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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튀는 논술학교
[JDC와함께하는톡톡튀는 논술학교](8)제2회 실전 모의논술 경시대회-고교 인문·사회 논술
"문화의 일방적 흡수 지양 조화로운 융합을"
문화간 공통점 찾고 대화·타협으로 공존 필요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2. 07.19. 00:00:00

▲다문화가족과 함께하는 한국 문화체험 행사. /사진=한라일보 DB

[인문·사회논술 최우수작]강윤수(제주제일고 3)

[논제1] 제시문(가)는 기존의 문화에 대한 이분법적 구분을 없앨 필요가 있음을 언급하면서, 문화에 대한 새로운 견해 중 하나로 혼종화를 제시한다.

제시문(가)에 따르면, 혼종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을 뿐 혼종 자체는 이전부터 존재해 왔으며, 문화 형성의 토대가 되었다. 이러한 혼종성에는 각각 긍정적, 부정적 측면이 있다. 혼종성은 본질주의를 부정하여 문화의 일방적 흡수를 막고,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 새로운 문화공동체를 형성한다. 한편, 문화 간의 현실적 힘이 불균형을 이룰 경우 혼종성은 지배적 문화 위주의 일방적 문화 흡수에 쓰일 수도 있다.

이러한 제시문(가)를 바탕으로 (나), (다), (라)를 살펴보면, (다), (라)가 같은 입장을 보이고, (나)는 반대되는 입장을 보인다. 먼저 제시문 (다),(라)는 문화의 유입과 혼합을 부정적으로 본다. 제시문 (다)는 서양인들과의 교류가 자신들을 지배하기 위한 것이라며 서구 문물을 배척할 것을 주장한다. 제시문 (라)는 문화가 충돌하는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문화의 혼합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드러낸다. 반면, 제시문(나)는 문화의 유입과 혼합에 긍정적이다. 필자는 문화의 융합이 이루어진 에도시대를 문학의 황금기로 보고 서구문화의 유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 두 입장을 혼종성의 관점에서 비교해보면, 문화의 유입을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과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은 각각 혼종성의 긍정적, 부정적 측면을 부각한다. 문화유입에 긍정적인 입장에서는 혼종성을 통해 문화가 융합되어 새로운 문화공동체, 즉 에도 시대의 문학을 낳았다고 본다. 반면 문화유입에 부정적인 입장은 혼종성으로 인해 약자들의 문화가 강자들의 문화 의해 일방적으로 흡수되고, 그로 인해 차별과 억압을 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논제2] 현대사회는 세계화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문화가 교류되고 있다. 이러한 교류는 사회에 대한 다각도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문화가 충돌하는 경우에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세계 각지에서 소수 민족에 대한 차별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고, 같은 국가 안에서도 다른 문화, 종교로 인한 충돌이 나타난다. 이러한 문화적 충돌은 사회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요소이다. 이런 문화적 충돌은 명확한 원인 진단과 그에 따른 대안이 제시되어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앞서의 현대사회의 문제를 문화 유입에 긍정적인 입장에서 분석해보면, 현대사회의 문제는 두 가지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첫째로, 현대사회의 문제의 원인은 지배적인 문화의 이기적인 사고이다. 이들은 상호간의 문화를 융합하여 새로운 문화공동체를 형성하기보다, 자신들의 문화에 약소문화를 흡수시키려 한다. 그 결과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과 갈등 같은 문제가 나타난다. 둘째로,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또 다른 원인은 각 집단의 이분법적인 사고이다. 이들은 문화를 이분법적인 것으로 이해하여 문화 간에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로 인해 문화가 충돌하고 내전 따위의 극단적 상황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문화에 대한 상대주의적 태도가 필요하다. 지배적인 집단은 약소집단의 문화 또한 그 나름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문화의 일방적인 흡수를 지양하고, 각 문화 간의 조화로운 융합을 추구해야 한다. 둘째로, 각기 다른 문화를 가진 집단은 문화 주체의 복합적인 정체성을 인정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각 집단은 문화 간의 공통점을 찾고 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공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문화는 인간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이다. 세계화가 극도로 진전된 현대 사회에서 문물을 차단하고 폐쇄적인 태도를 가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문화의 접촉을 피할 수 없다면, 우리는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타협하는 자세를 가짐으로써 공존의 방법을 모색할 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심사평]개념 핵심 도출 구체적 사례로 일반화해야

대학입시에서 논술 비중이 줄었다고들 말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대를 제외하고 여전히 중상위권 대학의 수시모집에서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대입전형에서 수시모집 비중이 커진 만큼 논술 중심 전형에도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이 많은 학생들이 '톡톡 튀는 논술학교'에 열정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

2012학년도 제1기 '톡톡 튀는 논술학교' 2회 인문·사회논술 문제는 문화의 혼종화 개념을 바탕으로 문화의 교류와 충돌 양상을 어떻게 분석하고, 비판하며, 해결방안을 찾을 것인지를 고민해보도록 한다는 목적에서 자료를 구성하였다. 또한 희망하는 대학의 논술 유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세 가지 유형으로 출제했다.

