 전문의의 전문 진료 및 감별이 필요하다.

▶진단=요추관 협착증이 의심되는 환자들은 우선 척추 전문의를 찾아 세심한 병력을 파악하는 진찰로 유사한 질환을 감별하고, 일반방사선 검사를 포함 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신경 압박 부위를 찾고 환자의 증상과 맞춰가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체계적인 진단을 해야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

▶치료=우선 보존적 치료를 들 수 있다. 요추관 협착증은 만성적인 경과를 나타내지만 보존적인 치료만으로도 중증도 이상으로 증상이 악화되지 않고 유지되거나 호전 될 수 있다. 보존적 치료의 목적은 약물이나, 물리치료, 주사요법 등으로 통증을 줄여 일상생활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과 더불어 올바른 생활 습관 및 적절한 운동을 유지함으로서 치료의 효과를 보다 효율적으로 유지시키는데 있다.

수술적 치료인 경우 요추관 협착증은 65세 이상에서 척추수술을 시행하게 되는 가장 흔한 척추질환 중 하나이다. 환자가 병원에 방문한 후 3개월 이상 앞에서 언급한 보존적 치료 방법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신경성 간헐 파행증이 이에 속한다. 또한 수술의 여부를 판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수술을 고려해야 할 다른 적응증으로는 환자가 걷기 힘들 정도의 근력약화 및 대소변 장애 등의 신경학적 이상 소견을 가지고 있거나 가벼운 일상생활 동작을 수행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을 갖는 경우이다. 어떤 수술 방법이든 그 목적은 환자의 통증을 감소시키고 생활의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술 전에 환자와의 충분한 면담을 통해 환자의 생활양식이나 개인적인 호소의 성향에 대한 면밀한 평가가 꼭 필요하다.

제주대학교병원 허지순 교수는 "최근 노령인구의 증가와 의학 지식의 발달로 더 이상 고령이라는 나이가 수술의 금기증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수술 전에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반드시 파악하고, 이에 적절하게 대비한다면 안전하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환자의 증상 및 진찰 소견과 영상학적 이상 소견을 면밀히 검토해 수술에 적합한 환자를 선택하고, 가능한 수술시간과 범위를 줄여 미세 현미경 수술과 같은 최소 침습적인 방법으로 수술을 시행한다면 요추관 협착증 수술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전문의 의견]"세월 탓은 이제 그만"

최근 노령 인구의 급속한 증가는 이미 주요 뉴스가 된지 오래이며 주위를 둘러보면 이를 몸으로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노령 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노인들이 고통받고 있는 여러 가지 질병에 대한 관심이 아직 좀 미흡한 것이 사실다.

우리 주변에는 조금만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마비가 와서 주저앉아 있다가 다시 걷고, 또 주저앉아 있다가 다시 걷고…. 이러한 증상이 조금씩 악화돼 쉬지 않고 계속 걸을 수 있는 거리와 시간이 점점 짧아진다고 호소하는 노인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 요추관 협착증에 의해 발생한다.

많은 환자들은 한의원에서 침을 맞거나 개인 의원에서 약을 복용하고 물리치료를 받는 등의 치료로 유지하지만 해가 갈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느끼고 좀 더 큰 병원을 찾게 된다.

그러나 수술적 치료법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말에 대부분 발걸음을 다시 돌리게 되고, 늙어서 그러려니 하며 세월 탓 만 하고 고통의 나날을 계속 보내게 된다.

대부분 노령이며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등 여러 가지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에게 수술적 치료는 실로 큰 부담이 아니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최근 의학 지식의 발달과 더불어 마취법 및 수술 기법의 다양화로 노인성 척추질환 수술이 어렵다는 인식은 이미 옛 이야기가 된지 오래이다. 노인 환자들이 젊은 환자들에 비해 수술의 위험성이 증가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수술 전에 충분한 준비 후에 마취를 시행하고 제주대학교병원과 같이 미세 현미경 수술을 적용해 수술의 범위 및 시간을 줄인다면 노인이라 할지라도 수술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제주대학교 병원에서는 아라동 신축병원 이전 직후인 2009년 3월부터 현재까지 70세 이상의 요추관 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미세현미경 수술을 본격적으로 시행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이제는 노인들도 더 이상 세월 탓 만 하며 고통의 세월을 보낼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척추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미세 현미경 수술 등의 최소 침습적 수술 방법을 이용해 요추관 협착증을 치료한다면 남은 노년 생활을 고통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허지순/신경외과 척추전문의>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