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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인의 건강보고서
[제주의 질병 50선](39)탈장
뱃속 장기(臟器)가 인체의 약해진 부위로 밀려나와
입력 : 2011. 09.29. 00:00:00

▲배 근육이나 근막들이 약해지거나 틈이 생기면 내부 장기들이 삐져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탈장이다. 탈장은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기도 하고, 살아가면서 절로 생기기도 한다. /사진=강희만기자

사타구니 부분 가장 많아
부위·원인별로 종류달라
수술·외상으로 생기기도

#1. 6개월 된 아이의 엄마인 A씨는 얼마 전 아이의 아랫배가 잠깐 불거진 듯한 것을 발견했다. 유심히 보니 아이가 깨어 있을 때 오른쪽 아랫배에 밤톨만하게 부풀어 오르면서 음낭까지 커지다가 잠이 들면 원래대로 돌아오곤 했다. 병원에서 탈장이란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고환에 문제가 있어 혹시 나중에 애기를 못 낳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됐다.

#2. B씨는 80세의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다. 아버지는 당뇨와 간경변증이 있었는데 1년 전부터 왼쪽 음낭이 커지곤 했다. 탈장이란 진단을 받았으나 수술이 위험할 것으로 판단돼 그냥 지켜보며 지냈다. 어느덧 음낭이 참외만 해 졌다. 어느날 아버지가 음낭과 배가 아프다해 음낭을 보니 팽팽하게 커져 있고 조금만 건드려도 아파했다. 병원 응급실에서 의사가 밀어넣기(정복)를 시도해 보다가 안돼, 어쩔 수 없이 응급수술을 해야 했다.

▶탈장=우리 몸의 장기는 적절한 방패막을 갖추고 있다. 뇌는 두개골로, 폐와 심장은 갈비뼈와 근육으로 보호를 받는다. 뱃속의 장기는 척추, 갈비뼈, 골반뼈와 이들을 연결하는 근육과 근막들로 싸여져 있다. 배의 근육이나 근막들이 약해지거나 틈이 생기면 내부 장기들이 삐져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탈장이다. 탈장은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기도 하고, 살아가면서 절로 생기기도 하며, 수술이나 외상으로 생기기도 한다.

▲탈장모식도이다. 사진 왼쪽부터 서혜탈장, 배꼽탈장, 복벽탈장(절개창탈장). /그림=강지윤

▶서혜탈장=가장 흔히 보는 것이 서혜탈장으로, 사타구니로 부르는 서혜부(샅굴부위)는 '불두덩 옆에 오목하게 된 곳'으로 배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부분이다. 고환에서 시작된 정관이 전립선으로 가기 전에 이 서혜부의 서혜관을 지나게 되는데 서혜관의 위쪽이 내측서혜륜, 아래쪽이 외측서혜륜이다. 서혜관 속으로 탈장이 생기면 간접탈장, 서혜관보다 중심선에 가까이 생기면 직접탈장이다.

어린아이에서 발견되는 탈장은 모두 간접탈장이다. 태어나기 전에 없어져야 하는 복막초상돌기라는 것이 남아, 태어난 후 장이 이 돌기로 비집고 나와 서혜관을 따라 나타난다. 심해지면 음낭까지 내려오게 된다. 나이가 들어 생기는 간접탈장은 원래 있던 복막초상돌기로 장이 나와 나타나는 것도 있겠지만, 내측 서혜륜이 넓어져 그곳으로 장이 밀려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

직접탈장은 장이 근막을 밀고 나오면서 생긴다. 배의 아래쪽에서 복근(삼겹살)이 서혜인대와 이어지면서 끝나는 부위를 '헤셀바하삼각'이라 한다. 이 부위는 워낙 약한 곳으로, 이 곳으로 장이 밀고 나오면서 생긴 탈장이 직접서혜탈장이다. 배에 힘이 들어갈 때마다 이곳이 조금씩 약해지는데, 기침이나, 대변보기, 무거운 것 들기 등이다. 흡연, 영양실조, 비타민결핍증 등이 유발인자가 될 수 있고, 만성질환이나 힘든 육체활동이 탈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치료는 수술이 유일한 방법이다. 소아의 경우 탈장낭을 입구에서 꿰매는 방법(고위결찰)으로 치료하는데, 어른인 경우는 고위결찰뿐 아니라 근막층 보강을 해야 한다.

탈장낭 내에 물만 들어 있고 장은 내려와 있지 않은 경우가 음낭수종인데 어린아이의 음낭이나 서혜부에 동그란 덩어리가 만져지면서 증상이 없고 크기가 변하지 않는 경우이다. 뒤에서 불을 비추면 덩어리로 빛이 투과된다. 탈장과 마찬가지로 수술이 필요하나 급하지는 않다.

▶대퇴탈장=배와 다리 사이의 접히는 부위 피부 아래에 서혜인대가 있고 서혜인대 중간의 뒤로 혈관과 신경이 지나가는 대퇴륜이 있다. 이 대퇴륜으로 장이 나오는 것을 대퇴탈장이라 하는데 서혜탈장과 혼돈되는 경우가 있다. 서혜탈장은 남자가 많고, 대퇴탈장은 여자가 많다. 수술을 해야 하고 수술은 나온 장을 정복하고 탈장낭을 없애 대퇴륜을 막아줘야 한다.

