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일명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는 최강희 국가대표팀 감독의 전매특허다. 최 감독은 이 전술로 K-리그 우승과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까지 거머쥐는 쾌거(快擧)를 이뤘다. 최 감독의 '닥공축구'는 공격이 최선의 수비라는 지론에 기인한다. 그 기저엔 좀 더 재미있는 축구로 관중에 보답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제주해군기지와 관련 최근 국방부 등 정부당국의 행보가 마치 '닥공'을 연상케 한다. 축구와 다른 점은 재미나 관중에 대한 보답과는 전혀 무관한, 이른바 대국민용 '엄포'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를 함축하면 '(반대세력은)닥치고, 해군기지 강행'쯤으로 읽혀진다. 지난 2일 공사업체측이 경찰에 접수한 '구럼비바위 발파' 재신청은 공사 강행을 위한 첫 수순이다. 해군기지 건설반대 행동에 대해 정부가 엄벌(嚴罰) 방침을 발표한 이후 다른 지역 경찰들도 대거 제주로 배치되고 있다. 또 오는 8일엔 찬성측 단체들이 대규모로 해군기지 건설 촉구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로써 한동안 잠잠하던 강정마을은 일촉즉발(一觸卽發)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런 흐름에 불을 지핀 것은 서경석 목사의 발언이었다. 서 목사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기독교 범교단 단체 및 애국단체 연합 3·1절 기념대회'에서 제주해군기지 찬성을 적극 독려했다. "10만원을 보조해 줄테니 자기돈 4만원만 내고 제주도에 가자"고 말하는가 하면 "제주 기독교인들이 가톨릭과 '맞장'을 뜨겠다고 했다"며 종교간 갈등을 부추기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우파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좌파의 목소리만 들린다"며 "반드시 이 싸움에서 좌파를 이길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다. 물론 해군기지 반대세력 중엔 서 목사의 인식(認識)처럼 '좌파'도 일부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작금의 해군기지 문제를 '좌·우의 대결'로 몰고가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다. 제주도의 경우 지난 4·3사건 당시 좌·우 이념 갈등으로 인해 수만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그리고 희생자의 대부분은 '이념'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들이었다. 이런 처절한 과거를 외면하고 다시 좌·우 대결을 부추기는 것은 제주도민과 역사(歷史)에 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찬반 이분법'만으로 해결하려 해선 안된다. 지금의 갈등을 키운 건 상당부분 정부의 '소통부재(疏通不在)에 기인한다. 지난달 29일 정부가 천명한 '제주해군기지 건설 강행방침' 또한 숱한 문제를 노정하고 있다. 건설의 당위성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사안에 대해 어느 것 하나 명쾌하게 정리된 것이 없다. 우선 크루즈항 설계 오류(誤謬)만 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제주자치도는 배제한 채 국방부의 일방적인 입장만 수용했다. 공사중단 이유를 반대측의 '무단점거 시위'로 들었지만 이는 명백한 사실 왜곡(歪曲)이다. 실제 공사가 중단된 1차적인 원인은 절차적 문제와 환경성 논란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윈-윈'을 전제로 지방정부인 제주도가 요청했던 지역발전사업마저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 우근민 제주도정의 결단(決斷)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도민사회에서 점점 높아가는 이유다. 향후 '구럼비 발파' 등의 강공책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파국(破局)으로 치닫는 길임을 정부당국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계춘 논설실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