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가시는 약인가, 독인가? 이것은 존재하는 위치에 따라 상황은 너무나 판이하다. 삼라만상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선인장과 장미나무는 의미있는 인간의 삶을 위한 방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식물들은 가시의 고마움과 이로움을 느끼고 있다. 또한 이들은 인간을 향해 가시의 필요성을 갈파(喝破)하고 있다. 선인장의 투박한 초록색 몸통에 피어난 꽃도 미의 화신이며, 이의 꽃말은 '열정, 불타는 마음'이다. 선인장은 자체 조직 내에 수분이 많아서 사막의 초식동물들에게 좋은 표적이 될 수 있다. 이 가시들은 짐승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호신용 무기역할을 한다. 선인장의 가시가 박힌 몸체는 강렬한 태양광선에 잘 지탱하여 수분 증발을 억제한다. 건조한 사막에서 이 가시 몸체가 저수탱크 역할을 한다. 즉, 선인장은 사막지역의 열악한 자연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진화의 산물로 가시를 가지게 되었다. 선인장을 가장 선인장답게 하는 것은 가시이다. 환경이 척박한 지역의 선인장일수록, 더욱 험악한 모습으로 가시를 드리운다. 외형상으로는 단순하게 무수히 얽혀 있는 것으로만 보이는 이 가시들은 환경의 척박함을 대변해주는 바로미터(barometer)인 것이다. 선인장의 줄기는 다육질이고 둥글거나 납작하며, 여기에 기공과 엽록체가 있다. 이 식물은 수분을 절약하기 위해 낮 시간에는 기공을 닫고, 밤이면 이것을 열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맑은 산소 기체를 방출한다. 즉, 밤에 흡수·저장한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낮동안 광합성작용을 수행한다. 이 선인장도 인간의 건강한 삶을 지켜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선인장은 태양이 내리쬐는 낮에는 발전기를 가동(광합성작용)하느라 고생한다. 이 식물은 온실기체라고 지탄받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사람들이 쾌적한 상태에서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산뜻한 산소 기체를 생성·배출한다. 아름다운 꽃을 자랑하는 장미에는 왜 억세고 볼썽사나운 가시가 많을까? 저렇게 날카로운 가시들이 박혀있는 장미에 가슴 설레게 하는 꽃들이 멋지게 피었다! 어디에 주안점을 두는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우리는 왜 가시는 베어버리고 꽃만 피우려고 할까? 특히 젊은 시절엔 사랑은 꽃만으로 피어있는 나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삶에도 가시는 성가신 존재라기 보다는 보호장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장미도 인간의 탐욕을 전부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자연환경은 무더운 여름철에 시원한 파란색 장미꽃을 선물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생명공학의 힘은 파란색소를 발현시킴으로써 이 꽃의 묘미를 음미하도록 했다. 자연환경은 장미만이 미적 세계를 독점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선인장과 장미의 가시는 자연적 환경과 섭리에 의해 돋아났으며 생장에 유익한 것이지만, 인간 마음에 숭숭히 박혀 있는 가시는 자신의 심장과 이웃을 황폐케 하는 삶의 환경을 조성하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가시의 생태를 깊이 음미하면 한 차원 높은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