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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석과 함께하는 포스트 독서
[손봉석과 함께 하는 포스트독서]'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입력 : 2011. 11.22. 00:00:00
논쟁의 해결책을 제시하다
정답 없지만 상황에 따른 해답은 존재

주말에 아내의 대학 동창들 모임에 가족이 참여했다. 처음에는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모임으로 출발했는데 언젠가부터 남자들이 안 나오기 시작했다. 아이들도 머리가 커지면서 빠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모임도 몇 달 만에 한번 만나는 모임으로 간소화됐다.

오랜만에 모이니 엄마들의 수다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엄마들의 대화는 대부분 아이 문제로 시작해 남편 문제로 끝난다. 그 중에서도 아들만 둘 있는 엄마의 목소리가 제일 컸다. 둘째 아들은 혼자서도 잘하는데 큰아들은 챙겨줘야 한다고 했다. 첫째는 절대 알아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는 그 이유를 친구들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첫째는 내가 신경을 많이 썼어. 아이가 신경 쓰지 않도록 미리 챙겨주었지. 그런데 이것이 습관이 들어버렸어. 커서도 엄마가 챙겨주지 않으면 혼자 안 하려고 해. 그런데 둘째는 방목을 했어. 사실 둘째가 생기고 나서는 일일이 신경 쓸 여유가 없었지. 그러니까 혼자서 하는 습관이 들더라고." 나는 물었다. "아이가 한 명 더 있다면 어떻게 키우고 싶어요?" "당연히 둘째처럼 키워야죠." 다른 엄마가 맞장구치며 말했다. 그녀는 결혼은 했지만 사실 엄마는 아니었다. 여러 해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우리 조카를 보니까 아이를 너무 오냐오냐 하면 안되겠더라. 나는 솔직히 밥 안먹는 아이들을 보면 이상해. 아이보다 엄마가 더 이해가 안가. 엄마가 숟가락 들고 쫓아다니는 상황이야. 두 끼만 굶기면 밥을 먹을 건데." "우리 아이는 두 끼를 굶어도 안 먹어." 다른 엄마가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는 듯이 물었다. "그럼 더 굶겨봐. 사람이 어떻게 안 먹고 살 수 있어." "그래도 안 먹게 놔둘 수는 없잖아. 건강 나빠지고 후회하는 것보다는 억지로라도 먹이는 게 낫지."

어느 것도 정답이 아니었기에 이들의 논쟁은 끝이 없었다. 아이들 교육은 참으로 어렵다. 너무 간섭해도 안되고 방목도 문제가 있다.

애덤스미스는 국부론에서 "공익을 추구하려는 의도도 없고 자신이 공익에 얼마나 이바지하는지 조차 모르는 이,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도모하는 이는 그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의도하지 않았던 부수적 결실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이 구절의 '보이지 않는 손'은 경제이론의 상징이 되어 버렸다. 애덤스미스의 이론대로라면 정부가 시장에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 시장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서로의 이익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공황이 오면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공황 때 보이지 않는 손은 미국의 뺨을 후려쳤다. 자유시장의 기능은 마비되고 실업률은 25%로 치솟았다. GDP는 절반으로 줄었다. 케인스는 경기가 불황일 때에는 소비자를 벌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케인스의 주장대로 정부의 개입에 대공황은 극복됐다. 그 후 수십 년간 케인스이론은 경제학의 전부였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보이지 않는 손과 정부개입은 싸움이 끝나질 못했다.

어떤 것이 정답일까? 아이들을 엄하게 관리해야 할까? 방목으로 키워야 할까? 물론 결론은 하나가 아니다. 아이의 기질에 따라 대하는 법도 다르다. 이 책은 정답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 아이디어를 준다. <공인회계사 : @seomcpa, sbse-jejuta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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