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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만나지 못할 때도 있지만 긴세월을 함께 한 친구가 있어 힘들었던 삶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었던 주말을 보냈다. 새벽부터 나가서 밤 늦게 돌아오는 학교생활을 견디기 힘들어 하는 건 내 자식이나 친구 자식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미 남들보다 배움에 있어 잘하기를 기대하는 건 쉽게 접을 수 있었지만 무의미한 학교생활을 견뎌내야 하는 아들들의 처지가 걱정이 될 뿐이다. 학교 현장은 무한경쟁에서 살아남는법, 생존에 관련된 주제들뿐이다. 내 것을 어떻게 지킬 것이냐에 훈련되는 반면 공동체 생활이 무엇인지 더불어 함께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울 환경이 아니다. 정작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잘하는 게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찾아볼 시간을 주지 않는다.사람마다 저마다 다양하고 성장하는 속도 또한 다를진대 획일적인 기준 하에 내 자식들은 자존감보다 열등감을 먼저 배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살면서 지금 나도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다른 사람과 비교해 상대적 결핍을 느끼는 날이 많다. 하물며 한창 성장해야할 청소년기에 우리 아이들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비교 당하는데 익숙해져 있으니 스스로를 들여다볼 여유가 어디 있겠는가? 우리 삶이란 나와 가족만으로 살아갈 수가 없는 것이다. 내가 잘살기 위해서는 서로 기대고 함께 고민을 나누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공존의 원리를 배워야 한다.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없다면 공허한 삶을 살게 된다. 그래서 친구가 필요하고, 친밀함을 주고받는 과정에는 반드시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고민을 나눌 줄 아는 아이는 고통을 이겨낼 줄 안다. 청소년 자살률이 세계 최고라고 한다. 가출 청소년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행복감과 자존감은 세계 최하위인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지금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내가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찾아가는 방법과 나누어 주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근본적으로 다양하다. 그래서 살아가는 방식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사회적 시선과 사회가 바라는 속도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만의 속도대로 갈 수 있다면, 그런 굳은 의지를 심어줄 수 있다면 훌륭한 부모, 훌륭한 교사라고 말하고 싶다. 모든 것을 아이를 중심으로 놓고 살아가는 주변 이웃들과는 달리 불량주부임을 선언하고 내가 하고 싶은 사회활동 다하고 지내다 보니 상대적으로 지적인 수준에서 내 아이가 실력이 떨어지는 부분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독립적으로 자라주고 친구들과 함께 고민을 나누며 봉사활동을 즐겨하고 있는 모습이 자랑스러울 때가 더 많다.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이 서로 함께 기댈 때 모진 비바람을 이겨내고 다같이 잘살 수 있다는 경험을 하게 하자. 남에게 주고난 뒤 생기는 기쁨도 그냥 받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하자. 영어유치원부터 명문대 입학, 대기업 입사, 좋은 집, 외제차로 이어지는 도식적인 성공보다, 올바른 자기성찰을 할 줄 알고 자연스럽게 변화를 꿈꾸게 함으로써 나만 잘사는 게 아닌 우리로 살아간다는 삶이 진정으로 풍요로워짐을 알게 해주자. <이은화 전 서귀포여성회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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