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해발 650m의 천아계곡에 국비를 들여 개발한 천아수원지개발사업은 하루 취수량이 당초 계획량에 훨씬 못미치는 200t밖에 되지 않으면서 실패한 사업으로 끝이 났다. 사진은 비가 내린 후의 천아수원지(사진 맨 위)와 비가 내리기 전의 천아수원지 전경. /사진=제주도수자원본부 제공 80년대 지하수 고갈·해수 침투 등 난개발 부작용 91년 전국 최초 특별법 제정 법적 관리기틀 마련 92년 천아수원지개발사업 취수량 부족으로 실패 지난 1970년대는 제주시 삼양·용담 용천수 상수원이 새롭게 개발되고 이미 개발돼 이용중인 상수원의 시설용량을 확장하는 사업이 추진됐다. 또 행정기관 주도로 이뤄져 오던 지하수 관정 개발이 관광호텔·여관·목욕탕·농업용 등 개인용도로도 이뤄져 분별한 지하수 개발에 따른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지하수개발을 규제할 수 있는 법적인 제도가 없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지하수를 개발해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글자 그대로 무분별한 지하수개발이 진행됐다. 이어 1989년 지하수고갈과 해수침투 등 지하수 난개발에 따른 부작용 발생에 대한 우려가 제주지역의 현안문제로 부각되기 시작, 지하수 개발규제를 위한 관계법 제정과 지하수 기초조사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에 따라 지난 1991년 11월 20일 지하수공 보호시설 설치, 폐공의 철저한 원상복구, 관련법에 의한 신규 지하수 시추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시장·군수에게 특별 지시했다. 제주도가 지하수 개발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1991년 10월부터 12월까지 시·군 합동으로 지하수 관정현황 조사를 실시한 결과 도내 지하수 관정은 1831공(공공용 357공, 사설 1474공)으로 나타났다. 이어 지난 1991년 12월 31일 제정 공포된 제주도개발특별법에 지하수 굴착·이용허가 및 지하수 원수대금의 부과·징수에 관한 규정을 포함시켜 제주지하수를 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틀을 전국 최초로 마련했다. 고기원 제주도수자원본부 수자원개발부장은 "지하수법 제정이 지지부진하던 그 당시로서는 제주도개발특별법에 지하수 허가제와 원수대금 부과근거를 마련했다는 것은 획기적인 일이었다"며 "특히 지하수 개발을 위해 토지를 굴착하고자 할 때에는 환경영향평가 과정을 밟도록 의무화함으로써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을 근본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이 법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도개발특별법 시행조례가 1993년 7월 5일 공포됐으나 제주도종합개발계획의 미확정으로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이 확정되지 않아 1994년 6월 2일 제주도 종합개발계획이 확정·고시될 때까지 제주도개발특별법에 의한 지하수 굴착 및 이용허가업무가 이뤄지지 못했다. 그 당시 제주시를 비롯한 시·군에서는 상수도 공급능력 부족으로 아파트 및 공동주택 등의 건축허가 시에는 자체수원 확보를 조건으로 허가를 내주었기 때문에 상당수의 공동주택 건설 사업자들이 지하수를 개발했으나 양성화되지 않아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이에 따라 제주자치도는 1994년 6월 2일 이전 개발됐으나 허가를 받지 않은 지하수 관정을 양성화시키기 위해 1994년 12월 26일부터 1995년 2월 23일까지 무허가 지하수 관정 신고를 접수했다. 신고접수 결과 658공으로 나타나 도 전체적으로는 3827개의 관정이 개발된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부는 1989년 중산간 고지대 물부족 해결 방안의 하나로 오라동 열안지오름 부근에 총 290만톤 규모의 '열안저수지' 건설계획을 수립했으나 개발단가 과다소요 등으로 계획을 중단했다. 사진은 열안지오름 전경. /사진=한라일보 DB 그러나 제주자치도의 끈질긴 노력으로 건설부는 1991년 8월 10일 1992년 정부예산에 7억원을 반영해주기로 결정했고 다음해인 1992년 1월 6일 7억원을 지원, 수자원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결국 1993년 11월 22일 제주도 수자원종합개발계획수립 용역이 완료됐고 1994년 3월 3일 제주도는 용역보고서에서 제시된 사항에 대한 실·국별 추진계획을 수립, 시행에 들어갔다. 수자원종합개발계획수립 보고서에는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동부지역 해수침투 문제를 비롯해 지하수위 하강으로 인한 지하수 고갈, 지하수 함양률 및 적정 개발량, 지하수 보전관리대책 등 제주도 지하수와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을 재정립해 몇 년간 지속돼 오던 지하수에 대한 사회적 불안을 해소시켜 주는 역할을 했다. 또 제주도의 기존 용수공급체계의 문제점, 수자원개발 방향, 용수공급 방안 등을 검토할 때, 용수공급은 광역상수도에 의한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열안저수지 건설 수포로 건설부는 1989년 한라산 중산간 고지대의 용수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제주시 오라동 열안지 오름 부근에 총 290만톤을 저수할 수 있는 '열안저수지' 건설계획을 수립하고 한국수자원공사를 통해 기초조사를 실시도록 했다. 기초조사를 실시했던 한국수자원공사는 1991년 2월 건설부에서 열린 열안저수지 건설 관련 관계관회의에서 개발단가 과다소요 등을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열안저수지 건설 사업은 백지화됐고 한국수자원공사는 1992년 5월 열안저수지 건설계획의 대안으로 제주시 해안동과 북제주군 애월읍의 경계지점인 천아계곡(해발 650m)에서 수직 및 수평터널 방식으로 1일 평균 5000t, 최대 1만t의 상위지하수를 개발하는 천아수원지 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건설부 제주개발사무소는 1992년 10월 20일부터 1995년 9월 7일까지 총 73억1600만원(국비)의 사업비를 들여 천아수원 개발사업을 시행했다. 이어 1995년 12월 23일 제주도로 시설물 관리업무를 이관했다. 하지만 이 수원은 당초 계획했던 취수량에 훨씬 못 미치는 1일 평균 200t밖에 취수되지 않아 수원개발사업이 실패로 끝났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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