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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광장]자연 덕에 온 손님, 자연으로 맞이해야
입력 : 2012. 05.01. 00:00:00
녹슨 이음새는 움직임이 없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손님이 없었는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바이킹. 산방산을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모습은 시대의 낡은 유물을 연상케 했다. 지나가는 관광객들은 잠시 눈길만 줄 뿐, 이내 지나쳐갔다. 주변에는 이렇듯 발길이 끊기고, 흔적만이 남은 것들이 보인다. 아이들도 외면해버린 놀이 기구, 주인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점포. 찾아오는 사람은 있지만, 왠지 모를 스산함이 풍기고 있었다.

여기는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아름다운 풍광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조선을 유럽에 알린 네덜란드인 하멜이 머문 곳으로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제주도의 남쪽, 한 발 빠르게 찾아온 봄의 전령은 멋진 장관을 연출했다. 돌담 너머로 보이는 푸른 마늘밭, 노랗게 피어난 유채꽃. 뒤로는 산방산이 우뚝 서 있고, 앞으로는 거대한 용머리해안과 바다를 품고 있었다. 그야말로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오래전 사람들의 손길이 닿았던 곳은 자연과의 부조화를 일궈냈다.

퇴색해버린 유원지.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는 자연을 뒤로, 사람들이 세워놓은 흔적들은 빛을 바랜지 오래다. 어느 곳이나 그렇지만 용머리 해안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도 기념품을 파는 점포들이 모여 있다. 하지만 여느 곳이 그렇듯 가게로 들어가는 손님을 찾긴 힘들었고, 이와는 대조적으로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에는 사람들이 붐볐다. 미처 사라지지 않은 유원지를 뒤로 사람들을 끌기 위한 사람들의 손길은 계속되고 있다. 포클레인의 굉음 소리와 함께 유원지 옆으로 한창 공사 중인 카트장. 훗날, 시대의 유물로 남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다시 찾은 장소는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한다. 첫인상을 넘어 그 이면에 자리잡고있는 진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아무런 여과 없이 받아들였던 이곳은 아쉬움으로 채워져 있다. 부조화를 만들어낸 사람들의 손길은 자연의 아름다움마저 반감시키고 있었다. 여기를 찾은 관광객들이 훗날 다시 온다면, 부자연스러운 이 광경을 반가워할까. 10년 전 그때와 똑같은 지금, 과연 자연스러운 모습을 찾을지도 의문이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은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꿈꾸며 온다. 육지에서는 보기 힘든 탁 트인 바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자연. 기대를 갖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겉으로 화려한 것들은 사람들에게 외면 받기 쉽다. 단순히 사람들의 환심을 끌고, 돈을 벌기 위해 세워진 도구들. 분명 사람들이 생각하는 제주다운 것이 아니다. 비단 사계리만의 문제도 아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는 것도 부족한 지금, 자연을 간직한 많은 곳들이 이익을 위한 사업장이 되고 있다.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2007년 세계자연유산, 2010년 세계지질공원. 그리고 지난해 세계7대 자연경관. 이것이 지금 제주도의 현주소다. 지난 10년 동안 제주도는 무엇보다 자연으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이제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의 자연을 몸으로 체감하려고 찾아올 것이다. 자연 덕분에 온 손님은, 자연 그대로를 보여주며 맞이해야 한다. 그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다름 아닌 제주의 자연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오소진 제주대학교 전자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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