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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 광장]세계7대 자연경관 타이틀보다 제주의 환경을 보자
입력 : 2012. 02.07. 00:00:00
작년에 '트루맛쇼'라는 다큐멘터리가 발표돼 시민들의 이목을 끈 적이 있다. 이는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그램과 식당 업자 간의 모종의 거래를 통해 일반 식당이 '맛집'으로 등극한다는 내용을 담은 고발적인 다큐멘터리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필자는 생각했다. "TV에 나온 식당이라도 실제로 맛이 없으면 언젠가는 외면 받는다"고. 갑자기 작년에 보았던 이 다큐멘터리를 상기시켜준 것은 지금 제주에 닥친 '세계 7대 자연경관' 논란이다.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유네스코 3관왕. 앞에 나열한 단어들이 제주의 환경을 대외적으로 말해주는 타이틀이다. 전 세계는 제주의 환경적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혹자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것으로, 제주가 전 세계인이 함께 가꾸고 보전해야 할 '환경 자산의 보물섬'으로 도약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 뜨거워지고 있는 세계7대 자연경관 논란 때문에 제주의 타이틀에는 금이 가고 있다. 세계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기 위해 제주도의 공무원들은 매일 전화기와 씨름해야 했다. 의무적으로 전화투표 목표량을 채워야 한 까닭이다. 이는 결국 제주도의 각 부서, 각 읍면동간에 '누가 더 많이 투표하는가'라는 경쟁을 불러왔고 제주도정은 누가 많은 실적을 올렸는지 순위까지 매겼다. 공무원들은 행정전화로 1억 800만 통, 비용으로 따지면 210억 원을 사용했다.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제주가 선정되면 한 해 6200억~1조3000억 원의 경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설파하고 있다. 그들은 제주도가 선정되어야 하는 이유를 오로지 관광객 유치를 통한 경제효과를 가지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들은 정말 중요한 가치를 잊고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대외적인 수상 타이틀이 아니라 제주도의 '환경'임을. 왜 이들은 제주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길이 마케팅뿐이라고 생각하고 이에 매달리는 것인가. 제주에 산적해 있는 환경문제는 정말로 많다. 골프장 건설 등의 개발로 피가 철철 흐르고 있는 제주도민의 탯줄, 곶자왈. 사람들의 무심함 때문에 배탈이 난 제주의 흙 그리고 물. 그 외에도 많은 환경문제들….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별 볼일 없는 유물이 있는 박물관에는 손님들이 오지 않는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비록 겉은 투박할지라도 속은 그 무언가를 잘 설명해주는 알맹이 하나다. 우리는 분명 잊고 있었다. 세계7대 자연경관으로 기대되는 경제효과 1조 3000억 원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몸살을 앓고 있는 제주를 잘 보살핀다면 1조 3000억 원만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보물을 준다 해도 살 수 없는 '보물섬'이 될 것이다.

세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제주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며 감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을 홍보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은 제주에 우리가 보살펴야 할 땅은 없는지 살피는 일이다. 제주의 자연이 있기에 타이틀이 있는 것이지, 타이틀이 있기에 제주의 자연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할 때다.

<김명지 제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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