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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농·귀농인의 이야기](12)제주 구아바의 선구자 고병현씨
"지역농가 참여 고소득 올렸으면"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입력 : 2011. 07.13. 00:00:00

▲고병현씨는 "정직하게 생산한 구아바가 고부가가치 상품이 되고 지역농가가 참여해 이를 뒷받침해 준다면 소득은 물론 소비자들의 건강도 함께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승철기자

2001년 고향 애월 중엄리서 도내 첫 도입 농사
열매·잎·추출액 등 판매 연간 억대 수익 올려

"2001년 처음으로 제주에 구아바를 들여와 재배를 시작했다. 순전히 구아바농사라는 것이 '백지'에서 시작하다보니 수년간의 시행착오를 감수해야 했다. 쉽지 않았던 농사인만큼 얻은 것도 많다. 유기농·무농약으로 과실과 잎 등을 재배, 좋은 상품을 시장에 내놓고 이를 통해 많은 소비자들의 건강에 이로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제주 구아바농사의 선구자인 고병현(51)씨. 제주시 애월읍 중엄리 출신인 그는 10여년전 고향으로 돌아와 구아바 재배를 시작했다. 현재 애월읍 소재 10개의 농가를 대표해 제주구아바영농조합법인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구아바와의 첫 만남을 회고했다.

"10여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큰 꿈을 갖고 통신계통이며 여행업 등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 꿈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와 부모님의 감귤농사를 도울 때였다. 과수원에서 농약을 뿌리던중 '이렇게 농약을 많이 뿌리면 땅은 물론 우리 몸에도 좋지 않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다. 이후 감귤값은 하락했고 폐원으로 이어졌다. 이전 여행업을 하던 당시 경기도 여주와 과천 등지에서 구아바를 재배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과 아열대로 접어드는 제주 기후와 잘 맞을 것 같아 도전했다."

우연에서 시작한 구아바와의 인연은 필연으로 이어졌다. 남은 인생도 구아바와 함께할 참이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농가의 소득원 창출과 소비자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란다. 매년 100~200명의 소비자들이 고씨의 농장을 찾고 있다. 고씨는 자연스럽게 관광객을 유입하는 첨병역할도 하고 있다.

그는 동고동락한 구아바에 대한 예찬론을 편다. "2001년 타지역에서 5~7년생 구아바 묘목을 들여왔고 이듬해부터 열매와 잎을 수확했다. 특히 제주산 구아바는 해풍을 맞아 효능이 뛰어나다. 비타민C, 마그네슘, 칼륨, 칼슘 등 비타민과 미네럴이 풍부하고 노화방지, 비만억제, 항알러지작용, 미백효과에도 좋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예전 당뇨를 앓던 저명한 국회의원에게 1년간 직접 생산한 제품을 보냈고 그 효능으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을 정도다."

고씨의 구아바농장 규모는 1980㎡(600평)이다. 이 곳에 구아바나무 4000주를 심어 연간 건엽 800kg과 500~600kg의 열매를 수확하고 있다. 말린 잎은 kg당 10만원, 열매는 kg당 1만1000원에 출하하고 있다. 또 잎을 농축해 가공한 제품을 출시중이고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직판장도 운영하고 있다. 고씨와 부인 이인자(52)씨 부부는 연간 1억원 이상의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는 작은 바람을 풀어낸다. "구아바는 고소득 작물이다. 현재 비누와 화장품 등 향장품 개발과 함께 추출액을 수출할 계획이다. 약제품은 물론 식재료에 대한 활용도 구상중이다. 정직하게 생산한 구아바가 고부가가치 상품이 되고 지역농가가 참여해 이를 뒷받침해 준다면 소득은 물론 소비자들의 건강도 함께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것이 내게 남겨진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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