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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내국인 카지노
입력 : 2012. 06.25. 00:00:00
며칠 전 신문보도에 의하면 제주도가 추진해오던 관광카지노, 이른바 내국인카지노가 정부의 완강한 반대로 현 정부 하에서는 추진이 어려울 모양이다. 내국인 카지노란 우리 국민 누구에게나 개방되어있는 카지노를 말한다.

내국인카지노 문제에 대해서는 필자도 다소 인연이 있는 편이다. IMF외환위기 바로 직후였던 걸로 기억된다. 그때도 제주도에서 내국인카지노를 추진했었는데 전도적으로 반대운동이 일었고 필자 역시 그 중의 한 사람이었다. 필자를 반대자의 대열에 합류하게 했던 것은 머릿속에 각인된 너무도 강렬한 이미지, 바로 '벅스'라는 헐리우드 영화였다.

'벅스'는 마피아 보스다. 쫓기는 와중에 어느 사막을 지나게 되었고 그때 섬광과도 같이 영감을 얻는다. 이곳에다 카지노를 짓자. 지상 최고의 환락의 도시를 건설하자. 그는 이 영감을 실천에 옮긴다. 그리하여 태어난 도시가 도박의 도시 라스베가스다. '벅스'는 마피아지만 꽤 낭만적인 사나이였던가 보다. 그러나 그는 이권을 노린 다른 마피아에게 살해되고 만다.

이 영화는 한 사나이의 성공스토리라 할 수 있지만 때마침 제주도가 추진하려던 내국인 카지노와 맞물려 필자에게 카지노의 부정적인 면을 모두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했다. 카지노는 필연적으로 마피아가 연계되겠구나. 온갖 폭력과 살인이 판치겠구나. 도박과 마약으로 전 도민이 악의 구렁텅이로 빠지겠구나.

당시 제주도의 내국인카지노 추진 논리도 반감을 불러일으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제주도의 경제를 일으키려면 외자를 유치해야 하는데 교섭 상대방이 내국인카지노 허용을 조건으로 단다는 것이었다. 도박이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약간의 지방세만 내고 본국으로 송금할 것이 뻔한데 도민의 박탈감은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

2003년쯤엔가 필자는 강원도 정선카지노를 찾았다. 그토록 반대했던 내국인카지노의 실상을 나름대로 점검해보고 싶어서였다. 강원도는 제주도와 비슷한 시기에 카지노를 추진하여 당시는 경영이 안정권에 들어 있었다. 그곳 카지노업계에 종사하고 있던 한 지인과 비교적 솔직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물론 그가 전해준 정보들이 모두 사실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먼저 폭력과 마약의 문제. 이 문제는 카지노 운영의 성패가 달려있다 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므로 해당 지자체는 물론 카지노 자체적으로도 엄정 대처하고 있어 우려할 일은 발생치 않고 있다 했다. 지역민의 출입은 한 달에 한두 번으로 제한한다고 했다. 입장할 때 일일이 신분검사를 하니까 지역민이 매일처럼 오려면 영월, 정선, 태백외의 곳으로 주소를 옮기는 수밖에 없다. 이것을 제주도민에게 적용한다면 서울이나 부산 등지로 주소지를 옮겨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여야 한다. 도박중독자가 상당수 발생하지만 중독자치유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하고 있다 했다. 일년 매출은 약 6000억원 정도라고 귀띔해주었다. 제주의 밀감값이 사상최고라고 했을 때 그 조수입이 5000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매출이 아닐 수 없다. 2007년에 다시 정선카지노를 찾았을 때는 매출이 1조를 넘고 있었다. 지인과의 대화를 통하여 운영의 묘를 살린다면 내국인카지노의 여러 부작용들을 최소화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필자는 내국인카지노를 미래 제주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진지하게 검토해봤으면 하는 입장이다. 물론 상당한 부작용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알콜중독으로 폐가망신한 사람이 많다고 하여 술집을 닫게 하지는 않잖은가. 더 솔직히 말한다면 상당한 부작용이 따르겠지만 단념해 버리기엔 경제규모가 너무 크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권재효 제주문인협회 부회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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