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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석과 함께하는 포스트 독서
[손봉석과 함께 하는 포스트독서]손무의 '손자병법'
시대를 넘는 치열한 삶의 지혜
최고 전술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
입력 : 2011. 04.05. 00:00:00
작년에 처음으로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학부모가 된 나는 학부모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었다. 그래서 관심을 갖고 보기 위해 운영위원회에 나갔었다. 큰 직함은 아니었지만 공식적인 학교 기구에 학부모로서 나가는 것은 학교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아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면서 학교가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훌륭한 선생님과 착한 학생, 그리고 부모의 관심이었다. 부모의 관심은 그 선이 중요하였다. 자신의 아이만을 위한 관심이라면 없는 것이 낫고 전체 아이들을 위한 관심이라면 많을 수록 좋다는 생각이었다.

올해도 나는 그 관심을 유지하기 위해 학교의 운영위원으로 등록하였는데 작년과는 다른 걱정거리가 있었다. 운영위원은 학부모 총회에서 선출하는데 정원 6명보다 많은 인원이 신청을 하면 선거를 해야 했다. 나는 혹시나 선거상황까지 갈 것이 우려되었다. 봉사하는 자리에 선거까지 해서 뽑는 것은 부작용이 심할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과거에서 보면 떨어진 측은 학교 활동에서 손을 떼어버린다는 말이 기억 났다. 그래서 만약 신청자가 6명이 넘어서면 나는 사퇴할 생각을 했다. 그런데 다행히도 후보자는 6명으로 맞춰져 있었고 무투표 당선이 되었다. 그런데 운영위원은 매년 무투표 당선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이면에는 학교 측의 전략과 학부모의 결정이 배경에 있었다. 선거까지 가는 것을 학교나 부모들 모두 반대했기 때문에 총회 전에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 졌고 그래서 큰 문제 없이 운영위원회가 구성될 수 있었다.

나는 이런 절차를 보면서 요즘 읽었던 손자병법이 생각났다. 손자병법의 핵심 전략은 우리가 흔히 아는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것이다. 손무는 싸우지 않고도 적을 완전히 굴복시키는 전술이 가장 좋다고 강조하였다.

고전을 베스트셀러와 비교하면 나는 법전과 해설서에 비교하곤 한다. 회계사 생활을 회계법인에서 시작할 때 선배 회계사들은 해설서보다 세법전을 보라고 했다. 초보 회계사에게 세법전은 너무나 찾기 힘들고 해석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쉽게 써진 해설서에 손이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니 이유가 있었다. 해설서에 익숙하다보면 해설서를 쓴 저자의 생각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데 실무란 책에 안 나오는 내용이 자주 발생한다. 해설서만 보다 보면 책에 없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해결능력이 떨어지는 것이었다. 그러나 법조문을 보면 그 취지를 이해하게 되고 이런 조문이 어떻게 현실에 적용되는지 배우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법조문에 없는 문제도 자신만의 해석능력으로 해결해 가게 되었다.

인생을 가르쳐 주는 학원은 없다. 그래서 스스로 자신의 인생의 방향을 잡고 설계해야 한다. 손자병법을 읽고 자신이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스스로 결정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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