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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만나고 싶었습니다](주)제주커피 노진이 대표
"'커피' 통해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래요"
문기혁 기자 ghmoon@ihalla.com
입력 : 2012. 07.27. 00:00:00

▲노진이 대표가 '눈물의 커피' 더치커피를 추출하는 기구 옆에서 더치커피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강희만기자

국내 유일의 커피농장 운영
농사지식 전무해 시행착오
재능기부 등 나눔에도 열심

1600년경 '바바부단(Baba Budan)'이라는 인도의 승려가 이슬람으로 성지순례를 갔다가 커피씨 7알을 인도로 빼내왔다. 바바부단은 인도 남부 마이소르 지방의 산에 이 커피씨를 심어 커피재배에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커피는 유럽을 거쳐 세계 곳곳에 전파됐고, 이제는 전세계 사람들이 즐기는 음료로 거듭났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관상용이 아닌 수확을 목적으로 커피농장을 운영하며 커피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는 노진이(43)씨는 한국의 '바바부단'이다. 그는 농업회사법인인 (주)제주커피를 설립하고 제주시 삼양2동 2000평 부지에 제주커피농장을 차렸다. 이는 한국에서 직접 재배한 커피로 많은 사람들과 신선한 커피를 나누고 싶다는 노씨의 꿈에서 비롯됐다.

"커피를 재배하려면 유기질이 풍부한 화산성 토양에 적당한 습도의 바람이 불어야 하고, 따뜻한 날씨가 계속돼야 해요. 이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이 한국에서는 제주도 밖에 없었죠. 그래서 제주에 내려와 커피농사를 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커피 전문가로 활동하며 커피에 관련된 지식은 풍부하다고 자부했던 노씨지만 커피농사는 생각 이상으로 힘든 작업이었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6년째 커피농장을 운영하며 국내 유일의 커피 재배가로 이름을 알렸고, 이제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28~29일 농장에서 계획하고 있는 제주 아이스 커피 페스티벌 '더치 칸타타'는 (주)제주커피가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처음으로 마련한 행사다. 예비사회적기업으로서 수익금의 일부는 사회취약계층에 환원한다.

"커피를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이번에 축제를 열게 됐어요. 1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찬물로 한 방울씩 떨어뜨려 추출해 '눈물의 커피'로 불리는 더치 커피를 맛볼 수 있어요. 이밖에 각종 체험행사로 커피문화를 나누고 공유할 생각입니다."

이처럼 노씨의 머리 속에는 커피라는 매개체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2009년부터는 문화학교인 한라산학교에서 강사비 없이 강단에 서면서 재능나눔에도 한창이다. 한라산학교에서 커피를 가르치며 그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나눠줬지만 오히려 본인이 더 많은 것을 얻었다고 말한다. 특히 한라산학교에서 알게된 후 지금까지 농장일을 틈틈이 도와주고 있는 문지현(17·제주고) 군은 소중한 인연이다.

"한라산학교에서 만난 지현이가 본인도 커피농장을 하고 싶다며 저를 찾아왔어요. 처음에는 어린 아이의 단순 흥미로만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지켜볼수록 꿈에 대한 진심과 열정이 느껴졌죠. 어린 친구에게 오히려 제가 많이 배우고 느낍니다."

노씨는 "커피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로 인해 행복을 느꼈다"며 '커피'를 매개로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한다.

"아직은 수확량도 부족하고 걸음마 단계의 농장이지만 많은 사람들과 함께할수록, 커피나무가 무럭무럭 자랄수록 제 행복지수도 쑥쑥 올라갈 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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