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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에 팔 걷고 나설 무렵 나도 도민의 의무를 다 한다는 생각으로 인터넷과 전화투표에 참여했다. 지난달에는 민주당 제주도당이 마련한 투표참여 캠페인에 참석해 종주먹을 휘두르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사실 세계 7대 경관을 투표로 결정한다는 것이 썩 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았다. 거기다 전화투표를 무한정 해도 된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어딘가 수상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찜찜한 기분이 수상한 느낌으로 변해 있던 어느 날 트위터에 이 행사의 정체를 폭로하는 글이 올랐다. 미국에서 박사과정에 유학중인 세 사람이 각종 정보를 수집한 결과로 한 영리단체가 통화료 수입과 인터넷 광고 수입 등을 노린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내용이었다. 혹시나 싶어 다시 'New 7 Wonders' 사이트에 들어가 찬찬히 살펴보았다. 홈페이지에는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투표 외에 각종 '세계 7대' 선정 투표 코너가 317개나 떠 있었다. '세계 7대 요리'에서부터 '지구상에서 가장 귀여운 7대 동물' '가장 인상적인 세계 7대 국기' '아랍 7대 가수'까지 온갖 것들을 다 투표로 선정하고 있었다. 심지어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여성'을 선정하는 코너까지 마련돼 있었다. 한마디로 재미로 하는 투표였다. 이 재단은 그럴싸한 명분도 없이 뛰어난 마케팅만으로 성공을 거둔 셈이다. 제주도는 "이 투표에 미래가 달려있다"면서 목을 메었고, 국회는 지지결의를 했는가 하면, 대통령 부인까지 덩달아 나서서 명예위원장을 맡았으니 말이다. 지난 2007년 '세계 7대 불가사의' 선정 투표로 전화통화료 수입의 40%를 챙기면서 재미를 본 캐나다 출신 스위스인이 작정하고 나선 사업에 모두 넋이 나가버린 것이다. 우근민 지사는 "1억명만 투표하면 7등 안에는 들 것 같다"면서 7대 경관에 선정될 경우 1조5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도의 공식 지시에 따라 공무원들은 종일 전화를 붙잡고 있어야 하고, 도민들이 참석하는 모든 행사는 전화투표로 시작된다. 도내 모든 기관, 단체, 지식인, 원로들까지 나서고 있다. 심지어 컴퓨터에 연결해 놓으면 자동으로 계속 전화투표가 되도록 만든 '자동투표전화기'를 설치하는 부도덕한 짓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 '2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연구용역을 맡고 있는 삼성경제연구소는 제주발전연구원 쪽과 7대 자연경관 선정 효과에 대한 논의는 잠시 있었으나 주관단체에 대한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된 상태여서 전면 보류상태라고 밝혔다. 각종 민생현안에다 해군기지, 특별법 등 그야말로 제주의 미래가 걸려있는 문제들은 뒷전으로 미룬 채 혈세를 써 가며 이 일에만 매달려도 되는가.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는 것이 어떤 의미나 효과가 있는지도 제대로 판단하지 않은 채 도민과 공무원을 '묻지마 전화 이벤트'에 동원하는 게 온당한가. 정작 중요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유네스코 지정 환경관련 3관왕을 차지한 사실을 근거로 제주도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 전략을 마련하는 일이다. 또한 지금은 출범한 지 1년이 못되는 우근민 도정이 초기 설계를 단단히 해야 할 시점이다. <제주포럼C 공동대표, 전 한겨레신문사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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