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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호회 최고
[우리 동호회 최고](6)제주도소방방재본부 '소방밴드'
생명 구하는 이들의 뜨거운 음악이야기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입력 : 2012. 02.14. 00:00:00
불 같은 음악사랑

불 같은 음악사랑

▲음악이 좋아, 음악을 하고 싶어 결성된 소방밴드. 이들의 활동은 여가활동을 통한 자기개발은 물론 직장내 분위기 조성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월 국립제주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소방밴드의 첫 공연 직후 촬영한 단체 모습. /사진=소방밴드 제공.

신나는 직장분위기 조성 한몫
정기·자선공연에서 실력 발휘

▲김홍지 회장

지난 주말 제주시 연동의 한 건물 지하. 신나는 드럼소리와 함께 노래가 흘러나온다. '소밴'(소방밴드의 줄임말) 회원들이 한창 연습을 하고 있다.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 등 다양한 악기와 장비들이 제법 프로 밴드처럼 느껴질 정도다.

▶음악이 좋아서 모였다=처음 소밴은 동호회 성격의 모임이 아니었다. 단지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을 하고 싶어하는 직원 몇몇이 술자리를 함께하다 의기투합해 급조된 작은 음악 모임에 지나지 않았다.

6명으로 시작된 소밴은 그 후 직장 내 음악동호회를 활성화시키고 신명나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지난 2010년 소방공무원 동호회로 본격 창단했다. 당시 전국적으로 붐을 일으켰던 직장인밴드의 인기도 동호회 결성에 한 몫 했다. 창단 당시 회원수는 30여명. 김홍지(47·이도119센터) 회장은 "직장 동호회로 창단하면서 처음에는 고민도 많이 했다"며 "소방관들의 근무 특성상 교대근무로 직원들의 쉬는 날이 서로 달라 어떻게 연습해야 할 지에서부터 밴드의 성격상 한정된 인원이 공연에 올라가야 하는데 많은 회원들을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을지까지…."

▶본격 활동 시작=지난해 1월 소밴의 첫 정기공연이 열렸다. 국립제주박물관 대강당에서 동료 소방공무원과 가족 등을 초대해 이제껏 갈고 닦았던 실력을 뽐내는 자리였지만, 연습으로 소홀했던 가족들에게 미안함을 보답하기 위한 목적이 더 컸다. 당시 밴드팀, 통기타팀 등 팀을 분할 구성해 회원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도록 했다. 비번일을 쪼개 연습을 한 기간은 불과 3~4개월. 소밴의 첫 공연은 다행히 성공리에 마쳤다.

양익수(56·항만119센터)씨는 "'아빠 파이팅!' 공연도중 어린 딸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가슴이 뭉클해지고 벅차오르는데, 정말 내가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는 것에 실감이 나지 않았고, 마치 영화속 주인공이 된 느낌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소밴은 이후 도청공무원 체육대회, 범도민 안전체험 행사 등에 초청받아 공연을 펼쳤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소밴은 50대부터 2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양익수씨와 소밴 회장을 맡고 있는 김홍지씨는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양씨는 "소밴의 가장 연장자인 저와 막내의 나이가 무려 30살이나 차이가 난다"며 "주위에서는 나이 먹고 밴드 하는게 지치지 않냐고 물어보곤 한다. 밴드를 하는 것이 젊게 사는 비결인 것을 모르고 하는 질문"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드럼을 담당하는 김 회장은 "처음에 저는 엄청난 박치였다"며 "밴드에서는 드럼의 정확한 박자가 생명인데, 영 되질 않아서 후배들에게 미안한 맘 뿐이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금 드러머로서 인정받고 있다. 노장은 살아있다는 말처럼 끊임없는 연습과 노력끝에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값진 결과라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계획=소밴은 올해도 4~5월 제2회 정기공연을 시작으로 음악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불태울 생각이다. 지난해보다 멋진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별도의 연출팀도 구성했다.

강병욱(32·도소방본부 소방정책과) 총무는 "올해는 정기공연 외에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소방의 날이나, 연말에 불우이웃을 위한 자선공연도 가질 계획"이라며 "음악이 저희에게 주는 젊음과 뜨거운 열정을 이웃들에게도 베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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