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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석과 함께하는 포스트 독서
[손봉석과 함께 하는 포스트독서]한국적 스토리텔링 다진 한상복의 '배려'
입력 : 2011. 12.06. 00:00:00
그들의 문화적 품격을 배우자
소득수준보다 마음을 움직이는 힘 키워야

12월부터 미국문화를 체험 중이다. 미국은 상당히 개인주의적이다. 이것은 미국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다. 여름에는 뉴욕에 있었고 겨울에는 LA에서 지내고 있다. 뉴욕과 LA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는 도시다. 그러나 실제 거리를 다녀보면 통계적인 숫자와 너무 다르다. LA의 번화가를 가더라도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다. 가장 번화가인 다운타운 정도에서나 사람 구경을 할 수 있다. LA의 인구규모는 부산과 비슷하나 거리의 사람만 본다면 서귀포시보다도 더 소도시처럼 느껴진다.

숙소가 위치한 곳은 상당히 좋은 동네라고 한다. 그런데 낮에 거리로 나와 돌아다녀도 볼 수 있는 사람은 겨우 몇 명 되지 않는다. 나는 숙소 사장님께 물었다. "사람들이 다 어디에 있어요?" 30년 이상을 미국에서 산 사장님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집에 있을 수도 있고 일하러 나갔을 수도 있죠." 그러나 그것은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별로 없는 것 같았다. 미국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이 미국 사람들을 칭찬할 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미국 사람들은 'I am sorry'가 입에 붙어 있는 것 같다고. 조금만 몸이 부딪혀도 미안하다는 말을 본능적으로 꺼낸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개인주의에서 출발한 것이다. 미국인들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개인주의다. 이것은 미국의 토대이기도 하다. 미국인들은 상대편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을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한다. 개인주의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런 것은 법적인 제도에서도 강하게 규정하고 있다. 법과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운전을 하다 보면 한국과 미국의 차이는 극에 달한다. 교차로에서 한국은 서로 끼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은 전혀 다른 운전문화를 가지고 있다. 미국에 특이한 교통 시스템 중 하나는 좌회전 표시가 거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비보호에 의해서 해결한다. 아주 큰 도로도 대부분 비보호 좌회전으로 움직인다. 비보호는 서로간의 양보와 배려가 없으면 혼란이 많은 시스템이다. 한국에서도 비보호가 있기는 하지만 차량 통행이 적은 곳에 드물게 있다. 만약 한국에 비보호좌회전 구역이 많다면 교통시스템은 마비되고 말 것이다.

이 책은 배려에 대한 내용이다. 나온지도 읽어본지도 오래된 책이다. 종합베스트 1위는 한번도 오르지 못했지만 밀리언셀러가 된 책이다. 한국적 스토리텔링의 초석을 다진 책으로 호평을 받았었다. 내용도 너무 재미있고 스토리에 공감도 간다. 한국은 선진국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어떤 이는 소득수준이 4만달러는 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소득수준은 이미 충분하다고 본다. 문제는 문화적 품격이다.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하지 못한 것은 아직 선진국다운 품격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미국 문화의 토대가 되고 있는 배려를 배웠으면 한다. 이것은 돈보다 선진국이 되는 데 더 필요한 품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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