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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춘 칼럼
[김계춘 칼럼]드라마 '추적자'와 12월 大選
입력 : 2012. 07.24. 00:00:00
"힘 있는 자와 타협하지 않고 힘 없는 사람들에게 고개를 숙이겠습니다. 위를 바라보지 않고 아래를 살피겠습니다. 가난이 자식들한테 되물림 않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서민들의 친구가 되겠습니다. 힘 없는 사람들의 희망이 되겠습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대한민국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겠습니다."- 인기리에 막(幕)을 내린 SBS 드라마 '추적자'에서 대통령 선거에 나선 강동윤(김상중 분)의 대사 중 일부다.

언제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본 듯한, 그럼에도 다시 듣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차 오르는, 나부터 아낌없이 한 표를 찍어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드는 말들이다. 드라마 속 강동윤은 당당한 패기로 무장한 혁신과 개혁의 상징이다. 하지만 권력(權力)에 대한 끝없는 욕망과 이중성(二重性)이 드러나면서 결국 파멸의 길을 걷는다.

이 드라마는 당초 '아버지'가 가제(假題)였던 것처럼 억울한 딸의 죽음에 가려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아버지가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여기에 작가는 대통령선거를 끌어들여 권력과 재벌로 대표되는 자본, 그리고 기득권이 어떻게 정의와 진실을 왜곡(歪曲)하고 오염시키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시청자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나타낸 것은 드라마 속에 '우리의 현실'이 있었기 때문이다. 가끔은 드라마가 현실인지, 현실이 드라마인지 모를 정도였다. 드라마 말미에 '법의 희생자'인 추적자 백홍석(손현주 분)이 끝내 '법의 이름'으로 15년의 중형을 선고받는 것 역시 우리사회의 '불편한 진실(眞實)'이었다.

TV 드라마는 끝났지만 또 한편의 예측불허 드라마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오는 12월19일 실시될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바로 그것이다.

현재 여·야의 대선 주자들은 워밍업 단계다. 당내 경선 및 결선을 염두에 두고 먼저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슬로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 경쟁을 촉발시킨 건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의 '저녁이 있는 삶'이었다. 이 슬로건이 평범한 직장인들과 중산층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자 이후 각 진영은 '감성(感性)'에 호소하는 모드로 기울었다.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새누리당 박근혜), '보통사람이 주인인 우리나라 대통령'(민주당 문재인), '내게 힘이 되는 나라'(〃 김두관), '함께 갑시다, 위대한 대한민국'(새누리당 김문수) 등이 그 면면이다.

과거의 대선 슬로건은 민주화와 정치개혁 등 거대담론이 주를 이뤘었다. 반면에 이번 대선은 개인의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는 극심한 사회 양극화(兩極化)에 따른 서민들의 고단한 삶이 시대의 화두(話頭)이자 극복 과제로 떠올랐음을 뜻한다.

그러나 슬로건은 슬로건일 뿐이다. '새로운 대한민국'(2002년 노무현)과 '국민 성공시대'(2007년 이명박)는 과연 이뤄졌는가에 대한 반문(反問)에서 우리는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지금 대선 주자들이 내건 슬로건에 '진정성'이 담겨 있는지를 냉정하게 판별하고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은 결국 유권자의 몫이다.

드라마 추적자에서 왜곡된 진실을 바로잡은 것은 투표를 통한 '국민의 힘'이었다. 그리고 그 힘은 방관이 아니라 행동에 나섬으로써 나타났다. 이제 다섯달 안으로 다가온 '12·19 대선(大選)', 우리 국민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에 대한민국의 미래와 운명이 걸려 있다.<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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