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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관광객 모셔가기 시장-여행사 '갈등'
여행사 "상인회 무료 셔틀버스 안돼"
상인회 "전통시장은 여행사가 배제"
이효형 기자 hhlee@ihalla.com
입력 : 2012. 08.16. 00:00:00

▲크루즈 관광객을 사이에 두고 여행사와 전통시장 상인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4일 코스타 빅토리아호가 제주항에 입항(왼쪽)할 당시 여행사측의 전세버스가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효형기자

道, 절충안 고심 속 개입 수위 진땀

올들어 제주외항을 통한 크루즈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와 전통시장 상인들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제주시활성화구역연합상인회(회장 양승석)가 제주자치도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인회와 제주자치도가 지난 7월 25일부터 8월 9일까지 7차례에 걸쳐 이뤄진 전통시장 크루즈 관광객 유입 인원은 890명으로 이에 따른 예상 매출액은 2억200만원이다. 이처럼 크루즈 관광객 유치가 영세 상인들의 소득에 상당부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 상인회 자체적으로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항구에서 홍보물을 나눠주는 등 크루즈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쏟고 있다. 하지만 기존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와 신경전이 빚어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상인회가 운영하는 무료 셔틀버스다.

여행사 측에서는 크루즈 선사와 정당한 계약을 하고 판매하는 상품에는 전통시장 탐방 코스가 들어있는데 상인회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면 구매자들로부터 상품이 외면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상인회 측에서는 어디까지나 개별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대형 여행사가 전통시장을 외면하고 있어 아무리 많은 크루즈 관광객이 와도 면세점만 돈을 번다고 반박한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전통시장에는 관광객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4일 코스타 빅토리아호(7만5000톤급)의 입항 때도 여행사와 상인회 양측 모두 직접적인 마찰은 피했지만 서로에 대한 불편한 심기는 감추지 않았다.

이에 제주자치도는 중재안으로 선사와 여행사 측에서 전통시장을 상품 코스에서 제외하는 방법과 관광객이 아닌 승무원 전용으로 상인회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특히 제주에서 만든 항만에 크루즈가 들어오고 모든 항해 일정을 허가해주는 만큼 제주의 입장을 선사와 여행사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개입 수위를 놓고 고민 중이다.

하지만 여행사와 크루즈, 전통시장이 섞인 문제라 관련 부서도 관광정책과와 해양개발과, 경제정책과 등으로 나뉘어 있어 체계적으로 대응하지는 못한 실정이다.

현장에서 만난 공영민 제주자치도 지식경제국장은 "모든 관광객들이 여행상품의 구매자이거나 면세점을 가는 것은 아닌만큼 여행의 재미를 더하는 차원에서 전통시장 홍보는 중요하다"며 "여행사의 주장도 일리가 있지만 개별관광객에 대한 수용태세도 높여야하는 만큼 좀 더 두고보고 잘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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