자료 텍스트는 세 가지 유형의 논술을 한 묶음의 제시문에서 추려내기 위해 2011학년도 고려대 수시인문논술에서 출제되었던 새로운 문화 개념으로서 혼종화와 관련된 제시문과 2012학년도 한국외국어대 수시일반논술로 출제되었던 영어 제시문에서 발췌했다. 한 제시문에서 수리적 사고를 묻는 논술과 영어 제시문을 활용하는 논술 유형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제1유형은 영어 제시문을 활용한 문제였고, 제2유형은 수리적 사고를 묻는 눈술 문제가 있으며, 제3유형은 비교분석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문제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에 참가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영어 제시문을 활용하는 제1유형과 수리적 사고를 묻는 논제가 있는 제2유형보다는 보편적인 논술유형인 제3유형을 많이 선택했다.

특히 제2유형의 논술에도 나름대로 많은 학생이 도전하고 있기는 하나 수리적 사고를 묻는 논제 4번은 아예 손을 못대거나 몇 줄 쓰다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다. 고3이 되어서 영어 제시문 활용 논술이나 수리적 사고 논술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데서 비롯된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따라 제3유형의 논술에 답안을 작성한 학생들이 많았으며, 그 중에서 우수한 답안을 고를 수밖에 없다.

논술에서 중요한 것은 개념의 핵심을 도출하고, 구체적인 사례나 현상을 일반화하거나, 그리고 다양한 방안을 체계화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제1기 '톡톡 튀는 논술학교' 2회 논술 답안을 작성한 학생들의 공통된 것은 수많은 논술교육자료를 통해 논술의 이론은 익히 알고 있지만, 실제 답안작성에서는 이를 실현시키는 능력이 아직은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논술 답안을 보면 핵심개념을 도출해내는 독해능력은 어느 정도 갖추고 있으나 구체적인 사례나 현상에서 일반적인 원리를 끌어내는 사고력, 다른 상황에 적용하는 응용력, 논리적 표현력이 부족한 면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최우수로 선정한 강윤수(제주제일고·3)의 답안은 제3유형의 논술이었는데, 첨삭 과정에 이루어진 동료평가에서 모든 동료로부터 우수하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다만 논제 1에서 혼종화에 대한 관점 분석에서 긍정에서 부정으로 논지 전개를 하도록 제시문을 배열했는데, 이를 뒤집어 전개했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하지만 무난하게 논지를 전개했고, 해결방안을 체계화해서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을 주었다.

우수로 선정된 이연숙(제주중앙여고·3)은 논술쓰기 과정에서 수많은 문장을 삭제·수정하면서 논지를 다듬는 노력과 구체적인 사례 한 가지에 집중하여 평이하지만 간명하게 논지를 전개했다 점이 돋보였고, 김예지(신성여고· 3)의 답안은 논제 1을 해결하는데 시간을 집중했는지 논제1은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고 제시문 분석을 명확히 하여 관점을 바르게 설정했지만, 논제2 답안은 시간 부족인지 해결 방안을 체계화하지 못하고 결국 사족을 붙여 분량을 채우는 한계를 보였다.

한편 제2유형의 논술에서 임형철(제주사대부고·3)의 답안은 논제1에서부터 논제4까지 빠뜨리지 않고 모두 답안을 성실히 작성했으나, 논제2 단락 구분이 명확하게 되지 못한 점,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데 부족하다는 점 등으로 말미암아 우수 답안에는 뽑히지 못했으나 우수한 답안으로 평가할 만하다.

종합적으로 보면 우수 답안을 작성한 학생들은 다른 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논제의 요구 조건에 맞게 나름대로 잘 파악하였고, 논제의 요구에 맞게 답안을 작성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논제의 요구에 적절한 논거를 제시하여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는 방법을 익히고 연습을 충실히 해 나갔으면 하는 생각이다.

<변성구. 한림고등학교 교사. 톡톡튀는 논술학교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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