▶제탈장(배꼽탈장)=배꼽이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애기가 있다. 특히 울면 나오는 데, 성미가 못돼 너무 울어서 튀어나왔다고 타박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배꼽탈장은 배꼽결손부위가 덜 닫혀 생기는 것으로 거의 모두 만 2세 이전에 닫혀서 없어지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만 감돈(복부의 기관 일부가 조직의 틈으로 빠져나와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태)과 교액이 생기거나(즉 장이 썩거나)탈장이 파열되면 응급수술이 필요하나 그런 경우는 드물다. 5세 이후에도 안 없어지면 수술을 한다. 성인에서 나타나는 배꼽탈장은 간경화나 복막투석으로 생긴 복수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고, 임신이나 급작스런 복부팽만으로 생기기도 한다. 성인의 배꼽탈장은 수술을 한다.

▶복벽탈장(절개창탈장)=복부수술 후 상처로 장이 밀고 나와 생기는 탈장으로 절개창이 불충분하게 치유가 되거나 과도한 부하가 걸려 발생한다. 상처감염, 비만, 고령, 영양실조, 복수, 수술후 혈종, 복막투석, 임신, 상처 치유를 저해하는 약물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조금 튀어나와 별 증상이 없는 경우엔 주의깊게 관찰하며 지켜볼 수 있으나, 장폐쇄나 감돈을 자주 유발하는 경우 수술이 필요하다.

▶기타 탈장=명치탈장은 명치와 배꼽 사이 중앙선에서 약간 바깥에서 볼록 솟아오르는데 나올 때 통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그 외에 반월상선탈장, 폐쇄공탈장, 허리탈장, 좌골탈장, 회음탈장 등이 있으나 드물다. 신생아에서 응급치료를 요하는 복벽이상으로는 횡경막탈장, 배꼽내장탈장, 배벽갈림증 등이 있다.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 Q & A ]

1. 서혜탈장은 유전인가=서혜탈장은 워낙 흔해 유전적인 소인을 밝히기는 어렵다. 또한 동반되는 기형도 드물고 치료가 비교적 쉽고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도 적어 유전적인 요인을 밝히는 것이 중요치 않다.

2. 탈장 때문에 불임이 되지는 않을까=고환에 딴 질병이 없으면 탈장 자체로 불임이 생기지는 않는다. 수술시 정관이나 난관에 손상이 생기는 경우가 있겠으나 그 수는 적다.

3. 복강경 탈장수술은 괜찮은가=복강경 수술법은 작은 구멍을 서너개 뚫고 그 구멍으로 복강경과 시술 기구를 넣어 모니터를 보면서 하는 수술이다.

복강 안쪽으로 접근하는 방법과 복강 밖에서 접근하는 방식이 있다.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고 흉터가 적게 남는다는 장점이 있다. 소아는 절개해 직접 수술하는 것이 통증도 비슷하고 흉터도 비슷하고 시간이 적게 걸리기 때문에 복강경 탈장수술은 하지 않는다.

[전문의 의견/김광식(외과)]"가급적 빨리 수술을"

주요 장기는 몸의 안쪽에 잘 보호되고 있다. 비교적 밖으로 나와 있는 것으로는 고환이나 갑상선 정도다.

탈장은 '우리 몸속의 장기가 본래 있던 부위에서 일탈된 상태'로, 복강은 비교적 잘 싸여 있으나 특정 부위는 탈장에 취약한데 탈장이 주로 생기는 곳이 서혜부다. 서혜부탈장은 서혜탈장과 대퇴탈장이 있는데 대퇴탈장은 드물다.

소아의 서혜탈장은 0.8내지 4.4%의 발병율을 보인다고 하니 상당히 흔한 질환이다. 2/3는 우측에 생기고 여아보다는 남아에 3배 가량 많다.

보통은 어머니의 유심한 관찰에 의해 발견된다. 때로 어머니가 남자의 생식기 구조를 잘 몰라 "남자는 원래 그런 모양이야"하고 방치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왠지 이상하다 싶으면 주위에 물어보는 것이 좋다. 때로 탈장이 된 장이 들어가지 않아 음낭이 커져 있고 아이가 심하게 보채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는 감돈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바로 응급실을 찾는 게 좋다. 수술은 탈장낭을 박리해 시작된 부위에서 묶게 되는데, 간혹 이 탈장낭이 아주 얇거나 주위와의 유착이 심하거나 안쪽으로 장기가 들어와 잘 안 들어가는 경우 길어질 수도 있다.

수술 시기는 가급적 빨리 잡는 것이 감돈을 예방할 수 있지만 장이 잘 들어간다면 수술의 위험요인이 적을 때를 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경우나 감기같은 질환이 있을 때 장이 쉬 들어가기만 한다면 수술을 미루는 것이 좋다.

성인의 서혜탈장도 가급적 빨리 수술하는 것이 감돈도 예방할 수 있고 심해지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수술시 마취는 전신마취나 척추마취를 주로 하는데, 마취에 따른 위험이 높을 때는 국소마취를 하기도 한다. 고령이나 위험한 질환이 있더라도 이에 대비하며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배에 뭔가 안 보이던 것이 튀어나오면 보통 종양, 농양, 낭종, 림프선 비대, 탈장 등일 터이고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아 확인해야 한다. 그 중 탈장은 있다 없다 하기 때문에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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