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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석과 함께하는 포스트 독서
[손봉석과 함께 하는 포스트독서]선대인의 '프리 라이더-대한민국 세금의 비밀'
입력 : 2011. 11.29. 00:00:00
무임승차자 양산하는 한국사회
성실 납세자가 존경받는 사회 분위기 만들어야

A는 오랜 외국생활을 마치고 귀국했다. A가 외국생활을 하게 된 것은 가정의 불화에서 시작하였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바람에 아이들까지 버리고 국내를 떠났지만 돈이 없어 아이들을 데리고 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외국으로 가기 전에는 제주를 떠나 잠시 부산에 머물렀다. 아이들을 찾아올 생각에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그렇지만 돈 관리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그래서 어렵게 모은 돈을 오빠에게 맡겼다. 그러나 동생이 보내온 돈을 오빠는 개인적으로 써버렸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안 A는 오빠와 의절을 하였다. 그리고 국내를 떠나 일본으로 갔다.

A는 이를 악물었다. 자기 자신 외에는 아무도 믿지 않겠다고. 여자로서 일본어도 모르는 A는 타지인 일본에서 무척이나 고생했을 것이다. A는 성실하였고 국외에서 꽤 많은 돈을 모았다. 그러자 제주에 두고 온 아이들이 생각났다. A는 자녀들이 보고 싶어 영구귀국을 하였다. 자녀들에게 집도 사주고 그 동안 못해주었던 것을 해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자신 이외에는 아무도 믿지 않는 점은 여전했다.

K는 은행에 근무했기 때문에 수년간 A의 자금관리를 해줬다. 하루는 K가 A의 돈 심부름을 갔다. A는 주식에 얼마를 투자 하겠다고 했다. 통장계좌를 계설해야 했다. 수수료라도 조금 아껴 볼 생각에 인터넷 거래를 신청하였다. K는 본인의 이름으로 했다. 주식거래를 많이 했던 K는 A의 이름보다 자신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사건 이후 A는 K를 더 이상 믿지 않게 되었다. 아무리 설명했지만 A의 마음을 돌려놓지 못했다. A는 혈육관계마저 끊어버렸다.

얼마 전 K는 건강보험 변경안내문을 가지고 왔다. K는 A를 피부양자로 올려 놓았는데 이제 더 이상 그럴 수가 없어서였다. 재산과 소득이 있는 사람은 피부양자가 되지 못하는 것이었다. A는 재산이 많았다. 그러나 K 덕분에 건강보험을 전혀 내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개정이 되어서 앞으로 A는 많은 건강보험료를 내야만 했다. K는 법이 개정돼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됐다고 했다. 어머니가 오해할 것이 분명하다고도 했다. 법 때문이 아니라 K가 자신을 피부양자에서 빼버렸다고 생각할까 봐 걱정하였다. 그래서 대신 우리보고 설명해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이 책의 제목인 '프리라이더'는 무임승차자를 의미한다. 세금이나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은 사람이 각종 교육과 건강보험 등 공공 서비스 혜택을 누리는 게 무임승차다. 그런 면에서 재산이 많은 A가 건강보험료를 많이 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A의 마음에는 불신의 싹이 똬리를 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돈을 빼앗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납세의식이 떨어진다. 세금을 적게 내는 사람도 너무 많은 돈을 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부에 대한 불신을 토로한다. 세금이 많고 적은 것이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신뢰가 쌓이면 조금 더 내는 것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성실하게 납세하면 바보 되는 것이 대한민국의 세태이다. 많이 내는 사람이 존경받는 시대를 기대해 본다. <공인회계사 : @seomcpa, sbse-jejuta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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