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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명소]서귀포시 대천동/'서건도'
걸어서 들어가는 오묘한 빛깔 지닌 섬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입력 : 2011. 05.28. 00:00:00

▲바다가 갈라진 모습의 서건도 전경 /사진=이승철기자 sclee@ihalla.com

부식되기 쉬운 토질로 이뤄져
옛 사람들 ‘썩은섬’ 이라 불러
‘바다갈라짐’ 자연현상 환상적
서건도서 바라본 제주섬 황홀

서귀포 앞바다에서도 바닷길이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서귀포시 강정마을 앞 무인도인 서건도(일명 썩은섬)가 그곳이다. 10년전쯤 서귀포에 살기 시작했을때 누군가 '썩은섬에 보말을 잡으러 가자'고 했다. 그땐 '썩은섬이라면 물이 깨끗하지 않을텐데 왜 그곳에 가지? 냄새는 안날까?'였다. 의아한 마음으로 따라나선 섬 풍경은 눈을 의심하게 했다. 조금전까지 분명 섬이었는데 길게 섬까지 들어가는 바닷길이 열려 있었다. 이렇게 처음 알게된 서건도를 10년만에 다시 찾았다.

# 야외 지질학습장 활용가치 충분

서건도는 수중화산으로 섬 자체만으로도 귀중한 가치를 가지고 야외지질학습장으로도 활용가치가 높고 고고유물이 발굴되기도 했다. 여러가지 테마를 묶으면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면적은 1만3367㎡이며 육지와의 거리는 300m이다.

▲바다가 갈라지자 사람들이 걸어서 서건도로 들어가고 있다.

서귀포시에 있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바다방향으로 내려가면 왼쪽은 법환 방향이고 오른쪽은 강정방향이다. 강정방향으로 조금 가다보면 서건도 입구라는 작은 팻말이 보인다. 이 팻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약 500m정도 가면 눈앞에 작은 섬이 나타난다. '서건도'라고도 하고 '썩은섬'이라고 한다. 이 지역 사람들은 썩은섬이라 했는데 이는 섬이 너무 육지와 가까워 섬이 섬같지 않은데다 섬을 이루는 토질이 부식되기 쉬운 것으로 이루어졌다 하여 썩은섬이라 불렀다. 서건도라는 이름은 국립지리원에서 지명조사할때 '써근섬'을 원음에 가깝게 표기해 놓은 것이라 한다.

입구에 도착하니 작은 안내판이 보인다. '하루에 두번 썰물 때마다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조이통물'에서 기원한 풍부한 개울물이 썩은섬 앞 바닷가로 흘러드는데 이 조간대 지역을 '너븐물'이라고 부른다. 썩은섬 앞바다에는 종종 돌고래떼가 출현하기도 한다'는 내용을 담은 강정마을회와 제주환경운동연합이 함께 세운 안내판이다.

▲데크시설이 갖춰진 서건도 내부 전경.

# '바다갈라짐 현상'체험 장소

서건도는 이렇게 '바다갈라짐 현상'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바다갈라짐현상'이란 해저지형의 영향으로 주위보다 높은 해저지형이 해상으로 노출되어 마치 바다를 양쪽으로 갈라놓은 것 같아보이는 자연현상으로 우리나라 남서해안과 같이 해저지형이 복잡하고 조차가 큰 지역에서 볼 수 있다. 진도, 무장포, 사도, 제부도, 서건도, 변산반도에서 이런 현상을 볼수 있다.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를 찾으면 서건도의 바다갈라짐 시간이 월별 및 일별로 시간이 표출되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시간을 잘 맞출 수 있다.

서건도는 이렇게 간조 때마다 섬과 육지가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바닷길이 열리고, 바다 갈라짐 현상이 나타나면 걸어서 갖가지 해산물을 잡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서건도에서 바라본 올레 7코스 모습.

# 섬에 들어가면 환상적인 바다풍경

섬으로 걸어들어가기 직전 섬 입구에는 해녀상이 서 있다. 섬에는 목재테크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목재테크를 따라 둘러보면 범섬과 한라산이 보이는 곳 마다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한바퀴를 휘 돌아 둘러보는데 선명한 한라산 풍경이 눈에 잡힌다. 테크를 따라 걷다보면 사색을 하기도 좋지만 안전조치가 필요한 곳도 보인다. 눈을 돌려 열린 바닷길을 보니 올레코스를 걷는 이들이 적지 않게 보인다.

섬을 둘러보고 바닷길이 닫히기 전에 서둘러 나오다가 발밑을 보니 '보말'이 바위에 붙어있다. 검은 색이라고만 표현하기에는 너무 찬란하고 빛나는 오묘한 빛을 가진 보말이다. 손등에 올려놓고 한참을 들여다 봤다. 이 '보말'처럼 오묘한 빛깔이 서건도의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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