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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의 재미있는 과학이야기
[변종철의 재미있는 과학이야기](5)속담이 잉태하고 있는 과학
입력 : 2012. 02.11. 00:00:00
삶 자체가 과학이다.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속담 등에도 과학적 원리가 내재돼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한 모든 파편들도 과학의 산물이다.

공해를 몰고 오는 과학의 진보는 과학의 발달이라 할 수 없다.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화학산업이 수행되지 않으면 인류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

기능성 식품과 화장품 등을 선택할 때도 과학적 측면에서 심사숙고한다.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모든 것들은 '알면 과학이고, 모르면 마술이다'라는 진리를 되씹으면 99세까지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그저 스쳐 지나가면 '말미잘은 말미잘'일 뿐이다. 그러나 관찰·분석하면서 물음표를 달고 이 물음표를 느낌표와 마침표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면 과학적 산물이 탄생할 수 있다. 이런 접근법의 결과로 화려한 촉수를 뽐내는 말미잘을 이용해 POSTECH의 한 연구팀이 누에나 거미에서만 추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던 실크섬유를 제작했다.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속담도 경험의 산물이다. 우리 조상들이 속담을 논리적으로 정리했더라면 우리는 훨씬 일찍 과학강국이 됐을 것이다.

요즘은 창문이 대부분 이중창이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못해 창문과 창틀의 틈을 메우기 위해 수없이 노력했다. 이와 관련해 '바늘구멍 황소바람'이라는 속담이 있다. 추운 겨울에 작은 구멍에서 새나오는 바람이 황소처럼 매서움을 표현한 것이다. 이 속담에는 그 당시 구멍난 문풍지를 제대로 막을 수 없는 서민들의 고충이 녹아 있다.

실제 바늘구멍으로 부는 바람은 활짝 열린 창으로 부는 바람보다 훨씬 거세고 맵다. 이 원리는 바로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베르누이의 정리(Bernoulli's theorem·그림)'로 살펴볼 수 있다. 이 정리에 의하면 유체는 좁은 통로를 지날 때 속력이 증가한다.

넓은 통로를 지나던 공기 분자가 좁은 구멍을 통과할 때는 부딪히는 횟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속력이 증가한다. 빠른 속력으로 달려든 바람은 피부에 닿는 순간에 바늘로 변한다.

이같이 과학적 원리가 내재된 속담 중에는 기후와 관련된 것이 많다. 이 중 '마구간 냄새가 고약하면 비가 온다'는 표현은 저기압일 때 비가 온다는 원리가 담겼다. 저기압이면 위에서 누르는 공기의 압력이 작아져 냄새 분자가 쉽게 퍼진다. 마구간 냄새가 심할수록 저기압이라는 뜻이므로 비 올 확률이 자연히 높아진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는 속담에는 습도가 높을 때 비가 온다는 원리가 함축됐다. 습도가 높으면 벌레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나뭇잎 등 저지대에 몸을 숨긴다. 그래서 제비들은 이들을 잡아 먹기 위해 저공 비행한다.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속담에는 물질의 열 전달에 관한 원리가 담겨 있다. 발이 얼었을 때 오줌을 누면 잠시는 따뜻하겠지만, 이내 오줌이 얼어붙어 오줌 누기 전보다 훨씬 더 차가움을 느끼게 된다.

왜 맨발보다 오줌 묻은 발이 더 차갑게 느껴질까? 액체가 기체인 공기보다 수백 배 더 빠르게 냉기를 전달한다. 그래서 젖은 발로 다니면 쉽게 동상에 걸리게 된다. <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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