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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석과 함께하는 포스트 독서
[손봉석과 함께 하는 포스트독서]사물의 한쪽만 집착하는 오류 비판 '장자'
'朝三暮四' 개념 깨달아야
일·가정은 하나로 연결된다는 삶의 본질
입력 : 2011. 05.17. 00:00:00
장자에 나오는 朝三暮四(조삼모사)는 사물이 본래 하나임을 알지 못하고 죽도록 한쪽에만 집착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원숭이 치는 사람이 원숭이들에게 도토리를 주면서, '아침에 셋, 저녁에 넷을 주겠다'고 했다. 원숭이들이 모두 성을 냈다. 그러자 그 사람은 '그러면 아침에 넷, 저녁에 셋을 주겠다'고 했다. 원숭이들이 모두 기뻐했다. 명목이나 실질에 아무런 차이가 없는데도 원숭이들은 성을 내다가 기뻐했다. 사물의 양면을 동시에 보지 못하고 자기들이 믿고 있는 신념 체계를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독선에 빠지는 것이다. 장자의 눈에는 서로 다른 이론을 내놓고 서로 자기들만 옳다고 배타적인 주장을 하는 제자백가(諸子百家)가 모두 이렇게 보인 것이다.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텃밭을 분양받아 모종을 심었다. 그리고 며칠 후 가봤는데 상추가 절반 이상이 말라 있었다. 물을 주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았다. 나는 매일 같이 물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날 어린이집에서 친환경농산물 재배법에 대해 강의를 들었는데 내가 아는 농사법과는 다른 방법이어서 관심을 끌었다. 원장님은 물을 많이 주지 말라고 말하였다. 물을 많이 주면 식물이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대신 자연의 섭리대로 식물을 키우는 방법을 강조하였다. 숲에 가면 많은 식물들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커나가는데 이것을 농장에도 그대로 적용시키는 방식이었다. 벌레도 잡지 않고 풀도 잘 뽑아내지 않는다. 오히려 벌레들이 살 수 있도록 풀과 퇴비를 가져다 뿌려놓는다. 그래서 흙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면 벌레들이 식물과 함께 살게 되어 물을 많이 주지 않아도 좋은 토양이 조성된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동안 인위적으로 식물을 잘 자라게 하여 수확을 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었는데 원장선생님은 자연적으로 식물을 키우면서 수확량의 욕심을 조금만 버리라고 했다.

주말농장은 아빠들을 가정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어린이집에 제안한 것이었다. 덕분에 주말농장에 아빠들이 많이 보였다. 다른 행사에는 거의 엄마들만 보였는데 이제는 아빠들 얼굴도 보여서 보기 좋았다. 그래도 아직까지 내가 아쉬운 것은 아빠들 입장에서는 일과 가정에서 이분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일에 치중하다 보면 가정에 소홀하게 되고 가정의 행복을 찾다 보면 일에서 욕심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가족과 지내면서 일의 성과를 더 냈던 경험을 가졌다. 왜냐하면 가족에는 최대 소비층인 여자와 불황이 없는 상품의 고객인 아이들이 있다. 가족들과 지내다 보면 소비자 조사가 자연스럽게 되고 기획과 마케팅이 이루어진다. 내가 아는 건축업자는 아내의 말을 귀담아 들어 아파트 설계에 반영했다. 일과 가정에서 선택하는 고민을 버리고 일과 가정은 하나로 연결된다는 삶의 본질을 아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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