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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석과 함께하는 포스트 독서
[손봉석과 함께 하는 포스트독서]함께 읽는 동화 '엄마가 화났다'
아이와 소통하는 법 배우기
엄마와 아이의 일상적 관계 탐구
입력 : 2011. 09.27. 00:00:00
한 달에 한 두번 딸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책 읽어 주는 선생님으로 나가곤 한다. 아이들에게 책 읽어 주기를 할 때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이 어떤 책을 읽어줄 것인가이다. 너무 교훈적인 것을 읽어주면 아이들은 책읽어주는 선생님을 무시하고 자신들이 갖고 온 책을 읽어버린다. 또 너무 흥미 위주로 책을 읽어주는 것은 선생님 입장에서 허락이 잘 안 된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느낀 것은 어른 들이 좋아하는 책은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은 어른들도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우리 딸의 책상 위에 있는 책을 가지고 갔다.

나는 아이의 책상에서 '엄마가 화났다'라는 책을 발견하였다. 표지에는 겁먹은 아이와 그 뒤로 화나 있는 엄마의 그림자가 무섭게 그려져 있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엄마와 아이의 일상적 관계를 들여다 보고 어떻게 하면 서로를 더 이해하고 제대로 소통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고 싶다고 하였다.

주인공 산이는 좋아하는 자장면을 먹고 있다. 그런데 엄마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또 시작이다. 또! 제발 가만히 앉아서 얌전히 좀 먹어"라고 소리친다. 산이는 얼굴을 깨끗이 씻으려고 비누를 만지작 거리다 부글부글한 거품을 만들었다. 엄마는 또 다시 "이게 다 뭐야! 목욕탕에서 놀다 넘어지면 큰일 난다고 했어, 안 했어!"라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산이는 그림을 그리다가 종이가 너무 작아서 벽에 그렸다. 엄마는 "이게 집이야, 돼지 우리야! 내가 진짜 너 때문에 못 살아!"라고 불같이 화를 냈다. 산이는 가슴이 뛰고 손발이 떨리고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그리고 감쪽같이 산이는 사라져버렸다.

엄마는 정신없이 산이를 찾아 나섰다. 그런데 거기에서 나타난 것은 자장면으로 만들어진 후루룩, 거품으로 만들어진 부글이, 물감과 붓으로 만들어진 얼룩이가 나타난다. 후루룩, 부글이, 얼룩이는 산이 모습은 아니었지만 산이의 마음 그대로였다. 엄마는 그들을 만나고 울음을 터트리며 말한다. "미안해, 엄마가 정말 미안해…." 그러자 사라졌던 산이는 이불 속에서 엄마를 찾으며 나온다. 엄마는 산이를 안아주며 말한다. "산아, 미안해! 사랑해. 우리 아가."

많은 어른들이 동화책은 어린이들이 보는 책이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동화책은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는 책인 것 같다. 초등학교에서 이 책을 읽어주자 아이들이 서로 그 책을 빌려서 읽겠다고 하였다. 나는 물었다. "이럴 때 아빠는 뭐라고 해요?" 아이들은 눈만 멀뚱멀뚱 뜨고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장난끼 있어 보이는 아이가 용감하게 말했다. "우리 아빠는 집에서 보기 힘들어요." 아이들을 너무 어른처럼 행동하게 만들려고 잔소리와 큰소리를 내야만 하는 엄마, 아이들은 엄마가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며 밖으로만 돌아다니는 아빠들에게 이 책은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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