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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범의 제주생각
[고희범의 제주생각]흑룡의 품에서 꾸는 새해의 꿈
입력 : 2012. 01.26. 00:00:00
경제·복지 향상 통해 서민생활 안정되길
평화·풍요로 도민 모두 행복한 해 기원

올해는 60년 만에 흑룡의 기운이 넘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들 한다. 나라의 운이 융성해져 민주주의가 다시 꽃피고, 한반도에는 평화의 기운이 넘쳐나고, 지역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해결해내면서 서민생활이 안정되는 행운을 기대해봄직하지 않은가.

마침 총선과 대선은 현안 해결의 지름길로 작용할 수 있다. 감귤·축산농가를 절망의 나락으로 밀어뜨리고 있는 한미 FTA는 정치권에서 공공연하게 폐기주장이 터져나오고 있다. 제주지역 최대 현안인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야당은 원점 재검토 또는 장소 변경을 이미 밝힌 바 있다. 국회가 이미 올해 해군기지 예산마저 전액 삭감한 마당에 이번 총선 과정에서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도 될 것이다.

▲최고 품질을 꿈꾸는 한경면 산양리 감귤선과장.

감귤농가는 품질향상만이 미래를 보장하는 길임을 자각하고 품종개량과 친환경 전환에 애를 쓰고 있다.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길을 찾아 나섰으니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열리는 법이다.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오는 9월 열리는 세계자연보전총회는 '환경수도'를 지향하는 제주의 품격을 한층 높일 것이다.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지만 이는 세계 각국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해양을 활동무대로 삼았던 탐라인의 도전정신을 이어받은 우리가 청년들의 창업을 본격적으로 지원해준다면 실업문제 해결은 물론 일자리 창출까지 노려볼 수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서비스산업이나 지식산업의 국제교역이 연 15%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밝힌다. 1인 창업가를 통한 창조지식산업 창업 지원을 통해 제주가 미국의 실리콘 밸리 같은 벤처천국을 꿈꾸어 볼 만하다.

농촌지역을 다니면서 "애기 울음소리가 끊겼다"는 얘기를 곳곳에서 듣는다. 상대적으로 여성들이 직업을 많이 갖는 제주도는 출산율이 전국 평균보다 낮다. 쌍둥이 손자를 봐주고 있는 한 초등학교 여자동창은 "기저귀와 분유 값만 한달에 200만원이 든다"면서 "맞벌이 부부인 딸이 앞으로 이 아이들을 키울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아이 키우기 좋은 제주'는 보편적인 복지정책을 통해 가능해진다. 과감한 복지예산 확대로 복지천국 제주를 꿈꾼다.

제주에는 설날부터 중산간도로에 자동차 통행이 제한될 정도로 줄곧 눈이 내리고 있다. 그야말로 서설(瑞雪)이다. 흑룡의 해에 상서로운 기운이 제주를 감싸고 있다.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제주도민 모두가 같은 꿈을 꾸면서 제주가 평화롭고 풍요로우며, 도민 모두가 행복한 한해가 되기를 비는 마음 간절하다.

<제주포럼C 공동대표, 전 한겨레신문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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