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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감사위원회를 최대한 활용할 때다
입력 : 2012. 04.16. 00:00:00
최근에 감사원이 일부 주민이 제기한 세계7대자연경관에 대한 감사청구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우리는 이와 함께 제주특별자치도의 감사위원회(이하 감사위원회)가 똑같은 주민청구감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기사도 읽는다. 왜?라는 의문보다 이를 당연시 여기는 도민이 더 많다. 이러한 경우가 감사위원회 설립 첫해부터 벌어졌기 때문이다.

제주자치도의 감사위원회는 지방분권에 있어서는 매우 획기적인 제도이다. 우리나라 모든 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은 여전히 외부 기관에 의해서 감사를 받는다. 우리나라만큼 감사체제가 복잡한 나라도 드물다. 외부 감사기관이 많을 뿐만 아니라 대비 감사 등 다른 나라에 없는 감사문화로 인해 공무원들은 감사에 짓눌려 공무를 수행하고 있다. 자연히 공무원의 복지부동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주민보다 감사 위주의 공무를 수행하고 있는 행정이 오늘날 우리나라 행정의 특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를 개선하고자 시범적으로 설치한 기관이 내부감사제도인 제주자치도 감사위원회인 것이다. 그렇게 기대를 모았던 감사위원회가 설치된 지 6년이 되었지만 설치한 첫 해부터 지금까지 도민을 위해 시원스럽게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많은 주민들이 감사위원회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있는 상태까지 와 있다. 왜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일까.

감사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와 비슷하다. 의사는 환자의 명령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진단하고 판단한다. 그리고 전문성이 환자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고 자신의 판단 하에 환부를 도려낸다. 감사기관도 마찬가지로 감사대상인 집행부와 의회를 독립적 위치에서 진단해야 한다. 그리고 부패 등 잘못된 정책을 찾아내면 정치적 중립입장에서 과감하게 지적하고 수정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감사위원회는 조직운영의 독립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이 확보되어야 소위 감사기관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감사위원회가 독립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전혀 확보하지 못한 상태임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조직체계가 환자의 마음대로 의사를 조정할 수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역학관계가 지속적일 경우 제주특별자치도의 감사위원회 설치 목적은 사라지고 오히려 중앙정부의 감사배제로 인한 감사의 사각지대로 가는 위험한 상태에 직면할 것이다.

다행히 최근에 도지사가 감사위원회의 운영상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감사위원장을 공모제로 인명했다. 공모제로 임명된 현재 감사위원장은 감사원 고위직 출신답게 전문성을 중심으로 감사를 하려고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러나 감사위원회가 감사위원장 한 사람의 노력으로 개선될 수 없다는 것은 다 알고 있지 않는가. 감사위원회 직원과 조직이 여전히 집행기관의 소속인 한 감사위원회의 활동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에 감사위원회가 발전기본계획을 수립해 발표했다. 도지사를 비롯한 집행부와 도의회도 이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하루 빨리 감사위원회 직원의 인사권, 재정권, 조직권을 감사위원회에 돌려주어 올바른 감사기관의 기본 틀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하여 감사위원회의 설립목적인 내부통제에 의한 정책감사중심의 감사, 감사보다는 주민을 먼저 생각하는 감사, 외부감사에 의한 시간과 비용 낭비 제거 등의 수확을 걷어 들여야 할 것이다. 집행부와 의회를 감시하고 진단하면서 자그마한 종기도 초기에 제거하는 예방위주의 감사가 이루어질 때 제주자치도와 도의회는 늘 건강할 것이며, 주민들은 감사위원회의 곁에서 박수를 보낼 것이다. <양영철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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