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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옥의 식물이야기
[문명옥의 식물이야기](41)식물의 가시를 어떻게 구분할까?
입력 : 2011. 11.19. 00:00:00

▲찔레(사진 왼쪽)의 피침과 섬매발톱나무의 엽침.

종의 유지를 위해 방어수단으로 진화
경침 등 다양… 다가오지 말라는 경고

보통 식물의 가시는 끝이 날카롭게 뾰족하고 목질화 되어, 딱딱해진 것을 칭한다. 식물체의 줄기, 잎. 뿌리 등 다양한 부위에 부착되어 있고, 크기와 모양 또한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이런 식물의 가시를 기원에 따라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식물의 '가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식물이 장미일수 있겠다. 장미의 가시에는 재미있는 신화적 유래가 있다. 어느 날 큐피드가 장미꽃의 아름다움에 취해 입을 맞추려는 순간 벌이 입술을 쏘아 버렸다. 이에 화가 난 큐피드의 어머니 비너스는 벌들의 침을 떼어버렸고 이 침이 장미 줄기에 남겨졌는데, 이것이 장미 가시로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장미의 가시는 그 기원이 줄기 겉껍질이다. 이러한 기원을 갖는 가시를 보통 피침(皮針)이라하며, 보통 손으로 젖히면 잘 떨어진다. 찔레, 산딸기류(탈낭), 음나무(엄낭), 초피나무(제피낭) 등의 가시가 여기에 속한다.

잎과 열매가 없는 탱자나무는 가지가 온통 가시뿐인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가시가 줄기의 성질을 지닌 것을 경침(莖針)이라하며, 떼어내거나 부러뜨리기가 힘들다. 감귤류, 주엽나무, 꾸지뽕나무, 산유자나무 등의 가시가 이에 속한다.

선인장류는 많은 가시가 돋친 대표적 식물군이다. 그런데 이들의 가시는 엄격히 말하면 잎이다. 다육질의 줄기에 가시모양의 잎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기원이 잎인 것을 엽침(葉針)이라 한다. 보통 잎 아래에 달리는 턱잎이 가시로 변한 경우도 있으며(탁엽침), 이 경우 보통 잎자루 옆에 가시가 달린다. 골담초, 섬매발톱나무, 아까시나무 등의 가시가 여기에 속한다.

이외에 뿌리의 변형인 근침(根針)이 있으며 열대의 야자나무과의 일부에서 볼 수 있다. 또한 잎의 가장자리 부분이 가시형태로 변형된 호랑가시나무, 엉겅퀴, 도깨비가지 등이 있고, 남가새, 마름, 밤나무 등의 열매에도 다양한 형태의 가시가 있다.

식물은 종의 유지와 번성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진화해 왔다. 특히 동물 등의 가해자에게 맞서는 한 가지 방법을 터득해 냈다. 바로 '가시'다. 식물의 가시는 생존을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자신에게 다가오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학박사·제주대 기초과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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